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이 지난 5월 17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출시됐다.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은 EA의 PC 배틀로얄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를 소재로 개발된 모바일 게임이다. 개발은 EA 산하의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와 텐센트 산하의 라이트스피드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담당했다.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은 2021년 5월에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서 베타 테스트 실시했다. 그리고 2022년 3월 7일에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필리핀 등 몇몇 국가에 먼저 출시됐고, 5월 17일에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출시됐다.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은 출시 7일 만에 전 세계 매출 480만 달러(약 60억 원)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는 미국, 일본, 태국이다.
■ 뛰어난 그래픽 품질과 충실한 원작 구현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을 처음 실행했을 때 꽤 놀란 것은 그래픽 품질이었다. 본 기자는 아이패드 미니로 이 게임을 즐겼다. 그래픽 옵션을 최고로 높이면 PC 버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그래픽이 나왔다. 이 보다 1~2단계 낮은 옵션을 선택해도 모바일 게임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인다.
게임을 처음 실행하면, 튜토리얼이 진행된다. 튜토리얼에서는 기본적인 조작 방법과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를 짧게 체험할 수 있다. 적을 모두 처치하고 튜토리얼이 완료되면 자연스럽게 주 메뉴 화면으로 넘어간다. 튜토리얼의 전체적인 완성도도 상당히 높았다.
주 메뉴에서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60명의 유저를 모으기 위한 매치 메이킹이 진행된다. 원작의 유명세 덕분인지, 매치 메이킹은 상당히 빠르게 이루어졌다.
본 게임에 들어간 이후부터는 ‘에이펙스 레전드’와 동일한 전개가 이루어진다. 다만, 원작에 구현된 캐릭터가 모두 구현되어 있진 않다. 현재 총 12명의 캐릭터가 구현됐고, 그 중에서 ‘페이드’와 ‘랩소디’는 모바일 버전에만 있는 캐릭터다. 등장하는 맵과 총기도 원작에 비해 부족하다. 앞으로 단계적으로 캐릭터, 전장, 총기 등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릭터를 선택하고 비행기에서 전장으로 떨어지면, 본격적인 배틀로얄이 시작된다. 이 지점부터는 원작과 달리 3인칭/1인칭 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3인칭 시점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원작은 1인칭 시점만 지원하기에 가끔 3D 멀미를 경험했는데,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은 3인칭으로도 즐길 수 있기에 단 한번도 3D 멀미를 경험한 적이 없다. 튜토리얼과 1인칭/3인칭 선택 기능은 원작보다 더 발전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와 버튼은 모바일 기기에 맞게 적절하게 만들어졌다. 조준, 사격, 점프, 실드 충전, 수류탄 투척, 각종 신호(핑) 버튼 등이 적절한 위치게 배치됐고, 몇 가지 배치 타입 중에서 선택도 가능하다. 이런 것은 개발사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개발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잘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처음 즐기고 느낀 점은, 원작의 느낌과 분위기를 모바일에 맞게 잘 살렸다는 점이다. 본 기자는 ‘에이펙스 레전드’가 출시된 직후에 꽤 열심히 즐겼었다. 그 때에 느꼈던 재미와 감각을 다시 한 번 모바일 기기에서 거의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캐릭터 외형, 고유 기술을 사용하는 재미, 전장을 빠르게 이동하면서 정신없이 전투하는 교전의 느낌 등은 원작과 거의 동일했다.
게임 패드도 잘 지원한다. 본 기자는 아이패드 미니에서 PS4 게임 패드를 사용했는데, 아무런 문제없이 잘 돌아갔다. 모바일 기기에서는 게임 패드를 사용하면 조작이 훨씬 쾌적해지기에, 가능하다면 게임 패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 저사양 기기 최적화, 고사양 기기의 빠른 배터리 소모는 개선해야
앞서 언급했듯이,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의 그래픽 품질은 뛰어나다. 다만, 이 그래픽 품질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기기에서나 그렇다. 저사양 기기에서의 최적화는 그렇게 좋지 못하다. 그래서 저사양 기기에서의 그래픽 품질은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다.
그리고 고사양 기기로 즐겨도 문제가 있다. 바로 발열과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되는 것이다. 사양이 높은 기기에서는 최고 수준의 그래픽 품질로 즐길 수 있지만, 발열이 심해지고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기 힘들다. 본 기자도 아이패드 미니에서 최고 옵션으로 게임을 돌려봤는데, 게임을 즐기다가 발열이 걱정될 정도로 기기가 뜨거워졌다. 모바일 게임을 즐기면서 이 정도 수준의 발열을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정도로 발열이 심했다.
따라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을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타협’을 해야 한다. 대부분은 그래픽 품질을 1~2단계 정도 낮게 선택하고 즐기게 된다. 어떻게 보면, 뛰어난 그래픽 품질이 일종의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존재가 된 셈이다.
이런 문제가 있긴 하지만,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은 충분히 잘 만든 게임이다. 앞으로 최적화 문제를 잘 해결하고, 원작의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추가한다면, 더 많은 유저를 품을 수 있을 것이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