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GAMER, 아라이 요스케 기자
장기간의 서비스를 마치고 성공적인 서비스 종료를 알린 포케라보의 '시노앨리스'가 일본에서 진행된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개발자 컨퍼런스(CEDEC 2024)' 행사를 통해 종료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시노앨리스'는 요코오 타로 디렉터의 독특한 감성을 담은 다크판타지 RPG다. 동서양의 동화 속 주인공들 재해석을 통해 신선한 재미를 안겨줬으며, 글로벌 유저들의 주목을 받았다. 게임은 지난 2017년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꾸준히 업데이트를 지속해 오다 지난 1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8월 24일, 포케라보 소속의 프로덕션 엔지니어 타카다 미사토와 에츠다 준야는 '사용자의 기억에 남는 소셜 게임의 끝 방법, 유일무이한 게임 경험과 그것을 지원하는 기술'이라는 세션을 CEDEC에서 열고 게임의 서비스 종료 과정을 상세하게 전달했다.
'시노앨리스'의 게임 서비스 종료 과정은 특별했다. 단순히 스위치를 내리는 방식이 아닌 시나리오 엔딩 기획과 앱의 오프라인 전환 등 다양한 유저 중심의 게임 서비스를 마지막까지 보여주면서 주목을 받았다.
■ 엔딩을 축제로 만든 '시노앨리스'
'시노앨리스'는 독특하게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결말을 만드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 '끝까지 축제처럼 즐긴다'는 마음으로 개발진들은 '시노앨리스 피날레 플랜'을 세웠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 선보였다.
주된 목표는 기존 '시노앨리스' 앱이 무덤 모양의 '시노앨리스였던 무언가'로 바뀌는 것이었다. 최후의 묘비에 이름을 새기기 위해서는 길드원과 아주 어려운 레이드 배틀을 거치고 게임의 엔딩을 봐야 했기에, 마지막까지 유저들은 도전적인 과제에 직면했다.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업데이트된 최종장의 기간은 짧고 어려웠다. 1월 15일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기 약 한 달 전인 2023년 12월 20일 최종장의 챕터 1에서 6까지의 이야기가 열렸다. 이후 12월 26일에 선보인 추가 콘텐츠, 챕터7에서 길드원들과 레이드 전투를 완료해야 진정한 엔딩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모든 콘텐츠의 예상 플레이 시간은 16시간으로, 여기에 최종장에서는 모든 길드원들이 동시에 전투를 진행해야 했기에 복귀 유저들은 어려움에 빠졌다. 이에 개발진은 체력이 낮아도 게임 클리어에 두움을 주는 지원 기능과 스킵 등 편의성 중심의 요소들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게임 속에는 이스터 에그도 담겼다. 입소문을 위한 일종의 트릭을 원했던 기획자의 아이디어로, 게임의 홈 화면에서 단말을 100번 흔들면 최종장 시나리오로 날아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당연히 초기에서는 관련 기능을 발표하지 않았고, 점차 일부 유저들에게 알려지면서 암호화된 문구를 X에 남기는 방향으로 유저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 '시노앨리스' 엔딩과 관련된 숨은 기술
타카다 미사토의 엔딩 관련 기획 및 서비스 마케팅 발표 이후 기술과 관련된 이야기가 에츠다 준야 프로덕션 엔지니어를 통해 발표됐다. 엔딩 콘텐츠와 관련해 개발진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길드 레이드 동기화'와 '로그인 제한'으로, 이를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시노앨리스'의 안정적인 엔딩 게임 플레이와 길드전 지원을 위해 개발진은 다양한 부분들을 신설했다. 전투전에 유저 대기 구역을 설치하는가 하면, 전투 전 시나리오, 전투 이후의 시나리오 등의 단계를 나눠 유저들이 게임에서 튕기더라도 안정적인 복귀를 할 수 있게 지원했다.
'로그인 제한' 기능은 엔딩의 입소문으로 급속히 늘어난 게임의 유저를 조절하기 위해서 배치한 기능이다. 길드원이 플레이 중이라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로그인이 가능하게 만들면서 서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로그인 제한' 기능은 예상치 못한 접속 증가에 대한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 작은 인원에도 '시노앨리스' 엔딩을 만들 수 있었던 방법
이어서 엔딩 작업과 관련하여 부족한 인원 이슈와 기존 개발과 병행 되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개발진은 그 과정을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시노앨리스' 프로젝트의 끝이 다가오면서 인사 이동에 따라 적은 수의 개발진들이 게임에 남겨졌고, 이들을 최대한 활용해 엔딩 콘텐츠와 관련된 작업을 수행했다.
작업 과정을 세밀하게 분류해 해당 작업이 시간내에 완성될 수 있는지 파악한 이후, 각각 맡은 작업들이 가능한 선에서 완성될 수 있도록 조율하며 기한을 지킨 것이 주효했다. 기획자 역시 부족해지면서 문제점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작업 구간 체크와 마일스톤 설정이 좋았다고 평가를 남겼다.
마일스톤 구간을 만들고 실제 게임 플레이를 테스트해보는 과정은 개발진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마치 건강검진을 하듯 게임의 개발 구간마다 엄격한 관리하에 두는 과정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다른 개발자들에게 걱정을 덜어버릴 수 있는 효과를 제공한 것이다.
타카다 미사토 프로덕션 엔지니어는 끝으로 "시노앨리스의 엔딩을 위해 엔지니어와 기획자, 마케팅 모두가 '게임 서비스 끝을 최대한 즐긴다'는 아이디어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고 말하면서 세션을 종료했다.
김지만 기자 kda@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