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는 스포츠가 국내에서 대중화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나름대로 대중화가 된 스포츠이지만, 한국에서는 부유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었다.
하지만 콘솔과 PC에서 두 개의 게임이 국내에 선을 보이면서, 골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친근해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 콘솔에서는 클랩핸즈의 ‘모두의 골프’가, PC에서는 엔트리브소프트의 ‘팡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팡야'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꾸준히 리메이크 요청이 이어진 바 있다.
그 분위기를 이어받아 준비 중인 게임이 ‘골프 슈퍼 크루’다. 투핸즈게임즈가 개발하고 위메이드가 퍼블리싱 예정인 캐주얼 골프 게임 ‘골프 슈퍼 크루’는,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캐나다와 인도, 필리핀 등 일부 국가에 소프트 론칭을 진행, 마지막으로 게임성을 검증 중이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전 세계 170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연내에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골프 슈퍼 크루’는 엔트리브소프트의 창업자인 김준영 대표를 비롯해, ‘팡야’에 참여했던 인력들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신작 게임이다. 그만큼 ‘팡야’의 추억을 가진 팬들은 이 게임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캐주얼 쪽에 힘을 실은 그래픽과 비주얼, 모바일에 맞는 쉽고 직관적 조작
먼저 그래픽을 보면, 리얼함보다는 캐주얼쪽에 무게를 실은 분위기다. 골프장 코스의 환경을 보면 나무나 필드, 물 등이 완벽한 실사보다는 캐주얼 골프 게임의 느낌을 내고 있다. ‘팡야’보다는 리얼함이 더해졌지만, 캐주얼한 느낌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그 부분은 캐릭터의 비주얼에서도 나타난다. 이 게임이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캐릭터의 외형이 전반적으로 해외에서 통할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소프트 론칭 버전에서는 총 7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통해 복장과 모자, 안경, 장갑 등 4개의 부분을 바꿔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또 캐릭터 외에 데코레이션 기능도 있다. 골프백과 백에 거는 액세서리, 공이 날아갈 때 보이는 라인의 이펙트, 공이 홀컵 안에 들어갔을 때의 이펙트 등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
공이나 클럽도 여러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볼은 총 7종이며, 공의 종류에 따라 각자의 특징이 있다. 스핀이 잘 되거나 바람의 저항을 덜 받거나 하는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기본 공은 무제한으로 쓸 수 있지만, 나머지 공들은 한 홀 당 한 개씩 소모된다.
클럽은 종류별로 8가지(퍼터는 3가지)씩 준비되어 있으며, 클럽 카드를 모아 업그레이드해 능력치를 높일 수 있다. 능력치에는 파워, 정확도, 탑스핀, 백스핀, 커브 등 5가지가 있다.
조작은 아주 직관적이다. 먼저 티샷을 비롯한 보통의 샷 상황에서는 공의 도착점을 터치로 조절하면 된다. 클럽의 종류를 직접 고르지 않아도 거리에 따라 자동으로 바뀐다. 도착점을 확정하고 샷 버튼을 누르면 본격적인 타격에 돌입한다.
타격 화면에서 유저는 공을 잡고 당기는 조작으로 힘을 조절하고, 당긴 상태에서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움직여 공을 휘게 할 수 있는 드로우샷 혹은 페이드샷을 날릴 수 있다. 100% 이상의 힘으로 타격을 할 순 있으나, 그렇게 되면 게이지가 마구 흔들려 정확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멀리 보내야 한다면 시도할 만한 도전이다.
공이 그린 위에 올라간 퍼트 상황에서는 드래그로 목표 지점을 조절한 뒤, 샷 버튼을 눌러 손을 놓아 퍼팅을 하게 된다. 이때 스핀은 걸 수는 없고, 드래그를 할 때 퍼팅의 방향이 순차적으로 좌우로 움직인다. 따라서 상황에 맞게 방향을 잡고 퍼팅을 하면 된다. 그린의 기울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사각형 라인에서 움직이는 점의 흐름 방식으로 표현한다.
유저의 레벨이 상승하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스니키 샷, 로켓 샷, 스네이크 샷, 플로터 샷 등 다양한 스킬샷을 통해 불리한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 수도 있다.
■ 20명이 한꺼번에 실시간으로 벌이는 배틀,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
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는 바로 ‘슈퍼 리그’다. 무작위로 매칭된 최대 20명의 유저와 함께 실시간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콘텐츠다. 3개 홀로 구성되어 있으며 플레이를 통해 가장 높은 포인트를 얻으면 승리한다.
일반적으로 골프 대회는 선수들이 정해진 순서대로 티샷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공이 홀컵에서 먼 선수부터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혹은 홀 아웃을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다른 선수는 기다려야 한다. 게임에서도 이 부분이 적용되어 왔었다.
하지만 ‘골프 슈퍼 크루’는 그 순서에 상관없이 20명이 동시에 플레이를 진행하게 된다. 상대의 공의 위치와 날아가는 모습도 반투명 처리되어 상시 확인이 가능하다. 그만큼 유저는 상대의 상황도 확인하며 자신의 플레이를 꾸준하게 이어 나갈 수 있다.
게다가 제한 시간 내에만 코스를 완료하면 되는 만큼, 자신의 상황과 페이스에 맞게 여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경기의 결과에 따라 트로피 포인트와 가방 해금 포인트가 주어지고, 포인트가 가득 차면 가지고 있는 열쇠로 가방을 열어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소프트 론칭 버전 기준으로 총 8개의 투어가 준비되어 있는데, 바닷가와 숲, 등대, 겨울, 암석, 자이언트 세콰이어 등 각각의 특색이 적용되어 있다. 각 투어마다 입장에 필요한 트로피 포인트가 존재하고, 거기까지 포인트를 획득해야 해당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슈퍼 리그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먼저 유저가 직접 대회를 만들 수 있는 ‘크루 메이드 오픈’이 있다. 원하는 대회 규모와 기간을 설정해 공개나 비공개 형식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 대회 링크를 소셜 플랫폼에 공유하고 소셜 친구들을 초대하여 대회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다.
친구와의 일반적인 대화 기능을 콘텐츠화한 ‘스윙챗’도 제공한다. 1:1 비동기 턴 방식으로 게임 속 친구와 함께 채팅처럼 원하는 시간에 상대방과 샷을 주고받으며 즐길 수 있는 모드다.
그 외에 다른 유저들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하는 ‘샷 챌린지’, 튜토리얼 개념으로 기능 및 클럽의 플레이를 숙지하며 미션을 달성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원 포인트 미션’, 4명의 유저가 실시간으로 경쟁하는 ‘골든 클래시’ 등의 모드가 있다. 또 클랜 기능도 제공해 클랜원들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도 있고, 함께 클랜 미션 등의 목표를 달성하며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이처럼 ‘골프 슈퍼 크루’는 골프를 좋아하고 ‘팡야’라는 흥행 골프 게임을 만들었던 개발진의 신작인 만큼,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 도중에 보여주는 로딩도 길지 않고 플레이 자체도 쾌적하다. 부족한 부분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그저 꼽자면 리얼과 캐주얼 사이의 애매한 비주얼 분위기, 그리고 국내 유저들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캐릭터 스타일이다. 또 골프공 외에 나머지 아이템이나 파츠는 가방 형태의 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부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 론칭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뒤, ‘팡야’의 뒤를 잇는 국산 글로벌 흥행 골프 게임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