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새로운 그래픽 카드 제품인 ‘지포스 RTX 3080’(이하 RTX 3080) 출시를 두고 이른바 ‘용산 컴퓨터 상인’들로 대표되는 유통 업계와 유저들 간의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일부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이 기존의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 ‘쿠팡’ 등 소셜 커머스를 통한 직접 판매를 선언하면서 부터이다.
이는 “영세 소매상을 패싱하는 갑질"이라고 분노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와중에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드디어 불합리한 중간 유통 폭리가 사라졌다"며 환호하고 있다.
지난 9월 중순에 발표된 RTX 3080은 엔비디아의 전 세대 동급 제품인 RTX 2080 대비 약 2배 가까이 향상된 성능을 가지고 있는 그래픽 카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퍼런스 제품 기준으로, RTX 2080 출시 초기와 비슷한 가격(699 달러,약 81만 3천원)밖에 안 한다는 점에서 매니아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제품이다.
하지만 실제 국내에서 그래픽 카드를 구매하는 사용자가 RTX 3080을 80만원 대에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보통 그래픽 카드는 레퍼런스 제품 기준으로,주요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제작한제품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중간 유통사들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기 때문.
특히 많이 주목을 받는 제품은 이른바 '출시 초기 프리미엄'까지 붙기 때문에 이번 RTX 3080 또한 실제 판매가는 100만원대 중반부터 120만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그런데 RTX 3080의 발매일인 지난 9월 17일, 주요 그래픽 카드 제조사 중 하나인 ASUS(에이수스)와 유통사인 이텍앤컴퍼니가 RTX 3080 제품(ASUS TUF RTX 3080) 초도물량을 기존 유통망이 아닌,쿠팡 등 소셜 커머스를 통한 직판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ASUS의 해당 제품 가격은 90만원대 후반으로, 이는 당초 유저들이 예상했던 가격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했다.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MSI등 다른 그래픽 카드 제조사나 소규모 PC 조립 업체들에게는 불똥이 튀고 있다.
실제로 구독자 7만명대를 자랑하며, 현재 용산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유명 PC 조립 유튜버는 이번 사태에 대해 "장사를 접게 생겼다"며 불만을 제기했다가 유저들의 비판에 결국 영상을 삭제하고 말았다. MSI등 다른 제조사들 관계자 또한 자사 상품 판매 페이지 등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비쳤다가 유저들의 비난을 받고 삭제하는 일이 생겼다.
ASUS는 초도 물량뿐만 아니라 향후의 RTX 3080 제품들도 모두 동일한 가격에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결국 이런 ASUS의 행보에 이엠텍, 기가바이트 등 다른 제조사들도 90만원대 후반에 제품 판매를 개시하면서 과연 이번 RTX 3080은 '출시 초기 용산 프리미엄 없는' 그래픽 카드로 기록될지 그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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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인텍앤컴퍼니 홈페이지 |
김태만 기자 ktman21c@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