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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스타, 이제 관람객 규모보다는 ‘관람의 질’에 집중하자

기사승인 2021.11.29  17: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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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1이 지난 11월 17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됐다. 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서 지스타도 2년 만에 현장(오프라인) 개최가 이루어졌다.

지스타처럼 일반인들이 관람하는 게임 박람회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행사 규모, 새로 공개되는 소식, 참가 업체 수, 관람객 수, 기업간 계약이 체결되는 규모, 부대행사의 양과 질 등일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서 진행된 행사이기에 행사 규모, 참가 업체 수, 관람객 수 등은 기존에 비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평가한다.

지스타 2021이 ‘선방’한 것과는 별개로, 본 기자는 지스타 2021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그 동안 지스타가 간과하고 있었던 요소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관람객 입장에서 느끼는 ‘관람의 질’이다. 기존에 지스타가 목요일에 개막 하면, 금요일부터는 일반관(B2C)에 사람이 많아지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일반관이 관람객으로 가득 찰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이런 상황에서 인기 있는 연예인이 특정 부스를 방문하거나, 유명 인터넷 방송인이 사인회 같은 행사라도 진행하면 관람객이 부스 사이의 큰 통로를 지나가기도 힘든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 지스타가 흥행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사에서는 어김없이 이렇게 사람이 ‘인산인해’처럼 몰려있는 사진이 쓰이곤 했다.

지스타를 ‘흥행’과 ‘규모’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이런 광경은 분명 자랑스럽고 긍정적인 장면일 것이다. 하지만 ‘관람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어떨까? 부정적인 대답이 나올 것이다. 입장하기 전에 야외 광장에서 기다리고, 긴 줄을 서서 입장했다. 전시관에 들어오니 이미 사람으로 가득 차 있다. 현장에서 주목 받는 게임이라도 한 번 해보려면 말 그대로 ‘하루 종일’ 기다려야 한다. 심지어 인기 있는 시연대는 이미 마감됐다. 부스에서 나눠주는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이런 인파와 기다림을 견뎌야 한다.

일반 관람객 입장에서는, 게임 박람회에 이런 경험을 하러 오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적절하게 기다리면서 신작도 2~3개 정도 해보고, 부스를 떠나면서 선물도 받고, 돌아다니면서 멋진 사진도 찍어보고, 중간에 배가 고프면 잠시 먹을 것도 먹고, 마감 직전까지 더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마감 시간에는 다소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게 되는 것. 이것이 일반 관람객이 지스타 같은 게임 박람회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경험’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지스타 2021에 방문한 관람객들은 이런 ‘최선의 경험’에 가까운 경험을 하고 돌아갈 수 있었다. 일반관의 전체 부스 규모를 약 절반으로 축소했고, 하루에 판매한 입장권의 수를 6천 개로 제한한 덕분이다. 입장하는 대기열도 그렇게 길지 않았고, 전시관도 매우 쾌적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린 주말에도 마찬가지였다. 본 기자도 몇몇 부스를 직접 체험해봤는데, 이 정도면 일반 관람객 입장에서도 ‘최적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지스타 2021이 종료된 후에 본 기자의 머리 속에는 이 생각이 맴돌았다. ‘이런 쾌적한 관람의 질을 유지한 채로 지스타의 규모를 서서히 키우는 것은 어떨까?’이다. 물론, 코로나19가 없었더라면 이런 상상을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매년 성장해온 지스타가 관람의 질을 올리기 위해 스스로 입장권 수를 제한해서 판매한다?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지스타는 스스로 부스를 축소했고, 관람객 수를 제한했다. 그리고 지스타 2022에서도 이 기조가 유지되지 말란 법은 없다. 이런 외부 요인 때문에, 행사의 규모를 기존처럼 빠르게 키우는 것은 어차피 힘들어졌다. 반면, ‘관람의 질’을 도모하면서 규모를 서서히 키우는 방향은 충분히 가능하다. 일반관의 부스 규모를 여기에서 얼마나 늘릴 것이냐, 하루에 입장하는 관람객 수를 어느 정도로 제한할 것이냐 등의 세부적인 내용은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상황에 맞게 결정하면 된다.

지스타에서 사인회를 진행한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이런 방향의 장점도 많다. 무엇보다, 현장에 방문한 관람객들에게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관람객은 쾌적하고 질서 있는 분위기에서 게임을 시연하고, 지스타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고 돌아갈 수 있다. 중간에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가 오더라도 그렇게 큰 혼잡은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참가 업체 입장에서는 관람객 수가 정해져 있기에, 부스에 대한 계획을 조금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짤 수 있다. 기존의 구조에서는 하기 힘들었던 사인회 같은 것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주최측도 부담을 덜게 된다. 관람객 수가 제한되어 있기에,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 사고 및 민원이 줄어들 것이고, 벡스코 야외 광장에서 입장 대기열을 관리하기가 더 수월해진다.

지스타에 가고 싶은데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적절한 대안도 이미 나와 있다. 이번처럼 온라인 방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사실, 게임에 대한 새로운 정보나 신작을 공개하는 것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지스타 현장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시연’과 현장 사진촬영 정도다.

즉, 현장을 꼭 경험하고 싶은 ‘진성 팬’들은 현장에서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게 하루 입장객을 제한하고, 나머지 팬들을 위해서는 ‘온라인 방송’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투 트랙’으로 지스타를 운영하면 좋을 듯하다. 지스타 조직위원회 입장에서는 기존의 현장 관람객 수 대신에 이번처럼 온라인 방송의 고유 시청자 수를 내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의 규모’를 계속 성장시키는 것은 어차피 현실적으로 힘들다. 이런 상황이 온 김에, 그 동안 신경 쓰지 못했던 ‘관람의 질’을 최대한 올려서 관람객들의 만족도를 올린다면, 게임팬 입장에서는 오히려 매력적인, 기존보다 더 가고 싶은 지스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이런 측면도 꼭 고려해서 다음 행사를 준비해주기를 바란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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