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게임기 에뮬레이터의 허용을 공식화했다. 애플은 최근 앱스토어의 가이드라인에 게임기 에뮬레이터 앱의 배포를 허용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레트로 게임을 즐기기 위한 에뮬레이터 앱의 앱스토어 배포를 정식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이번에 바뀐 정책은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에 적용된다. 게다가 애플은 바뀐 정책을 앱 개발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면서 앱스토어에서의 레트로 게임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정된 가이드라인은 업데이트 4.7 항목이다. 이전까지 미니 앱, 미니 게임, 스트리밍 게임, 챗봇 등만 지원했는데, 여기에 새롭게 에뮬레이터 항목이 추가된 것이다.
<사진 출처-앱스토어> |
지금까지 앱스토어는 에뮬레이터를 허용하지 않았다. 불법으로 일부 앱에 에뮬레이터를 위장해 숨겨두기도 했지만, 대부분 발각되어 즉시 삭제됐다. 애플이 앱스토어 정책을 바꿈에 따라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많은 에뮬레이터들이 앞다투어 앱스토어에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은 명백하게 선을 그었다. 개발자에게 "앱에서 제공되는 모든 소프트웨어에 대해 해당 소프트웨어가 본 가이드라인 및 모든 관련 법령을 준수하는지 확인하는 것을 포함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즉, 애플의 이번 정책은 기존에 에뮬레이터를 이용한 해적판 게임의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게임사들에게 레트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정식 에뮬레이터 개발을 독려하고, 애플을 통해 과거의 레트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주요 타깃은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등 플랫폼 홀더라 압축된다. 닌텐도는 최근 닌텐도 스위치 에뮬레이터 '유즈' 개발사를 고소할 만큼 에뮬레이터에 좋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부터 시작한 콘솔 사업이 아직 고전 게임을 논하기에는 조금 이른 편이다. 게다가 클라우드 게임 등 보다 미래 지향적인 게임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소니는 PS1이나 PS2 등 아직도 구기종에서 명작이라 불리는 다양한 게임들이 존재해 앱스토어의 에뮬레이터 허용을 반길 수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드림캐스트와 세가 새턴, 메가 드라이브 등을 개발한 세가도 후보에 포함될 수 있다.
메가 드라이브<사진 출처-Pixabay> |
에뮬레이터는 레트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루트가 점점 제한되는 상황에서 불법이 아닌 정상적인 루트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애플의 이번 정책 변경에 게임사들이 얼마나 동참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고전 게임의 리메이크나 리마스터가 아닌 에뮬레이터를 이용한 레트로 게임의 부활은 게임사들도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안이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