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Gamer 이야모토 신이치 기자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지난 29일까지 개최된 '도쿄게임쇼 2024'에서 코에이테크모게임즈는 '진삼국무쌍 오리진(이하 오리진)'의 체험 버전을 공개했다. 코에이테크모게임즈는 '오리진' 외에도 '삼국지 8 리메이크'와 '삼국지 패도' 등 '삼국지' 관련 작품을 다수 선보였다.
■ 파워업된 액션으로 수많은 병사 및 강적과 펼치는 공방
'오리진'은 '삼국지'에서 일당백의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전술 액션 게임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시리즈 역사상 가장 많은 병사가 등장하는 대규모 전투와 오리지널 주인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시나리오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타일로 삼국지의 세계를 그려낼 예정이다.
이미지는 개발 중인 PS5 버전임을 밝혀둔다. |
도쿄게임쇼 체험 버전에서는 삼국지의 초반을 장식하는 '관우와 장비의 전투'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폭정을 일삼는 동탁을 처단하라'는 조조의 부름에 원소, 원술, 손권, 유비 등이 일어나 토벌군을 결성한다. 동탁이 있는 낙양으로 쳐들어가는 스토리로서, 삼국지 팬이라면 익숙한 시나리오다.
전투 전에 무장들에 의한 '군의'가 열어 승패 조건과 패배 조건, 진군 경로 등 작전을 확인한다. 무장들이 대화 형식으로 전황을 설명해 주기 때문에 더욱 현장감이 느껴진다.
또한, 군의 도중에 대화 속에는 공략의 힌트도 숨겨져 있다. 이를 읽어내 작전을 세우면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예를 들어 손권을 대신해 후방에 배치된 원술이 불만을 품은 듯한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전장에서 원술이 진군을 거부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대로 두면 손권이 동탁군에게 밀릴 수 있지만, 이를 읽고 주인공이 뒤따라가면 손권군을 구하고 전세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주인공의 능력치는 미리 성장해 있으며, 무기는 장검, 언월도, 열쇄아가 준비돼 있다. 함께 싸울 '수행무장'은 하후돈, 관우, 손상향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후술할 '무예'와 '전법'은 고정되어 있다.
군의가 끝나면 드디어 플레이가 시작된다. 놀라운 것은 경쾌한 조작감과 주변에서 싸우는 병사들이 많다는 것. 기본 시스템은 □로 일반 공격을, △로 강공격을 하는 전통적인 무쌍 스타일이다. 특히 장검의 경우, 일반 공격 횟수에 따라 다음 강공격이 바뀐다. 팬들에게는 익숙한 조작법이자 이해하기 쉬운 시스템이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무기마다 특징이 있는데, 장검을 제외한 언월도는 일반 공격과 강공격이 반복되며, 공격을 계속하면 무기 전체가 발광한다. 그 상태에서 모아둔 강공격을 사용하면 강화 공격이 발동한다. 열쇄아는 강공격을 모아 강력한 일격을 날릴 수 있다. 무기마다 성능을 끌어내기 위한 조작이 다르기 때문에 전작에 비해 무기의 개성이 더 강조된 느낌이다.
전장에 몰려드는 병사의 수는 사상 최대 규모다. 등장하는 병사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동안 공식적으로 강조한 부분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정말 많다. 병사들이 사기에 따라 돌진하거나 후퇴하는 등 집단 행동을 하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다.
참고로 이번에는 주인공이 잡병의 공격을 받아도 체력은 감소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절하지 않는다. 전작에서는 적병들의 횡포에 의해 공격이 중단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오리진'은 적의 수가 늘어난 데다 상당히 공격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런 형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적장의 존재감도 크게 늘었다. 적병을 걷어차면서 전장을 진행하다 보면 아군을 날려버리는 적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상대한 잡병과는 다르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바로 알 수 있다.
또한 '외공'이라는 특수 갑옷(방패 모양의 아이콘으로 표현)을 입고 있어, 이를 깎아내지 않는 한 공격해도 체력을 많이 깎을 수 없다. 공격도 가혹하고 일격의 데미지도 크기 때문에 액션 게임의 보스로서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존재가 됐다.
이런 적장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무예'와 같은 특수 기술이나 '가드', '회피' 등의 방어 수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R1, □, △, ○, X 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특수기 '무예'는 적 장수의 외공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연속 공격, 광역 공격, 돌진 기술 등 다양한 변형이 있으며, 일반 공격이나 강공격을 캔슬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무예를 사용하려면 '투기'라는 전용 자원이 필요하며, 강력한 무예일수록 소비하는 투기가 많아진다. 투기는 적에게 공격을 가하거나 후술할 '포기'에 따라 증가한다.
적 장수의 외공을 깎아내면 추가 공격인 '수격'을 사용할 수 있다. 수격은 한 방에 무장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으며, 버튼 연타를 통해 일방적으로 추격을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이다.
