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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K, 유저들과 함께 도전하는 게임 퍼블리셔 되고파”

기사승인 2023.02.22  19: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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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와 비주류라는 말이 있다. 쉽게 풀이하자면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이나 조직을 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사업을 함에 있어서 비주류를 다룬다는 건 블루 오션을 걸을 수 있지만,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없다는 것도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런 면에서 CFK라는 회사는 위의 단어에 어울리는 곳이었다. 2000년대 초반 PC와 콘솔의 양대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던 시절에 CFK는 설립됐다. 하지만 사람들이 주로 찾는 게임이 아닌, 아주 매니악한 게임성을 가진 이른바 B급 게임을 한국어로 즐길 수 있도록 들여오면서 유명세를 탔고, 이 기조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랬던 CFK가 지금은 과거와 상당히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는 물론 국내 중소 및 인디 개발사의 게임을 다양한 플랫폼에 선보이고 있는 것. 특히 작년 부산에서 열린 게임쇼인 지스타 2022에 BTC 부스로 참여해 SK브로드밴드(이하 SKB)의 올인원 플레이박스인 ‘Playz’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이며 멀티 플랫폼에 대응하는 퍼블리셔로서의 드물지만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CFK를 방문, 2006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구창식 대표와 회사의 사업을 총괄하는 박일용 본부장을 만나 CFK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CFK 구창식 대표(왼쪽), 박일용 본부장(오른쪽)

 

Q : 회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구창식 대표(이하 구) : 사이버프론트제넥스코리아로 출발해 지금의 CFK로 사업을 하고 있는 나름 오래 된 회사다. 초창기부터 콘솔 중심의 퍼블리싱 비즈니스를 꾸준히 진행했다. 그런 노하우를 살려 지금은 과거 게임 IP를 활용한 콘솔 멀티플랫폼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 발매 중심에서 글로벌 퍼블리싱 중심으로 진행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기술이나 마케팅 노하우를 살려 국내외 인디 및 중소 개발사가 만든 모바일-PC 게임을 콘솔로 포팅해 글로벌에 발매하는 비즈니스로 넓혀가고 있다. 플랫폼은 3대 콘솔 모두 대응하고 있고, 스팀과 스토브는 물론 신규 플랫폼에도 포팅 발매를 하고 있다. 남들보다 많은 플랫폼에 게임을 퍼블리싱하는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Q : CFK라는 이름을 계속 쓰다 보니, 여러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사명 변경에 대해 고려하진 않았나?

구 : 첫 출발이 해외 법인이었다. 그 회사의 이름을 가져다 썼는데 사실 너무 길었다. 그러다 보니 언론이나 고객 대상으로는 CFK로 줄여서 이야기해왔다. 그런데 줄인 것이 도리어 호응을 받은 느낌이었고, 반대로 읽으면 유명 치킨 브랜드가 되니 재밌기도 했다. 
사실 일본의 본사가 없어진 상황이었으니 그곳에서도 다른 이름으로 바꾸길 권했다. 하지만 줄여서 부른 게 유저들로부터 친근감과 호응이 있는 것 같았고, 해외에도 그렇게 쓰여왔기에 우호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아예 CFK로 바꿔야겠다 결정해서 지금에 이르렀다. 사실 완전히 바꾸는 것보단 맥을 잇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박일용 본부장(이하 박) : 사명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바꾼 이름으로 새롭게 브랜딩을 하는 게 작은 업체로서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해온 걸 이어가는 것도 되는 만큼 뜻을 모아 CFK로 결정하게 됐다. 사실 대표님이 언급한 그 치킨 브랜드와 콜라보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Q : 국내에서 저변이 높지 않은 게임들을 한국어화해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구 : 그동안 우리가 출시한 게임 250개가 넘고 안 해본 장르가 없었다. 게임 시장 전체로 봤을 때 파이를 키우고 선택지를 넓히는 측면에서 한국어화가 필요한 게임들을 준비했다. 자사 개발 게임의 퍼블리싱이 아니고 해외 라이선스 퍼블리싱이다 보니 일시적으로 장르가 편중된 모습도 있었다. 
장르 뿐만 아니라 플랫폼에서도 여러 경험을 했다. 과거 닌텐도DS가 히트를 쳤지만 불법복제 문제로 서드파티나 퍼블리셔가 철수하는 상황일 때, 내부 검토를 거쳐 여자 어린이를 타겟으로 한 타이틀을 발굴해 시장을 넓힌 적이 있다. 처음엔 손톱 화장을 하는 '메이크업 프린세스'로 시작해 피겨스케이팅, 베이커리, 너스 등이 나온 프린세스 시리즈부터 ‘프린세스 메이커’ 등을 선보였다. 유저들의 폭과 장르를 넓히는 도전적인 모습이 지금까지 콘솔 중심으로 마이너 시장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Q : 한국어화가 텍스트 위주인데, 음성까지 고려했던 적은 없었나?

