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Gamer, 편집부
펄어비스에서 서비스하는 MMORPG '검은사막'은 지난 3월부터 대규모 클래스 밸런스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에도 세세한 조정이 이어져 왔지만, 이번에는 클래스의 조작감과 아이덴티티가 크게 달라진 것이 특징이다. 이에 큰 폭으로 조정된 클래스를 중심으로 '검은사막'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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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코어 채널 개설과 동시에 조정 시작
'검은사막'은 주기적으로 새로운 클래스(캐릭터)가 등장한다. 새로운 콘셉트의 캐릭터가 등장하면 기존 클래스에도 새로운 강점을 부여하지 않으면 성능 차이가 부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진행한 대대적인 조정이 지난 2021년 진행된 '클래스 리부트'다. 당시 17개 클래스에 큰 폭의 성능 변경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올해 3월에 오랜만에 큰 폭의 밸런스 조정이 시작됐다. 개발팀은 'PvE 성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거기까지는 바뀌지 않을 줄 알았는데"라고 놀랄 만한 조정이 매주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밸런스 조정은 4월 14일 기준의 내용이며, 게재 시점의 게임과 다를 수 있다.
■ 밸런스 조정으로 클래스의 개성도 바뀌다
먼저, 이번 밸런스 조정으로 클래스의 특징이나 개성이 바뀌는 사례를 소개하겠다.
▲ 샤이 / 노바
샤이와 노바의 경우, 원거리 공격을 막는 '블록 효과'를 가진 스킬이 비활성화되었다. 길드 간 대규모 PvP인 거점전이나 점령전은 '성문'이나 '요새'와 같은 고정 구조물이 파괴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샤이와 노바는 '외부의 공격을 차단하는 스킬'을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해 일시적으로 구조물을 무적화할 수 있었다.
즉, 길드전 콘텐츠에서 샤이와 노바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상태였기 때문에,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샤이와 노바의 블록 효과를 없앤 셈이다. 어쩌면 최신 클래스인 데드아이가 원거리 공격 클래스인 것도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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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형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사랑받는 '샤이'. 집단 전투에서는 버퍼와 힐러로서의 역할이 강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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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의 "여기여기 붙어라!'의 블록 효과가 사라졌다. 범위 내 아군에게는 버프를, 적에게는 디버프를 주는 스킬로 변경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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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방패를 들고 있는 '전승 노바'도 단체전에서 사랑받는 클래스 중 하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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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의 '엄동의 방진'도 블록 효과가 사라지고, 가드 스킬 '크라툼의 방호'를 강화한 듯한 스킬로 변경되었다. 가드 게이지의 피해를 최대 99%까지 막을 수 있으며, 자신의 후방에 있는 아군의 방어력을 높인다. |
▲ 위치 / 위자드
위치와 위자드의 경우, PvE에서 마법 오브젝트를 미끼로 사용하는 '매직 루어'라는 스킬이 삭제되었다. 구현 초기 위치와 위자드는 마법 시전 시간이 길어 빈틈이 많았다. 그래서, 우선 매직 루어를 놓아 적을 그쪽으로 향하게 만들고, 그 사이에 마법을 시전하는 식의 사용법이 정착됐다.
하지만, 현재는 각성 스킬을 비롯해 전승에서도 총알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매직 루어를 사용하면 등급이 높은 적도 안전하게 사냥할 수 있다는 점은 너무 강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이에 이번 조정에서는 매직 루어가 삭제되고, 대신 '콤보: 마나 부스트'라는 스킬이 추가되었다.
