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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택의 콘텐츠 이야기] 해외 진출을 하려면, 현지 공부가 필요하다.

기사승인 2024.10.21  12: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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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광주에서 개최된 '글로벌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2024'에 연사로 초대받아 다녀왔다. ‘게임 투자 현황과 투자 유치 준비’ 라는 주제로 나름 열심히 준비했고, 경청해 준 참가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많은 게임 제작자들이 모였고, 최근 게임 시장 동향과 앞으로의 전망, 업계 현황에 대한 지표와 개발 노하우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오갔다. 특히 참가자들의 네트워크에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중 많은 개발자의 고민 중 하나가 해외 서비스에 대한 것이었다.

국내 게임 시장은 소수의 게임들이 많은 매출을 독과점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지 오래되었고, 일정 순위에 들어가지 못하는 게임은 제작비도 회수하기 어렵다. 그러나, 하드웨어 사양이 높아지고, 해외 대작들도 많이 출시되면서 유저들의 눈높이는 많이 높아진 상태이다. 개발자들의 인건비도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많이 오른 상태라 제작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손익 분기점은 높아졌는데, 시장 양극화와 해외 게임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국내에서 매출을 증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해외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물론 만들어서 론칭만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꿈 같은 환경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흥행 산업이 가지는 특성상 많은 사람이 참여하여,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들여서 만든 게임이더라도 유저가 호응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최근 “검은 신화: 오공”의 성공에 가려 이름도 생소한 느낌이 되었지만, 소니에서 8년간 제작하여 야심차게 선보였던 신작 게임 '콘코드'가 출시 한 달을 못 넘기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추정되는 제작비가 약 1,300억이나 되지만, 판매 추정이 2만 5천장 수준이다. 흥행 산업은 언제나 예측이 어렵다.

모든 제품은 거래되는 시장이 있다. 거래량과 가격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마케팅과 홍보를 통해 사용자를 늘이고 거래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익숙한 방법이다. 그리고, 또 다른 거래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거래 시장을 늘이는 방법도 직관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런 이유로 해외 서비스에 대한 개발자들의 고민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개발자들과 해외 서비스를 이야기하면서 느낀 부분은 해외 서비스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미 많이 공개된 해외 시장에 대한 정보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진출하고자 하는 현지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도 많다. 그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하여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것이겠지만, 약간의 노력으로 알 수 있는 정보조차 파악하지 않고 참여하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는 기회를 낭비하는 것이다.

게임의 매출 증대를 위해 유저의 취향을 분석하고, 과금 전환율을 높이고,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게임은 공산품과 달리 문화 콘텐츠 제품이다.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구입하는 제품이다. 현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문화적 고려없이 이루어지는 해외 진출은 준비없이 참여한 컨퍼런스처럼 얻을 수 있는 것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디지털 콘텐츠이고, 온라인으로 유통된다 하더라도 해외 진출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준비없는 해외 진출은 현지를 이해하는데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수업료가 될 뿐이다. 

예전 많은 해외 게임들이 어설픈 한글화로 국내 진출을 했었고, 어떤 게임은 아직도 그때의 한글 번역이 밈이 되어 놀림을 받고 있다. 어설픈 한글화에 대한 기억이 있는 유저라면, 아마 “왈도체”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우리 게임이 해외에서 밈이 되어 놀림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해당 지역에 서비스를 하고자 한다면, 해당 지역에 대해 학습하는 것은 그 지역 유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이번 컨퍼런스에서“차라리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것을 사용하라고 말하고 싶은 업체가 있을 정도로 번역이 엉망인 게임이 너무 많다”라고 넋두리하는 해외 퍼블리셔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업계 관계자와 해외 서비스는 마켓에서 서비스 국가만 늘여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개발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몇 글자 써 본다.

<사진> 10월 11일과 12일 양일간 개최된 'GGDC 2024'

 

박형택 칼럼니스트 aceand@gmail.com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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