박 : 우리 출시한 ‘나루토’ 게임에서 음성까지 한국어화를 했었다. 아동 타겟 게임은 한국어 음성을 선호하는데, 대부분 일어 음성에 한국어 텍스트를 원하는 분들이 많기에 텍스트 위주로 진행했다. ‘프린세스 메이커’는 한국어 음성을 적용했다가 유저들에게 꾸지람도 들었다. 당시에도 성우 섭외가 쉽지 않았다. 유저들이 외면한 적도 있어서 음성 한국어화에 대해선 소극적이었다. 참고로 텍스트 번역은 그 시대에 맞는 언어를 쓰려고 노력했다. 딱딱한 문어체보다 그 시대에서 유저들이 주로 쓰는 단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Q : 그동안 선보였던 게임 중 잘 됐던 게임과, 잘 안됐던 게임, 가장 애착이 간 게임을 꼽자면?

박 :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잘 안됐던 게임인 ‘노 모어 히어로즈’가 있다. 일본에서 히트한 게임이라 가져왔는데, 닌텐도 Wii의 국내 시장 상황이 안 좋아서 기대보다 낮은 성과가 나와 안타까웠다. 애착이 가는 게임은 ‘넵튠’ 시리즈다. 우리가 오래 다룬 시리즈인데, B급 게임에 대한 시선을 바꾸게 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구 : 다 가슴에 남고 애지중지해서 선택이 어려운데, 앞으로 잘되는 게임이 더 많아질 것이다.

 

 

Q : 한때 어려운 시기가 있었고, 시장에서 돋보이는 흥행작들이 나오지 않다 보니 회사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구 : 고마운 분들이다. 사업이라는 게 굴곡이 있을 수 있다. 고비도 있었지만 도전할 수 있었던 건 유저들 덕분이다. 게임 하나하나마다 공을 들이지만 결과가 다를 수 있는데, 남들이 안 다룬 게임을 다뤘던 게 여기까지 온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벌여 온 퍼블리싱-로컬라이징 과정을 통해 타 업체는 없는 콘솔 3사 플랫폼의 기술 및 마케팅 노하우를 살려, 지금은 국내외 게임들을 발굴해 포팅해서 글로벌로 전개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 예로 ‘길고양이 이야기’는 모바일 게임을 5개 이상 플랫폼에 서비스하는 사례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어려운 시기가 변화의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고객과 함께 길을 열어가는 방향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박 : 농담으로 사무실에 유전이 있는 거 아니냐고 하는 분들도 있다. 눈에 띄지 않지만 성장하고 있다. 처음 3~4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10여명이 근무하는데, 급성장은 아니지만 꾸준히 커가고 있고, 플랫폼 변화에 따라 대응하는 콘텐츠 프로바이더까지 꿈꾸고 있다. 폭발적 성장은 아니지만 계속 해 나가려고 한다.

 

Q : CFK만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박 : 플랫폼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유저 친화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게임 플랫폼이 어떻게 변하든 콘텐츠의 가치는 변하지 않기에, 그곳으로 가져갈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놓은 게 강점이라 본다. 퍼블리싱 뿐만 아니라 포팅에 직접 대응하는 만큼, 개발사가 콘텐츠를 잘 만들면 다양한 플랫폼에 올리는 역할을 하는 퍼블리셔인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다른 업체들 모두 잘 하시지만, 우리도 못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인디 개발사들과 꾸준히 협력 중이고, 한국모바일게임협회나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협력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라고 본다.

 

Q : 해외 게임 위주였던 퍼블리싱 기조에 중소 및 인디 게임이 포함됐다. 언제부터 어떻게 하게 됐나?

구 : 게임 시장 흐름과 변화가 몇 년 전부터 패키지에서 디지털 다운로드로 변하고 있다. 국내는 모바일과 PC 위주지만 해외는 스팀 위주다. 그래서 과거부터 우리가 하던 비즈니스 모델이 곧 끝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세계의 시장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겠다고 생각해 준비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에 다양하게 대응하고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까지 글로벌에 대응해 나가려 한다.

박 : 국내 게임 시장의 세계 점유율은 높지 않다. 5% 미만이라고 하는데, 해외는 콘솔 시장이 40% 정도 되는 큰 시장이고, 잘 만든 한국 게임을 콘솔을 통해 글로벌에 팔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우리는 게임을 잘 만드는데 왜 콘솔 게임은 못 만들지라는 생각도 같이 갖고 있었는데, 잘 맞는 콘텐츠를 만드는 곳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싶었고 도전하자고 결정한 게 계기였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CFK 구창식 대표

 

Q : 과거에 자체 게임 개발 시도가 있었는데, 다시 시도할 계획이 있나?