'콤보: 마나 부스트'는 '매직 실드' 사용 시 최대 MP를 크게 증가시키거나 '힐링 오라' 사용 시 MP 회복량을 증가시키는 등의 효과가 있다. 둘 다 메인 스킬이며, 각성 무기 상태에서는 스킬 슬롯으로부터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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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오라'는 HP 회복 스킬이지만, MP도 20% 회복한다. 이번 '콤보: 마나 부스트' 덕분에 MP가 50%나 회복된다. |
▲ 레인저
각성 레인저는 양손 검을 활용해 빠른 전투를 즐길 수 있지만, 스킬 연계가 복잡해 상급자 위주의 클래스였다. 그래서 이번 조정에서는 조작을 단순화했다. 예를 들어, 어떤 스킬을 사용한 후 좌클릭으로 '바람의 소식'을 사용하고, 그대로 우클릭으로 '흐름: 광풍'을 발동할 수 있다. 이어 Shift+우클릭의 '정령의 분노'에서 그대로 우클릭을 길게 누르면 '흐름: 환멸'을 사용할 수 있는 등 조작이 전보다 조금 더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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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킬→좌클릭→우클릭으로 손쉽게 콤보를 낼 수 있다. |
이 외에도 다양한 클래스에서 밸런스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 3개 클래스에서 테스트 플레이
이번에는 조정된 클래스 중 필자가 자주 사용하던 3개 클래스(각성 위치, 각성 레인저, 각성 커세어)를 테스트해 봤다. 사냥터는 칼페온의 엘비아 지역 '트롤 서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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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 서식지는 크고 강한 적과 싸우는 사냥터다. 적은 숫자가 적고 공격도 읽기 쉽지만, 맞으면 아프고, 잡몹이 떼로 몰려오기 때문에 방심하면 안 된다. 광역 공격을 하는 적도 주의해야 한다. |
▲ 각성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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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위치는 애드소울이라는 두 개의 구체를 조종하며, 주로 중거리에서 마법 공격으로 싸우는 클래스다. 기존에는 스킬별 재사용 대기시간에 큰 차이가 있어 자주 쓰는 스킬과 가끔 쓰는 스킬이 나뉘었는데, 이번에 어느 정도 평준화되었다. '균열의 파도'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길어졌고, '번개의 세례', '균형 붕괴', '뇌전 폭풍' 등은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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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의 세례'가 즉시 발동하는 스킬로 변경. 위력도 조금 가벼워졌다. |
미끼 스킬인 '매직 루어'가 사라진 만큼, 스킬의 빈틈을 줄이는 조정도 들어간 느낌으로 트롤 사냥에서는 매직 루어가 없어도 적당히 쾌적했다. 화력 상향 조정을 받은 스킬도 많아서 덕분에 다양한 스킬을 순서대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전투 클래스에 가까워졌다. 아울러 조작량은 당연히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회피 스킬인 '콤보: 마나 회피'는 내구도 소모량이 2배로 늘어났다. 필자처럼 PvE에서 이를 연타로 회피하는 버릇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전방 워프 스킬인 '트랜지션'이나 후방 회피 스킬인 '원소화'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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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변경 사항 중 하나는 '일렉트릭 웨이브'다. 시전 속도 상승 버프 효과가 10%에서 20%로 상향되어, 스킬을 더 많이 쓸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다. |
▲ 각성 레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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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레인저는 정령검과 단검의 양손 검으로 싸우는 근접 전투 클래스다. 일부 콤보가 간소화되긴 했지만, 특유의 빠른 동작은 그대로 유지되어 콤보를 만들어가는 감각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대자연의 전율', '무정한 칼날' 등 대형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짧아져 위치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기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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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의 전율'은 전방 가드를 동반한 공격. 적의 공격에 맞춰 카운터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 |
적에게 주는 디버프(능력 저하 효과)도 간소화됐다. 레인저는 자신의 공격 속성인 '원거리 방어력'을 낮추는 디버프와 '모든 방어력'을 낮추는 디버프가 혼재되어 있었다. 기존에는 최대 화력을 내기 위해 두 디버프를 모두 겹쳐서 사용해야 했지만, 이번 조정으로 '모든 방어력 감소'로 일원화됐다.
디버프가 발동되는 스킬도 일부 변경되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흐름: 광풍' 스킬에 '모든 방어력 감소' 디버프 효과가 추가되었다. 이로써 각성 무기로 어떤 스킬을 사용한 후 왼쪽 클릭→오른쪽 클릭의 간단한 콤보로 디버프를 적용할 수 있어 초보자도 쉽게 익힐 수 있다.
트롤 사냥은 적의 범위 공격이나 잡몹의 밀집에 부주의하게 뛰어들면 금방 당할 수 있다. 따라서 백턴으로 후방 회피하는 스킬 '바람 걸음'을 사용해 후퇴하고, '회피 사격'을 통해 바로 롱보우로 전환해 원거리 공격을 하는 등의 플레이가 살아났다.
