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GAMER, 타이리쿠 신치츠조 기자
넥슨은 지난 2월, '히트: 더 월드'의 시크릿 파티를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개최했다. '히트: 더 월드'는 누구나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개발됐다. 일본 서비스에 맞춰 일본 유저를 위한 진지한 변화를 목표로 삼았다.
변화의 기반이 되는 것은 지난 2023년 12월, MMORPG 핵심 유저들을 초청해 진행한 비공개 좌담회다. 일본 유저를 위해 기존 MMORPG가 실현하지 못한 변화를 준비 중이다. 그 상징이 바로 '히트: 더 월드'라는 게임명 변경이다.
국내에서는 '히트2'로 서비스 중인 작품으로서, 정식 서비스를 앞둔 일본에서는 게임명 변경과 함께 콘텐츠에서도 변화를 꾀했다.
'히트: 더 월드'를 일본에서 서비스하게 된 계기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히트: 더 월드'를 개발한 넥슨 게임즈의 박영식 PD가 이끄는 팀은 과거 MMORPG 'V4'를 제작한 바 있다. 이번에 일본에서 '히트: 더 월드'의 서비스를 담당한 디렉터는 일본에서 'V4'를 서비스를 계기로 박영식 PD와의 인연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박영식 PD는 'V4' 설문조사와 유저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면밀히 검토해 이를 바탕으로 개선할 점을 제안했다. 해당 내용을 보고 'V4' 일본 디렉터는 일본 진출을 위해 진지하게 임하는 각오를 느꼈다고 한다.
'히트: 더 월드'는 일본 서비스와 함께 기존 MMORPG의 공식을 허물었다. 먼저 서비스 직후부터 '공성전'이 구현된다. 공성전에 승리한 길드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프리셋 시스템'으로 미리 설정해 둔 최대 3종류의 클래스를 전투 중에 전환할 수 있다. 장비와 스킬 세트도 클래스별로 설정할 수 있다.
'히트: 더 월드'가 일본 서비스를 위해 추구한 변화는 4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엔드 콘텐츠 ▲단결하면 대항할 수 있는 밸런스 ▲길드 콘텐츠의 충실화 ▲과금 밸런스 및 게임 플레이 최적화로 압축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엔드 콘텐츠'는 비공개 좌담회에서 나온 "유저가 함께 모여 핵심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이 바탕이 됐다. 좌담회에 모인 MMORPG의 상위권 유저들은 많은 이들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개발 및 운영팀은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존 MMORPG는 일부 상위 유저만 보스전, 공성전 등 엔드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서버 내 상위 유저가 아이템을 독점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아이템을 독점하는 구조다. '히트: 더 월드'는 이처럼 대부분이 엔드 콘텐츠에 참여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변경 사항이 제시됐다. ▲PK 불가 채널과 PK 가능 채널의 보상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 ▲보스 콘텐츠는 PK 불가 채널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에 모든 유저가 PK를 당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 ▲보스 콘텐츠의 보상 획득 방식을 독점 형식이 아닌 모든 유저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조정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서버 내 경쟁 구조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성전을 구현하여 모든 유저가 엔드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한편, 대전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PK 가능 채널을 마련했다. PvP 콘텐츠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여 개개인이 각자의 스타일로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예정이다.
'뭉치면 이길 수 있는 균형'은 유저간의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춘 키워드다. '조율자의 제단'이라는 투표 시스템은 모든 유저가 서버의 규칙 결정에 참여하는 콘텐츠다. 투표권은 퀘스트를 통해 획득할 수 있으며, 누구나 투표를 통해 소수의 상위 유저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투표권은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수가 다수의 투표권을 구매해 서버의 규칙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덕분에 모두가 게임 진행에 직접 참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전투에서는 유저간 상호작용이 조정됐다. 기존 MMORPG에서는 게임 내 절대 강자가 나타나면 협력해도 이길 수 없어 점차 경쟁의 열기가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스테이터스와 전투 시스템 조정을 통해 경쟁의 열기를 유지하도록 변경됐다.
구체적으로 회피와 명중 스탯의 밸런스를 조정해 절대적인 강함을 자랑해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여러 명이 한 대상을 공격하면 대미지가 증가하는 '증가 시스템'과 디버프 효과가 중복되면 지속시간이 단축되는 '감소 시스템'을 도입해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을 경험할 수 있다.
길드 콘텐츠 강화에 대해서는 서비스 직후부터 길드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대규모 길드전인 공성전에는 총 10개 길드가 참여하며, 입찰서 읽기를 시작으로 마법장벽을 통해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펼치는 본격적인 전투가 진행된다. 또한, 길드원들이 단결해 몬스터를 처치하고 획득한 포인트를 겨루는 '결속력 증명', 임의의 시간에 길드원들끼리만 전투를 벌이는 '길드 보스' 등의 콘텐츠도 존재한다.
과금 밸런스는 유저 친화적인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클래스나 펫을 합성할 때 기존 버전에서는 일부 등급에만 도입했던 '천장 시스템'을 일본 서비스에서는 모든 등급에 도입한다. 또한 유료로 판매되던 장비를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다. 이러한 조정을 통해 특히 무소과금 유저들이 재화를 사용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
거래소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엔드 콘텐츠'의 효과로 인해 거래되는 아이템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해서 수요와 공급이 순환할 수 있도록, 저렴한 아이템 거래의 재미를 제공할 예정이다.
끝으로 게임 플레이 최적화를 위해 두 가지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먼저, 파티를 맺어 플레이하면 경험치가 추가되는 시스템이다. 함께 플레이하는 재미는 물론, 보다 효율적인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또 다른 시스템 방치 모드는 개편하여 게임에 접속하지 않는 동안에도 캐릭터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일상과 게임 플레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히트: 더 월드'는 국내 버전과는 다르게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했다. 현지화란 단순히 게임 내 언어를 해당 국가의 언어로 바꿈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해당 국가의 유저가 제시한 의견을 귀담아듣고, 이를 게임에 적용해 그들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올바른 현지화라 할 수 있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