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영국 정부는 지난 6월 8일 확률형 아이템과 도박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9월에 영국 의회의 디지털문화체육미디어스포츠 위원회(이하 디지털문화위원회)가 영국 정부에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영국 디지털문화위원회는 EA와 에픽게임즈 관계자를 영국 국회로 소환해서 확률형 아이템과 게임에 대해 질의하기도 했었다.
영국 정부는 현지 시각으로 9월 23일부터 11월 22일까지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한다. 공개된 설문조사는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문항을 보면, 어떻게 해서 확률형 아이템을 사용하게 됐는가?, 게임을 얼마나 즐기는가?, 확률형 아이템을 얼마나 자주 구매하는가?,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어느 정도의 금액을 소비하는가? 등이 있다.
게임 산업에 관심이 있는 조직이나 개인도 자신의 의견이나 연구 결과를 문서로 작성해서 제출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1) 확률형 아이템이 유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2) 어떤 유형의 게임에 확률형 아이템이 있는지, 얼마나 많은 게임에 확률형 아이템이 있는지, 3) 현재 게임 산업에서 유저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제도들이 산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상 3가지 주제에 대해 의견을 받고 있다.
영국 정부가 이 조사를 통해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확실한 것은, 영국 의회의 디지털문화위원회는 확률형 아이템을 어떤 식으로든 규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정부에 지속해서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문화워원회가 이 이슈를 계속 끌고 가고 있는 만큼, 영국 정부도 어떤 식으로든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이나 법률안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비슷한 논란이 있었던 것도 영국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벨기에는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간주했고, 이에 유명 게임 업체들은 벨기에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유료로 구매하는 기능을 삭제했다. 몇몇 업체는 벨기에에서 자사의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아예 종료하기도 했다.
한편, 이 이슈는 미국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고, 미국 상원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이후에 별다른 소식이 나오지 않았다.
김태만 기자 ktman21c@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