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Gamer 편집자: 아라이 요스케 사진 작가: 마스다 유스케
텐센트의 게임 퍼블리싱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는 '도쿄게임쇼 2024'에서 '승리의 여신: 니케', '듄: 어웨이크닝', '엑소본' 등 3개의 타이틀을 전시했다.
'도쿄게임쇼 2024'는 일본의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9월 26일 개막해 9월 29일 폐막했다.
일반 공개일에 많은 관람객이 부스를 찾을 정도로, 2021년 12월에 설립된 레벨 인피니트는 이제 게이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존재가 되었다. 설립 후 약 3년이 경과한 지금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본과 한국의 퍼블리싱 총괄을 맡고 있는 'Xu Tiantian'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4Gamer: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현재 직책에 오르기까지의 경력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Xu Tiantian (이하 Xu): 2008년 대학 졸업 후 텐센트에 입사하여 중국 PC 게임 시절에는 MMORPG와 음악, 댄스 게임 운영을 맡았습니다. 2015년부터 카드 기반 RPG 모바일 게임 운영을 담당했고, 이후 왕자영요(Honor of Kings, 중국판 2015년 출시, 일본판은 2024년 6월 Honor of Kings로 서비스)의 런칭부터 출시까지 초대 퍼블리셔 총괄을 맡았습니다.
2018년에는 국제 사업부에 배치되어 'Arena of Valor'(펜타스톰 글로벌 버전) 등을 담당했으며, 이후 '백야극광', '타워 오브 판타지', '승리의 여신: 니케'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담당했습니다. 현재는 게임 사업부 CEO인 류 메이를 보좌하면서 해외 퍼블리싱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4Gamer: 지금까지 '백야극광, '타워 오브 판타지', '승리의 여신: 니케'의 일본 서비스에 평가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Xu :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가고 있고, 그 경험을 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이틀을 출시한 후에는 우리의 경험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다음 단계에서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합니다. 그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이런 배움의 과정에서 플레이어의 니즈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4Gamer: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경험을 통해 개선할 수 있었습니까?
Xu: 한 가지 예로 현지화를 들 수 있습니다. '백야극광'은 중국판 텍스트를 일본어로 번역했는데, 번역 자체에 문제가 없어도 전하고 싶은 내용이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경험 덕분에 '타워 오브 판타지'와 '니케'는 유저에게 전달하는 공지나 메시지에서 일본 현지화팀이 일본 현지에 맞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더 많이 고민했습니다.
4Gamer: 그런 경험을 통해 일본 시장과 일본 유저들의 특징이 어떤 식으로 드러나는지 궁금합니다.
Xu: 역시 일본 유저들은 게임 경험이 많고, 타이틀에 대한 기대치가 높습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게임 콘텐츠는 물론이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모바일뿐만 아니라 PC나 가정용 게임기용 게임도 많이 즐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올해 도쿄게임쇼에서 PC용 게임도 출품했습니다. 최근에는 e스포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4Gamer: 다른 지역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일본에 맞춘 서비스가 있나요?
Xu: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니케'와 '니어: 오토마타'의 컬래버레이션입니다. '니어'는 매우 인기 있는 IP이기 때문에 컬래버를 위해 유저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것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컬래버 콘텐츠 개발에 평소보다 2~3배 인력을 투입했으며, 스킬 디자인과 대화 텍스트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유저들이 우리의 진심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Gamer: 일본 시장은 세계의 유행에서 벗어나 '갈라파고스화' 되고 있다고 소리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세계 각국의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을때 일본만 다른 영화가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죠.
Xu 총괄 매니저가 맡은 MOBA 장르의 인기도 전 세계와 비교하면 아직 일본은 미흡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취향의 문제라서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니지만, 레벨 인피니트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그런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때 어려움을 느끼는 점은 없습니까?
Xu: 큰 시장을 보더라도 지역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예컨대 일본은 RPG가 전통적으로 강하고 유저 숫자도 많습니다. 다만,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타이틀이 일본에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 장르에서 '발로란트'는 세계 대회가 도쿄에서 개최될 정도로 유저가 많습니다. MOBA는 단번에 인기를 끌 수 있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6월에 일본에서 출시한 '왕자영요'도 서서히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왕자영요'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기까지는 약 10년의 육성 기간이 있었습니다.
4Gamer: '단번에 유행하는 장르가 아니라'라는 것은 흥미롭지만, MOBA 장르는 바로 이해되지 않고 서서히 퍼져 나가는 재미가 있는 걸까요?
Xu: 이건 중국의 사례지만, 앞으로 유행하는 콘텐츠나 플레이 방식은 우선 일부 유저들에게 플레이 방법을 이해시키고, 거기서부터 확산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게임 자체도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개선이 필요합니다. 최초의 MOBA 장르는 PC에서 장시간 플레이하는 스타일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모바일게임에 최적화되어 규칙도 단순해졌죠. 이런 노력의 결과가 바로 '왕자영요'입니다.
4Gamer: 그렇군요. 게임 자체도 서서히 변화하는군요.
