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에서 서비스하는 팀 기반 슈팅 게임 '오버워치 2'가 오는 2월에 시작할 시즌 9에서 대격변을 예고했다.
블리자드는 지난 1월 12일, 개발자 노트 성격의 '디렉터의 견해: 우리의 개발 가치관 1부'라는 게시물을 공개했다. 해당 게시물은 '오버워치 2' 팀을 이끄는 아론 켈러 디렉터가 작성했다.
그는 '오버워치 2'에서 여러 유저가 팀으로 협력해 각 영웅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전략적 플레이로 팀워크가 발휘될 때 성취감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결속력을 가진 팀이 아닐 경우, 플레이어들은 개별적으로 움직여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사진> 오버워치 2 |
이를 개선하고자 2월 중순에 시작하는 시즌 9에서 게임플레이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전투 중 입은 피해를 줄이고자 돌격과 공격 영웅에게 지원 영웅의 도움 없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패시브 능력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쉽게 말해 현재 '오버워치 2'에서 지원 영웅만 가지고 있는 자가 치유 능력을 돌격과 공격 영웅에게도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지원 영웅의 자가 치유 능력과는 조정된 버전, 즉 회복률 속도를 조금 느리게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하향 조정해 차별화를 둘 것으로 보인다.
아론 켈러는 이런 변화를 통해 여러 유저가 체력을 유지하는데 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지원 영웅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란 긍정적인 이유를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에는 250개가 넘는 유저 의견이 접수됐으며,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유저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사진> 오버워치 2 공식 홈페이지 |
'오버워치 2'와 같이 역할 분담이 뚜렷한 팀 기반 슈팅 게임에서 모든 포지션에 자가 치유 패시브를 부여할 경우 장단점이 명확하다. 하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오버워치 2'는 전작의 6대 6 매치에서 5대 5 매치로 바뀌면서, 기본적으로 돌격 1명, 공격 2명, 지원 2명의 구조를 갖추게 됐다. 자가 치유가 모든 포지션에 적용될 경우 지원 영웅의 포지션은 그만큼 애매해지고, 팀원의 체력을 회복할 기회가 적어지면서 고질적으로 낮은 공격 능력이 더 부각될 수 밖에 없다.
또한, 현재 일반전 및 경쟁전에서 지원 영웅의 픽률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그런데, 자가 치유가 적용될 경우 지원 영웅의 픽률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돌격이나 공격 영웅을 해도 자동으로 체력이 회복되는데 굳이 지원 영웅으로 게임을 플레이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포지션 구분이 없는 자유게임에서는 지원 영웅을 찾아보기조차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전과 경쟁전 모두에서 지원 영웅은 인기가 없다 |
많은 유저는 팀 기반 게임에서 주연을 하고 싶지, 조연을 하고 싶은 유저는 많지 않다. 그중에서 다수의 킬 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전체적으로 공격 영웅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며, 여기에 자가 치유는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울러 지원 영웅이 팀 내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알 수 있는 척도인 치유량의 의미도 무색해질 수 있다.
지원 영웅은 주로 치유량으로 능력을 평가받는다 |
이처럼 여러 요인으로 인해 돌격과 공격 영웅에게 부여할 자가 치유 패시브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개발자 노트는 향후 업데이트되거나, 개선될 항목을 미리 유저들에게 알리는 용도로 활용된다.
따라서, 아론 켈러 디렉터가 강조한 자가 치유 패시브는 큰 반대에 부딪히지 않는 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든 유저가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되어야 잘못된 업데이트로 인한 유저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