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오브 히어로즈’로 유명한 클로버게임즈가 최근 신작 게임 ‘#Me’(잇츠미)를 해외 시장에 출시했다. 개발사는 가상세계 이주서비스라는 장르명을 붙였지만, 그 실체는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형 RPG였다.
최근 게임계는 물론 IT 업계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단어중 하나는 바로 메타버스다. 해석하면 가상세계라는 뜻인데, 세계관과 창작자가 있고, 일상이 연장되며 상시 연결된 고유 특징이 있다.
그래서 게임처럼 즐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메타버스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즐겨본 이 게임은 하기 전까지는 메타버스 서비스에 가깝게 보이긴 했지만, 막상 해보니 스토리를 즐기며 진행하는 생활형 소셜 네트워크 RPG가 더 어울리는 장르라고 느꼈다.
■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가상 세계에서도 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먼저 유저는 아바타를 꾸밀 수 있다. 자신의 아바타를 꾸미는 옵션이 많지는 않았지만, 외모는 물론 스마트폰의 모양과 벨소리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아바타 생성이 완료되면, 아스텔이라고 명명된 다른 세계에 입장하면서 시작하게 된다.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찍어주는 요정인 캠피를 만나 함께 생활을 시작한다.
그래픽은 합격점을 주고 싶다. 언리얼 엔진 4 기반의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통해 만화 같은 세상을 구현했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받쳐준다면 60프레임의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준다. 인터페이스도 깔끔한 편이며 캐릭터의 표현도 디테일하게 잘 되어있다.
캐릭터들의 대화는 풀더빙 수준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화에서 성우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는데, 아직 음성은 영어로만 나오며 국내 정식 서비스가 돼야 한국어 음성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화면에 조작 UI가 없지만, 조작은 명확하게 지정되어 있다. 세로 화면의 위 부분을 터치하면 시점 전환, 아래 부분을 터치하면 캐릭터를 이동시킬 수 있다. 목적지로의 이동은 자동 기능도 지원하는데, 수동 조작을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원하는 곳을 마음껏 이동할 수 있다.
■ 나만의 캐릭터를 꾸미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인싸가 되어라
게임의 초반 목표는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는 것이었다. 게임의 시작이 ‘Go live’이고, 다른 세계에 입장하는 모습이 마치 셀프캠을 찍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스텔에 입장한 뒤 초반 튜토리얼을 진행하다 보면 이 게임에서 유저는 새로운 세계의 인싸가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SNS의 기능과 사용, 그리고 느낌을 게임에 적용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다른 유저와 소통하는 소셜 네트워크 기능도 다양하게 갖췄다. 유저가 달성하거나 활동한 내용은 포스팅되어 뉴스피드에 등록되고, 여기에 좋아요와 댓글이 달린다. 다른 유저들을 팔로우하거나 내가 다른 유저를 팔로우할 수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다른 유저에게 후원도 받는 모습도 포착된다. 게임을 하며 얻게 되는 키워드는 해시태그 형식으로 저장된다.
나를 표현하는 내 관심사 해시태그를 지정해 놓으면, 유저와 잘 맞는 친구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유저들과의 채팅도 가능한데, 해외 서비스인 만큼 즉시 번역 기능을 제공해 원하는 대화 부분의 번역 버튼을 누르면 자국어로 번역된 채팅을 볼 수 있다. 화면 아래 캐릭터의 얼굴 밑에는 하트의 숫자가 항상 표기되어 있다. 이것은 캐릭터의 인기 척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다양한 활동을 하면 늘어난다.
초반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정해진 스토리 라인을 타고 게임이 진행되다가, 서브 퀘스트나 다른유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등 나름 자유도 있는 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다 비슷한 캐릭터들이지만, 게임이 진행되면서 원하는 코스튬이나 액세서리를 살 수 있고 원하는 색으로 염색도 할 수 있어 점차 나만의 개성을 추구할 수 있다. 종류도 상당히 다양한데, 게임에서 획득한 재화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패션에 장착하는 엠블럼이라는 아이템이 있다. 등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추가 스탯을 주는데 뽑기를 통해 획득 가능하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 다른 사람의 패션을 저장해 나중에 활용할 수 있는 ‘패션 스냅’, 나와 다른 사람의 스타일을 비교할 수 있는 ‘스타일 매치’ 등의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패션쇼도 참가할 수 있는데,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유저가 가질 수 있는 직업에는 크게 방송형, 생활형, 모험형 등 3가지로 나뉜다. 방송형에서는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모델, 포토그래퍼가 있고, 생활형에서는 채집 하는 가드너, 나무꾼인 포레스트 키퍼, 타운을 정비하는 타운 매니저, 낚시꾼인 피셔가 있다. 그리고 모험형으로는 검사 개념의 룬나이트와 궁사 개념의 블링크가 있다.
그리고 채광, 벌목, 낚시와 다양한 아르바이트 등 MMORPG에 있는 생활형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그냥 시도해도 성공은 하지만, 원형 타이밍 버튼을 정확한 타이밍에 누르면 숙련도가 더 쌓인다.
게임 플레이를 하다 보면 전투도 즐길 수 있다. 유저는 칼과 방패 등의 무기를 갖고 있고, 적에게 가까이 간 뒤 터치하면 평타 공격을 한다. 그리고 길게 눌러 게이지를 쌓은 뒤 놓으면 강력한 공격을 하고, 빠르게 슬라이드를 하면 대시로 빠르게 움직인다. 초반에는 혼자 적을 상대해도 괜찮지만, 나중에는 파티를 맺고 함께 싸워야 물리칠 수 있는 거대 보스도 나온다.
■ 호불호 갈리는 게임성과 아쉬움 있지만, 시도 자체는 응원한다
이렇게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으로 출시한 ‘잇츠미’지만,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게임성을 가진 부분이 많았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RPG를 표방하고 있고, 특히 여성들이 좋아할 요소가 많은 만큼, 국내 성인 남성이 즐기기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이동 방식의 경우 세로 화면 중 1/3 가량 위의 부분을 터치해야 하는데, 한 손 플레이를 요구하기 위한 세로 화면이지만 결국 두 손을 엇갈리게 해서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잡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다소 비싼 코스튬 가격과 일관된 디자인의 몬스터 던전, 다소 난해한 스토리 등 여러가지 단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새로운 시도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점에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팍팍하고 정형화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자신을 만들고 생활하고 싶다면, 이 게임을 천천히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