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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택의 콘텐츠 이야기, 게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부족이 아쉽다.

기사승인 2024.08.05  11: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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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이 한참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다양한 이슈로 논란이 많다. 매번 올림픽마다 논란이 없었던 적은 없으나, 이번 파리 올림픽은 기존 올림픽보다 더 다양하고, 이색적인 논란이 많은 것 같다.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면서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선수 숙소나 선수 이름이나 국기를 잘못 표시한 일, 철인 3종 경기가 열리는 센강의 수질 문제나 성전환한 여성 선수의 참여 문제 등 기존 올림픽에서 보지 못한 논란이 많았다. 특히 논란이 많았던 부분은 개막식이었다. 난해한 표현과 이색적이고 파격적인 퍼포먼스도 이슈가 되었고,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가 거꾸로 게양되는 사고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으로 표기되는 어이없는 실수가 문제가 되어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사과하기도 했다.

이런 다양한 논란이 있던 개막식이었지만,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성화를 들고 파리 구석구석을 누비는 장면을 연출한 복면의 캐릭터였다. 이 캐릭터는 파리의 곳곳을 누비는 연출을 보여준 후, 다른 성화 주자인 프랑스의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에게 성화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공식적으로 이 캐릭터의 정체는 비밀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이 캐릭터를, 프랑스를 대표하는 게임 제작사인 유비소프트의 대표작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 “아르노 빅토르 도리안”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사한 스타일의 의상이나 게임의 특징을 보여주는 파쿠르 스타일의 이동 방식, 게임 배경과 유사한 장소, 중간에 등장한 레미제라블의 프랑스 혁명 장면 등 이 캐릭터가 “어쌔신 크리드”의 “아르노”를 모티브로 했다는 점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많은 장면이 있었다. 

실제 유비소프트 공식 대변인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 게임이 행사에 참여한 여러 창작자에게 영감을 불어 넣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게 느낀다.”라고 이야기했고, 어쌔신 크리드 공식 계정에서도 “Keep an eye on Paris' rooftops—Arno might just be watching from above. (파리의 옥상을 주의 깊게 봐. 아르노가 위에서 지켜보고 있을 수 있어)”라는 글을 올렸다. 어쌔신 크리드는 2007년 출시되어 16년이 넘도록 시리즈가 나오고 있는 메가 히트 게임이고, 시리즈의 누적 판매가 2억 장이 넘는다.

그리고, 안타까웠던 점은 긴 시간 개막식을 중계하면서 몇 차례나 그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궁금하다고 말하는 국내 해설자 중에 그 캐릭터를 제대로 추측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점이다. 다들 캐릭터가 궁금하다는 이야기만 하거나 엉뚱한 추측을 했다. ‘괴도 뤼팽’ 같다는 추측을 하거나, 심지어 ‘아이언 마스크’를 추측하기도 했다. 문화와 예술을 중심으로 개막식을 준비한 프랑스에서는 게임이 이미 문화의 영역으로 인정받아 올림픽 성화 봉송에 게임 캐릭터가 등장할 정도가 되었지만, 우리나라 해설자는 유명 캐릭터를 추측할 수 있는 사람조차 없었다. 그런 해설자들이 개막식 공연에 등장하는 춤의 기원이나 그리스, 로마 신화 캐릭터, 다다이즘, 아방가르드 등에 관해 설명하고, 축하 공연을 하는 팝가수에 대해서는 멀리서 보이지도 않는 카메라 화면과 목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 추측하고, 개인사까지 부연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 이전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도 일본 총리가 닌텐도의 인기 게임 캐릭터 슈퍼 마리오 분장을 하고 홍보하기도 했지만, 우리 사회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인식 저변은 너무 낮은 수준이다. 물론, 게임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일에는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게임이 가진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최소한 나쁜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게임은 이미 50년이 넘은 콘텐츠이다. 최신 IT 기술이 가장 빠르게 적용되는 산업 영역이고, 10만 명 수준의 종사자, 수조 원의 수출을 담당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K-Pop은 국위를 선양하는 콘텐츠로 지원해야 하는 산업이고, 영화 산업은 우리 문화를 지켜주는 산업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게임 산업은 규제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 

서울시에서 2036년 올림픽 유치에 나선다고 한다.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면, 개막식에 “바람의 나라” 캐릭터가 나올 수 있을까? 서울의 올림픽 유치 활동을 위해 대통령이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 캐릭터 분장을 하고 나올 수 있을까? 국내 게임 캐릭터가 등장하는 개막식을 보면서, 국내 해설자가 캐릭터를 알아볼 수나 있을까? 스텔라 블레이드 이브 캐릭터를 보면서 아이돌 그룹 멤버 같다고 하는 사고나 없었으면 좋겠다.

 

박형택 칼럼니스트 acea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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