구 : 아픈 상처이자 좋은 경험이다. 지금은 우리가 오리지날 IP를 만드는 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거 유명 IP를 활용한 리메이크 게임 개발을 진행했다. ‘프린세스 메이커’와 원더보이’, ‘홍마성 레밀리아’가 그런 측면에서 진행된 것들이다. 그런 흐름상에서 괜찮은 결과가 나왔고, 이를 계속 이어 나갈 예정이다.

 

Q : 그럼 향후 사업 방향은 퍼블리싱과 포팅에 집중하는 것인가?

구 : 우리가 콘솔 쪽을 오래하다 보니 외부 행사서 강연이나 설명을 하는데, 개발사들이 플랫폼 확대에 대해 질문하곤 한다. 플랫폼이 늘어나도 중요한 건 콘텐츠다. 잘 만들면 알아서 오니까, 걱정해야 하는 건 퍼블리싱이라고 이야기해준다. 우리가 독자적 크리에이터가 되는 게 최종 꿈일 수 있지만, 개발사가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수 있고 라이프사이클 늘리며 매출이 나오는 그런 방식으로 부가적 메리트를 주는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 그런 면에서 게임이 아니라 개발자와 직접 협력하는 모양새를 꿈꾸고 있고, 개발사가 ‘다음 작품도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을 듣는 걸 지향한다.
참고로 만나는 개발사에게 퍼블리싱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말씀드린다. 개발사에게 직접 하면 매출을 다 가져갈 수 있고, 직접 하더라도 플랫폼 홀더와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편하게 연락하라고 말한다. 실제로 연락하면 정보 공유를 하며 교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일본 세법이 바뀌고 있는데, 이에 대한 문의도 받는다. 

 

Q : 포팅 비즈니스가 국내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을 것 같다. 경쟁자가 있나?

박 : 해외는 있는데 국내는 많지 않다. 포팅에 대해 서포트하거나 맡아서 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R&D의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를 통해 이 시간을 줄이고 결과를 최대한 빨리 공유해 차기작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인디 개발사들을 만날 때 ‘1년에 게임이 3~4개가 나오면 직접 하는게 맞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우리에게 맡기는 게 효율적’이라는 부분을 생각해서 말씀드리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마케팅이 수반되지 않으면 어렵다. 인디 게임에 우호적인 인플루언서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다가가기엔 아직까지는 허들이 있다.

 

CFK 박일용 본부장

 

Q : 포팅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박 : 우리가 모든 게임의 엔진을 다루지 않아서 유니티와 언리얼, 게임메이커 위주로 진행했다. 코코스2D로 만든 게임이 있었는데, 포팅이 아니라 새로 제작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한 번 해보겠다고 했다가 사죄한 적도 있다. 그리고 유니티로 만들었지만 서버에 데이터가 축적돼 있어서 분리 작업을 하는 걸 쉽게 생각했었다가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레퍼런스가 쌓이다 보니 이제는 가능한 게 보이고, 쉽지 않은 건 미리 말을 하는 수준이 됐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모든 걸 하고 싶지만 뜻대로는 되지 않는다.

 

Q : 작년부터 오프라인 행사 참여가 많아졌다. 앞으로도 계속 시도할 것인가?

박 : 눈에 띄게 진행한 건 작년이 처음이라 해도 될 정도다. 작년에 부산 인디게임 페스티벌과 도쿄게임쇼, 지스타, 애니메이션-게임 페스티벌, 버닝비버에 연이어 출전했다. SKB와 같이 나갔는데, 좋은 게임을 다양한 멀티 플랫폼에 대응하는 부분을 선보이고 싶었고, 이를 어필하기 위해 나갔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신작 소개 자리도 있어서 더 좋았다. 여력이 된다면 올해도 행사에 참석하고 싶다. 보여줄 게 많다.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작년에 개인적으로 워낙 힘들었어서, 참여 여부는 반반이라고 보면 된다.

구 : 현장은 덕담 중심이다. 그런 반응에서 우리 게임에 필요한 부분과 변화해야 할 부분을 캐치하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Q : SKB와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진행될 예정인가?

박 : 작년 봄부터 얘기가 시작됐다. SKB가 기존의 BTV가 아닌 새 플랫폼을 런칭했는데, 게임 사업을 같이 할 CP를 찾고 있었다. 우리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합의한 게 10개의 게임 출시였고, 올해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제 발걸음을 뗐고, 도전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의미라고 생각한다. 개발사에게도 이 플랫폼을 알리고 있고 확대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저가 유입되고 있지만 아직은 낯설어 한다. 패드가 갖춰지지 않은 유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고, 단말기에 따라 게임 서비스 여부 다른데 점점 늘어날 것이다. TV속에서 게임 카테고리가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Q : 마지막으로 CFK를 사랑하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구 : 다양한 플랫폼으로 재미있는 게임들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와 협력하는 인디 개발자분들의 좋은 발상을 같이 살려서 도전해 나갈 것이다. 적극적으로 평가해주시고 질책과 지원을 해주면 많은 개발자들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니 응원 부탁드린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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