Xu: 다만, 일본은 일본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일본에 있는 파트너에게 '왕자영요'에 대한 소감을 물었더니 '일본에서는 세로 화면 게임이 주류죠'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렇듯 시기와 장소에 따라 과제는 달라지겠지만, 일본에서도 MOBA 장르의 재미를 이해시키려면 먼저 코어 플레이어에게 받아들여지고, 거기서부터 다른 플레이어에게도 매력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는 플레이어로부터 받은 의견을 바탕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4Gamer: 첫 번째 타겟을 코어 플레이어로 잡고, 거기서부터 확산해 나가는 방식은 어떤 타이틀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인가요?
Xu: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놀이를 제안하는 콘텐츠 계열의 게임은 이런 방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사례를 들자면 '소울라이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크 소울'이 주로 코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을 때, 많은 플레이어들은 그 재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4Gamer: 어렵거든요. '소문을 듣고 플레이했다가 금방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Xu: 그러나 2022년 '엘든 링'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여러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공략 순서, 다른 곳에서 레벨을 올리고 다시 도전하기, NPC를 불러서 함께 싸울 수도 있죠. 물론, 낮은 레벨에서 데미지 없이 보스를 물리치는 것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엘든 링'이 세계적인 히트를 쳤지만, 거기까지 오기 위해서는 역시 코어 유저들이 재미를 확산시키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Gamer: 그렇군요. 소울라이크 사례는 납득이 갑니다. 게임의 세부 사항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엘든 링'은 직접 플레이해 보셨습니까?
Xu: 네. '다크 소울' 시절부터 소울라이크를 해왔고 '엘든 링'도 즐겼습니다.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면 가능한 한 직접 경험하고 싶습니다. 같은 게임이라도 동영상을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기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플레이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Gamer: 몇 번이나 쓰러지면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친근감이 느껴지네요(웃음). 다음 질문은 레벨 인피니트 입장에서 답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가능한 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텐센트는 산하에 다양한 개발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산하 업체 일부는 '게임 개발에 대해 세세하게 지시하지 않고,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텐센트는 현장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건가요?
Xu: 레벨 인피니트 퍼블리싱 책임자로서의 견해지만, 역시 스튜디오의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임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스튜디오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면 최선을 다해 지원합니다.
이번 도쿄게임쇼에도 우리 유럽 스튜디오에서 '참가하고 싶다'는 상담이 있었습니다. 일본에 대해 잘 모르고, 전시 경험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일본 팀이 지원했습니다.
4Gamer: '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응한다'는 방침을 가진 회사가 적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회사에서 모회사에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상사와 부하직원 같은 관계이기 때문에, 주눅이 들어 정말 원하는 것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 것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거리감이나 분위기 조성 같은 비결이 있을까요?
Xu: 그렇죠. 조금만 거리가 멀어지면 요구가 없어지고, 우리도 그것을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좋은 커뮤니케이션 루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레벨인피니트에는 각 스튜디오와 소통을 위한 '파트너 팀'이 있습니다. 스튜디오 전담으로 평소에 긴밀하게 소통하는 멤버가 있고, 스튜디오의 요구사항은 그 팀에서 저희 쪽으로 전달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4Gamer: 그러면 요청을 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 같네요.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 계속 이어지는데,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답변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 '텐센트가 일본에서 게임에 대한 투자를 재고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른바 관계 소식통의 정보로 알려졌는데, 실제 상황을 듣고 싶습니다.
Xu: 텐센트는 전담 투자 팀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재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그래서, 퍼블리셔의 입장에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비밀유지 계약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레벨 인피니트는 일본에 많은 파트너가 있고,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 노력은 변함없이 계속하여 좋은 게임을 글로벌에 전달하고 싶습니다.
4Gamer: 도쿄게임쇼의 출품 라인업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레벨 인피니트의 타이틀은 전 세계의 다양한 개발사가 개발 중인 만큼 다양성이 풍부합니다. 다만, 그 만큼 공통점이라고 할까요, '레벨 인피니트다움'이라고 하면 쉽게 떠오르지 않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Xu: 레벨 인피니트라는 브랜드명은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브랜드를 설립할 당시에는 '틀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 유저들에게 더 많은 게임 장르, 더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 더 큰 가능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틀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레벨 인피니트는 '포용'과 '탐험'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장르에 편중된 타이틀을 많이 출시한다면, 그것은 브랜드 자체의 의미를 잃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Gamer: 그렇군요. 그렇다면 처음 목표했던 대로 브랜드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시간이 거의 다 된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쭤볼까 합니다. 향후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게임 시장에서 일어날 것 같은 흐름이나 경향 같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Xu: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모바일게임을 포함한 크로스 플랫폼 타이틀은 더 많아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사람마다 플레이하고 싶은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에 레벨 인피니트도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니케'도 모바일 버전에 이어 PC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4Gamer: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바일과 PC'나 '모바일과 가저용 게임'과 같은 크로스 플랫폼 타이틀은 드물었는데,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Xu: 또 다른 트렌드는 e스포츠입니다. 2023년 전체 e스포츠를 통한 수익은 20%, 관중 수는 15% 증가했고, 전체 관중 수는 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젊은 층이 많아 트렌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에서 '발로란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프로 e스포츠 대회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팀은 국제적으로 높은 명성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레벨 인피니트로서 주력하는 분야는 이 외에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출시 예정인 타이틀에서도 노력해 나가고 싶습니다.
4Gamer: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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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만 기자 ktman21c@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