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 리터러시라는 단어가 많이 쓰인다. AI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등 리터러시를 주제로 한 교육도 많아졌다. 리터러시(Literacy, 문해력)는 사전적 의미로 읽고 쓸 줄 아는 능력,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요즘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의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아니,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사회 변화에 적응하고 대처하는 능력’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어울릴 듯하다.
최근 가장 관심이 높아진 주제는 AI 리터러시다. AI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 정보 검색 및 활용법, AI 윤리, 정보 보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교육 프로그램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25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고 하니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시대적 변화로 인해 학생 수준에 따른 맞춤 학습이 가능해질 거라고 하지만,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활용 수준이 다른 만큼 이에 따른 학습 격차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교육부는 수업에서 발생할 여러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보조교사 역할의 디지털 튜터를 양성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디지털 격차가 우려되는 곳이 어디 학교뿐이겠는가. 정보 격차로 인한 불평등 문제는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된 지 오래다. 이 사회의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하고 있는 정보 기술에 대한 접근과 활용, 그로 인한 기회와 혜택이 일부 계층에게만 한정되는 게 현실이다.
인터넷 ·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대면 예매가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은 명절 기차표 예매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식당에서 사용하는 주문용 키오스크나 태블릿 앞에서 난감해하며 머뭇거리는 이들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디지털 격차는 기기나 기술 수준의 차이보다는 사용자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로 보인다.
이러한 정보 격차 해소에 게임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게임을 활용해 상황을 제시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면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게임을 교육 도구로 활용하면 학습자들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해 학습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게임 리터러시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게임이라는 문화를 이해하고, 게임을 통해 사회적으로 소통하며,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강화하고, 게임의 사회· 문화 ·교육적 가치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여러 분야에 게임적 요소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게임 리터러시 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AI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이 결합하면 그 교육 효과가 매우 높아질 것이다. 내친김에 게임 질병코드 도입을 주장하는 분들을 위한 게임 리터러시 특수 과정도 개설하면 어떨는지.
<사진 출처>이라스토야 |
임지현 칼럼니스트 brand9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