적 장수의 공격은 '가드'와 '회피'로 막아내자. 가드는 360도 어느 방향에서 공격을 받아도 유효하며, 적의 공격이 적중하는 순간에 가드하면 '반격'이 되어 적을 잠시 주춤하게 만들어 추격할 수 있다. 가드는 공격의 경직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공격 중에 가드 버튼을 누르면 예상치 못한 반격이 성립하는 경우가 많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드는 강력한 방어 수단이지만, 적 장수는 간혹 가드 불가 공격을 펼치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이럴 때는 '회피'로 적의 공격을 피하자. 적의 공격이 적중하는 순간에 '회피'를 사용하면 '포기'가 되어 방어에서 단숨에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다. 공격과 수비가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시스템을 이해하고 싸우면 전작보다 더 공격적인 전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적 장수의 공격 모션을 보고 가드, 반격, 포기를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
무예 중에는 가드 불가능한 대기에 카운터로 대응하면 단숨에 외공을 깎아낼 수 있는 것도 있다. 체험 버전에서는 R1 + ○로 설정되어 있다 |
또한, 적 장수가 사용하는 '일격'에 피격당하면 주인공과 적 장수가 타이밍을 맞춰 싸우게 된다. 일격은 적의 체력을 깎는 것이 아니라, 전투의 우열을 나타내는 전용 미터를 서로 겨루는 방식이다. 공격에 성공하면 파란색 부분이 늘어나고, 적 장수의 공격을 받으면 빨간색 부분이 늘어난다. 전투가 계속되면 전용 미터는 시소처럼 움직이게 되는데, 파란색을 모두 채우면 승리한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한판 승부로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승리하면 사기가 크게 올라가기 때문에 역전도 노려볼 수 있다 |
■ 진화한 집단전 묘사. 무수히 많은 병사로 가득한 살아있는 전장
가장 큰 볼거리는 집단전이라 할 수 있다. 저쪽에서 대형 투석기가 성벽을 향해 돌을 날리고, 이쪽에서는 병사들이 성문을 향해 성벽을 부수는 등 여기저기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살아있는 전장이 펼쳐진다.
'오리진'에서는 이러한 전장에 자신의 활약이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다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주인공이 적장을 쓰러뜨리거나 거점을 제압하면 '사기'가 상승하고, 아군 병사들과 무장이 일제히 다음 전장을 향해 달려간다. 수많은 병사가 한꺼번에 돌격하는 가운데 자신도 달려가다 보면 영화에서 보던 전장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소름이 돋는다.
교전 중인 전장은 화면 상단의 마름모꼴 게이지를 통해 각 전장의 유불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위기에 처한 아군을 도와주면 최후의 보루 공격에 동참해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눈앞의 적을 쓰러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큰 그림을 보는 안목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전장에 개입할 때는 '전법'을 사용하여 적의 군단을 단숨에 약화하자. 전법은 주인공의 부하인 호위병들이 L2와 □, △, ○ 버튼으로 집단 행동을 해주는 기능이다.
전법 중에는 주변 지형을 잘 활용하면 효과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일제사격'은 활을 쏘는 전법인데, 실제 활과 화살처럼 높은 곳에서 쏘면 적군의 전의를 떨어뜨려 약화할 수 있다. 삼국지의 계략이 액션 게임에 잘 녹아든 형태다.
호령에 따라 호위병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집단전이다. 앞서 언급한 주인공의 활약에 더해, 군사 전략으로 전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을 조작하면서 전법까지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법을 지시할 때는 '영조의 눈'이라는 모드로 전환되어 시간이 일시 정지된다. 이 상태에서는 주변에 있는 부대의 상태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으며, '여기에 활을 쏘면 효과적'과 같은 약점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적과 아군 모두 '대전법'을 발동시키기도 한다. 이번에는 시나리오 마지막에 동탁군이 병사들을 돌격하게 하는 대전법 '총돌격'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적의 대전법은 적병의 행동이 강화되어 맹렬한 속도로 돌진해 오는 것이다. 숫자가 많은 데다 대전법은 가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맹렬한 기세로 돌진해 온다.
대신, 적의 대전법은 조건을 달성하면 저지할 수 있다. 이번의 경우 토벌군 전원이 500명 이상을 처치하는 것이다. 아군이 많이 살아남으면 살아남을수록 달성하기 쉬워진다. 불리한 아군도 버리지 않고 잘 구출해 마지막까지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한편, 대전법은 아니지만 아군의 '돌격'과 같은 작전 행동도 있다. 돌격은 조건을 달성한 후 제자리에 서 있으면 발생하며, 주인공을 포함한 아군이 강화되기 때문에 공격할 기회가 된다.
'오리진'은 일격필살 액션과 전술 액션 등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측면이 함께 강화됐다. 외형적인 임팩트뿐만 아니라 게임으로서도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게 진화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서 언급했듯, 등장하는 병사들의 숫자는 역대 최고 수준이며, 큰 기술을 쏘고 나면 격파 횟수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등 쾌감도 크게 강화됐다.
게이지를 모아 발동할 수 있는 '각성' 상태에서는 무적과 투기 게이지가 항상 최대가 된다. 무쌍 무장이 사용하는 강력한 필살기인 절・무쌍난무를 사용한 후에는 격파 카운트가 단숨에 400이나 상승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 번에 1,000명을 격파할 수도 있다고 한다.
체험 버전은 15분의 시간 제한이 있지만, 군의나 장비 선택 등의 장면에서는 타이머가 움직이지 않는다. 또한, 성공적으로 싸워서 클리어하면 'S' 또는 'A' 등급을 받아 추가로 여포와 싸우는 스테이지에 도전할 수 있다.
여포는 역시나 엄청난 힘을 자랑하며, 아군을 말 그대로 덮쳐 온다. 다만, 주인공도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해 겁 없이 싸우면 활로가 열릴지도 모른다. 실력을 자랑하는 사람은 꼭 타도 여포를 노려보자.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