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지난 8월 7일,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서울'을 업데이트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아침의 나라'의 후속편이자 완결편으로서, 당시 한국 고유의 매력과 멋을 전 세계에 알리며 극찬받은 바 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아침의 나라: 서울'은 경복궁과 광화문 등 조선시대 궁궐을 그대로 옮겨왔으며, 장화홍련전과 처용전 등 한국 고유의 민담이나 설화를 퀘스트로 옮겨왔다.
덕분에 해외 유저들에게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문화 전도사의 역할을 해냈다. 또한, 실제로 들어갈 수 없는 근정전이나 경회루 내부를 게임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복궁은 실제 건물을 게임 내에 구현해야 했던 작업으로서, 게임 속 모든 환경을 제작하는 배경 디자인팀에 의해 완성됐다.
제작 과정은 사전 조사부터 시작했다. 스캔팀에서 경복궁 전체에 드론을 띄워 전체적으로 촬영을 한다. 촬영 과정에서는 근정전에 있는 십이지상, 해치상과 석상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빼놓지 않고 담아낸다. 이후 스캔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더미를 제작한 후 배치를 해나가면서 환경을 구축해 나간다.
상단이 실제 화면, 하단이 게임 화면이다 |
마찬가지로 상단이 실제, 하단이 게임화면으로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
펄어비스 윤영준 배경모델러는 '아침의 나라: 서울' 개발에 있어 '고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문화재로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안 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100% 고증을 목표로 작업에 임했다. 하지만, 실제 모든 것을 게임에 넣을 경우 그만큼 게임이 무거워질 수 있기에 고증에 힘쓰는 한편 최적화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대신 '아침의 나라: 서울'에서는 조선의 궁궐을 볼 수 있기에 궁궐 고증 작업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자연경관을 건축 속으로 끌어와 마치 외부의 경관이 건축의 일부인 것처럼 활용하는 차경이라는 건축기법이 있다. 한옥에는 창문과 문이 많아 해당 기법을 활용해 운치를 더하기도 했다.
특히, 실제 한옥은 구조가 복잡하다. 게임 내에서 이런 디테일을 살리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처마 밑의 공포, 단청 등 한옥만의 특징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살리기 위해 직접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등 현장탐사도 충실히 했다.
윤영준 배경모델러는 배경 디자인에 있어 중요한 것으로 '현실감'을 뽑았다. 그래서 단차, 높이, 두께, 질감 등을 직접 만져보면서 현실감을 살리고자 했다. 또한, 문화재로서 손길이 닿기 어려운 부분은 관련 도서를 참고하거나 국가유산청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가 기억에 남는 장소로 뽑은 곳은 광화문에 도달하기 전 볼 수 있는 월대 앞의 육조거리다. 현재는 그 자리에 빌딩이 들어서 있지만, '아침의 나라: 서울'에서는 육조거리까지 완벽하게 복원했다. 덕분에 '검은사막' 내에서는 육조거리에 있는 서민들의 다양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육조거리 |
마지막으로 윤영준 배경모델러는 "해외의 모험가들은 멀리 안 가도 한 곳에서 경복궁과 창덕궁을 즐길 수 있기에, 게임을 통해 서울 여행을 즐겨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검은사막'은 '아침의 나라' 서울로 한류 전파의 공로를 인정해 '뉴시스 2024 한류엑스포대상'에서 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검은사막'은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5천만 명 이상의 유저들이 즐기고 있어, 콘텐츠를 통한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자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게임화하는 작품이 늘어나는 가운데, '검은사막'이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살려 게임의 재미와 역사적 가치관을 전달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