또한, 후퇴 회피 스킬인 '바람 걸음'은 롱보우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장궁 상태에서 후방으로 회피하면서, 정령검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적과 거리를 벌리고 싶을 때는 '회피 폭발 사격'을 자주 사용하지만, 재사용 대기 중이거나 회피 폭발 사격보다 더 큰 거리를 벌리고 싶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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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의 경우, 장궁 사격은 각성 스킬보다 약하다. 기본적으로 각성 스킬에 의한 근접 공격이 중심이 될 것이다. |
▲ 각성 커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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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커세어는 '파트라카'라는 작살총과 검이 하나로 합쳐진 듯한 무기를 사용한다. 공중으로 뛰어올라 사격하거나 로프 액션과 같은 회피가 있는 등 외형적으로도 화려한 클래스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주력 사격 스킬인 '까마귀의 표적'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단축되고, 적의 방어력 감소 효과도 부여됐다. 그 외에는 스킬이 전반적으로 상향된 것 외에 각성 조정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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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까마귀 표적'. 간단한 사격 기술로 사용하기 편하다. |
지금까지는 다소 화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져 사냥에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번 트롤 사냥에서는 업데이트 덕분인지 화력을 제대로 낼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검은 사막은 백어택(후방 공격)으로 150% 대미지를 줄 수 있어 도망치기만 하면 딱딱한 사냥터에서 효율이 떨어진다.
각성 커세어는 위력적인 원거리 공격만 돌리기 쉽지만, 역시 가까이서 공격하는 것이 더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다. 파트라카의 사격으로 적을 모아 '마진 돌파'나 '선장 출격!' 등의 돌격 스킬로 뒤를 잡고, '백병전: 돌진' 등의 근접 공격으로 최대한 뒤에서 공격해 화력을 낸다.
적들이 모여 있어 위험하거나 강력한 범위 공격을 펼치는 동안에는 거리를 두고 밖에서 사격 스킬을 추가한다. 이러한 히트 앤 어웨이 운용은 각성 레인저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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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으로 사용하는 근접 공격 모션도 멋지다. 원거리와 근거리 모두 각성 무기 스킬로 커버할 수 있어 각성 레인저보다 액션 초심자에게 적합하다. |
■ 앞으로 다양한 클래스를 사용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29개 클래스가 있고, PvP도 있는 게임인 만큼, 조정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 수정을 반복하고 있는 클래스의 한 예로 워리어가 있는데, 3월 중 3번의 업다운을 거친 후 4월에도 검은사막 연구소(테스트 서버)에서 화력 하향 재조정이 발표되었다.
이처럼 PvE의 화력과 직업의 성능이 장기간 재조정되는 배경에는 앞으로 본격화될 다양한 PvE/PvP 콘텐츠에 대한 준비의 의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PvPvE 콘텐츠 '하드코어 채널'의 프리시즌은 4개 클래스로만 진행됐지만, 정식 시즌에는 선택할 수 있는 클래스가 늘어날 것이다. 그 전에 각 클래스가 가지고 있던 우려에 대한 근본적인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검은사막'의 고난이도 보스 처치 콘텐츠 '팔재~십재시니'와 '아토락시온' 등 하이엔드 PvE 콘텐츠도 조정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급하게 체험해 본 것만으로도 조작이 달라진 클래스는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규 플레이어는 물론, 오랜만에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도 꼭 한 번 시도해 보길 바란다. 거의 화력만 높아진 각성 해적도 그동안 피했던 좁은 사냥터를 즐길 수 있게 되어 다양한 클래스가 활약하기 쉬워졌을 것이다.
또한, 신규 캐릭터 육성에 있어서는 작성 시점의 최신 시즌인 '시즌: 검사학교'를 활용해 보자. 시즌 캐릭터를 60레벨까지 육성하면 '파트리지오의 회중시계'라는 아이템 2개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사용하면 25레벨 이하의 일반 캐릭터를 즉시 61레벨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 즉, 1명의 캐릭터를 키우면 3명의 고레벨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형태다. 업데이트에 주목하면서 관심 있는 캐릭터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편, 펄어비스는 지난 22일, 개발 근황 토크를 공개해 진행 중인 클래스 밸런스 패치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이번 시즌 마지막 밸런스 패치를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며, 주로 성능이 부족하다고 평가된 자이언트(전승/각성), 격투가(전승), 금수랑(각성), 소서러(각성), 발키리(전승), 매화(전승), 노바(각성)이 상향된다. 이후에도 소규모 패치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