EA가 2019년에 네덜란드 도박 위원회로부터 5백만 유로(약 65억 원) 상당의 벌금 처분을 받았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문제가 된 것은 EA의 축구 게임 FIFA 시리즈에서 판매되는 확률형 아이템이었다. 이 벌금 처분에 대해서 EA와 네덜란드 도박 위원회는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고, 최근에 ‘위원회의 결정은 적절했다’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네덜란드 도박 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이 사실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위원회는 지난 2018년에 게임에 포함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조사했었고, ‘확률형 아이템이 포함된 게임을 하는 것과 도박에 빠지는 것이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위원회는 청소년 등 취약한 집단이 도박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차원에서, 몇몇 게임 업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네덜란드 법률이 정한 기준에 맞게 게임을 조정해달라는 요구였다.
대부분의 게임 업체들은 위원회의 요청에 따랐다. 하지만 EA는 그렇지 않았다. 이에 위원회는 2019년 EA에 최대 5백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다. 위원회는 “FIFA 18과 FIFA 19의 확률형 아이템이 네덜란드 도박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고 EA에 통지했지만, EA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라며 “FIFA는 많은 청소년이 즐기는 게임이다. 이런 점에서 EA가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법률 위반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FIFA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확률형 아이템에 포함된 축구 선수는 무작위로 결정된다. 특정 축구 선수는 굉장히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거래되기도 한다. 이는 네덜란드 도박 관련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다. 네덜란드 법률에 따라, 이런 방식의 상품은 허가를 얻은 경우에만 제공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결국 이 문제로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 법원에서 재판이 열렸고, 법원은 최근 네덜란드 도박 위원회의 결정이 적절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위원회는 “EA와 이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소통했으며, 다양한 절차를 거쳤다. 다만, 법적 절차를 밟는 와중에 이런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금지되어있다”라고 전했다.
EA는 이번 판결에 항소한다고 밝혔다. 외신 PCGamesN의 기사에 따르면 EA 관계자는 “전 세계의 많은 유저가 FIFA 시리즈를 즐기고 있다. EA는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든 네덜란드의 도박 관련 법률을 위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위원회와 계속 논의할 용의가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확률형 아이템은 지난 2018년부터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등 다수의 유럽 국가에서 이슈가 됐었다. 이 중에서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 결과로 몇몇 게임 업체들은 현지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유료 판매를 중단하거나,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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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