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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급격히 무너진 E3, 다시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

기사승인 2023.04.17  19: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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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게임 박람회로 꼽히던 E3가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 전에도 위태로워 보이긴 했는데, 코로나19가 ‘막타’를 쳤다고 본다. 다만, 이것이 오프라인 게임 박람회 자체의 위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3는 오프라인 게임 박람회 중에서도 조금 색다른 위치에 있는 박람회다. 예전에는 일반인의 입장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했고, 업계 관계자나 기자만 입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매년마다 굵직한 소식이 가장 먼저 발표되는 장소였다. 이곳에서 발표된 소식들이 이어지는 다른 게임 박람회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왔다. 그렇다 보니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지스타, 차이나조이와는 취지도, 성격도, 행사 분위기도 달랐다.

그렇게 유지되던 E3는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EA와 소니 같은 대형 업체들이 불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E3 조직위원회도 이런 움직임에 위기감을 느낀 것인지, 일반인 입장도 부분적으로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행사의 본질적 측면에서 뭔가 큰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이 시기에는 참가한 업체도, 방문한 관람객들도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그래서 E3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제대로 개최되지 못했다. 2021년에는 온라인 행사라도 열렸지만, 2020년과 2022년에는 아예 행사가 취소됐다. 2023년에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 리드팝과 함께 변화를 시도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대형 게임 업체들은 연이어 E3 2023 불참을 선언했고, 결국 E3 조직위원회는 E3 2023을 취소했다.

이렇게 된 직접적인 원인을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대형 게임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온라인 행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던 것, 코로나19로 인해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 몇몇 대형 업체들의 사정이 힘들어지며 마케팅 예산이 감소한 것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리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 와중에, E3 조직위원회가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오프라인 게임 박람회에 요구하는 것, 기대하는 것이 변화됐는데, E3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고 본다.

이런 원인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E3가 앞으로 유지될 수 있느냐, 혹은 반등할 수 있느냐다.

개인적으로는 E3가 기존의 행사 성격을 유지하는 한, 반등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E3가 주목 받았던 것은, 그 해에 굵직한 소식이 가장 먼저 공개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각 업체가 온라인을 통해 ‘굵직한 소식’을 스스로 멋지게 공개할 수 있는 시대다. 온라인 방송을 위한 인프라도 잘 되어 있고, 들어가는 비용을 살펴봐도 온라인이 더 효율적이다. E3가 이런 흐름에 맞서서 굳이 경쟁을 한다면, 말 그대로 ‘게임’이 되지 않는다. 온라인이라는 ‘고속도로’가 잘 뚫렸는데, 굳이 일반 도로를 이용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애초에 질 것이 뻔한 싸움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E3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해야 할까? 간단하다. 근본적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게임 박람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업계 관계자들만 모아놓고 뭔가를 발표하는 것은, 적어도 게임 업계에서는 시대에 맞지 않는 방식이 되어버렸다. 물론, E3 조직위원회 입장에서 단기간에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렇게 변화해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긴 하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도태되면서 서서히 사라지는 것 보다는, 뭐라도 해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E3 조직위원회가 2023년에 리드팝과 협업을 진행했던 것도 이런 작업의 일환이었을 것이다.

한편, E3 2023가 취소됐다고 해서 ‘오프라인 게임 박람회 자체에 위기가 온 것은 아니냐’라는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지스타, 차이나조이는 나름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 매년마다 열리는 행사라서 주목도의 차이는 있긴 하지만, 적어도 E3처럼 위태하진 않다. 특히, 지스타 2022는 코로나19 이후에 오랜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됐고, 역대급 규모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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