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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혀 그립지 않은 E3,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때

기사승인 2022.06.23  17: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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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는 E3가 열리지 않는다. 그런데 전혀 아쉽지 않다.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개최되지 않았더라도 그다지 아쉽지 않았을 것이다. 본 기자와 비슷하게 느낀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는 E3에는 ‘매우 괜찮지 않은’ 현상이다. 과감한 결단과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소리 없이 도태되고 서서히 잊힐 것이라고 본다.

세계 3대 게임 박람회로 꼽히는 E3는 최근 몇 년간 굉장히 어수선했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가 한창 심각했던 2020년에는 행사가 취소됐고, 매년 행사가 열리던 캘리포니아 LA 컨벤션 센터는 코로나19 임시 병동으로 사용됐다.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개최됐다. 2022년에는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취소됐다. E3 조직위원회는 2023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행사를 다시 열겠다고 예고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E3가 흔들리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E3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위기다’라는 인식이 조금씩 나오고 있었다. 다만, 지금 돌아보면 그렇게 큰 위기감은 아니었다. 일단,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 점점 커졌지만, E3가 모바일 게임과는 그렇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 와중에 굴지의 콘솔 게임 업체들은 온라인으로 자사의 소식을 발표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EA는 아예 E3 바로 옆에서 자체 게임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E3 입장에서는 ‘불안 요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이런 ‘불안 요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증폭’이 됐다. 코로나19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비대면’, ‘온라인’, ‘디지털’ 관련 수요를 만들어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됐고, 평생 재택근무를 선언한 업체가 나오기도 했다. 게임 업체들은 온라인으로 개발자 인터뷰, 강연, 발표 등을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개발자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듯이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하는 사례도 나왔다. 애초에 게임은 온라인이라는 영역에 선도적으로 진출한 산업이기도 하고,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산업이기도 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유명 게임 업체들은 각종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노하우가 쌓였다. 지켜보는 유저들도 어느새 이런 환경에 익숙해졌다. 그런 와중에 가끔 ‘굳이 E3 같은 대규모 게임쇼가 꼭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매년 신작 라인업을 발표하는 콘솔 게임 퍼블리셔들은 이런 고민을 최소한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어려운 고민도 아니다. 온라인 발표로도 모든 것이 잘 돌아간다면, 굳이 참가비를 내고 다른 조직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가해서, 그들의 규칙을 지켜가며 행사를 할 필요가 없다. 직접 온라인 행사를 개최해서, 내 입맛대로 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렇다고 E3에서 뭔가 특별한 것을 준비하거나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E3 현장에서 ‘으리으리한’ 부스와 볼거리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유저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게임’과 ‘게임 플레이’다. 그리고 이제는 온라인으로도 ‘게임’과 ‘게임 플레이’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가 있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E3가 열리지 않아도 전혀 아쉬워하지 않는, 본 기자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요인들이 E3에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3가 유명 게임 업체들을 끌어들이려면, '뭔가'가 필요하다. 실리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명분'이라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현재 상황에서 E3가 대형 게임 업체에 해줄 수 있는 것이 그렇게 많아 보이진 않는다. 이대로라면, 1~2년 이후에는 E3가 게임 업체들에 참가를 구걸하는 관계가 될 수도 있다.

E3 입장에서는 큰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그것이 어떤 방향이든 말이다. 어차피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업계에서 서서히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그 전에 뭐든 시도해볼 필요는 있다. 게임스컴이나 차이나 조이처럼 일반인에게 아예 문호를 개방하는 방향으로 가든, 대형 업체들 위주로만 끌고 가는 방향으로 전환하든, 유명 인터넷 방송인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든, 눈에 확 띄는 변화가 필요하다. E3 2023이 열리기까지는 약 1년이 남아있다. 이 1년 동안 E3 조직위원회가 많은 고민을 해서, 내년 이 맘 때에는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 주길 기대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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