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지막 날을 앞두고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로 포켓몬스터의 새로운 이야기, '포켓몬 컨시어지'가 공개됐다. 시리즈 형태의 영상 콘텐츠인 '포켓몬 컨시어지'는 총 4화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IP 확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 애니메이션의 확장판 격인 극장용 영화부터, 신작 게임을 홍보를 위한 이벤트와 뮤지컬을 비롯해, 이제는 성인이 된 팬들을 대상으로 만든 심오한 CG 영화까지, 부단히 다양한 측면을 이야기하고 그 세계를 넓혀 왔다.
이번에 공개된 '포켓몬 컨시어지'는 포켓몬과 트레이너 모두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포켓몬 리조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다. 주인공 하루는 힘겹게 다가오는 일상들을 뒤로하고 포켓몬 리조트에서 컨시어지로 새출발을 결심하게 되고, 이후 리조트 내에 벌어지는 행복한 에피소드들을 영상은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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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넷플릭스 |
'포켓몬 컨시어지'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기존 포켓몬 IP 확장에 사용되어 온 카툰풍, 혹은 풀 CG 영상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등장인물들은 정교하고 포켓몬들은 표정부터 성향, 피부까지 기존 설정을 잘 따르고 있다.
최근의 해외 영상 매체에서 유행하는 정치적 올바름 이슈로 인해 '포켓몬 컨시어지'에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였다. 네 편의 짧은 에피소드는 힐링물 그 자체다. 최근 자극적인 스토리와 영상들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포켓몬 컨시어지'는 역으로 정통 힐링물을 선보이면서 더 큰 주목을 끌어냈다.
'포켓몬 컨시어지'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은 네 편의 짧은 시리즈 중 다툼과 경쟁은 물론, 포켓몬 IP를 대표할 수 있는 트레이너 간 포켓몬 배틀 장면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 많은 포켓몬 관련 영상물들은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넣기 위해 무리하고, 또 스토리의 비중을 낮추거나 완성도를 떨어뜨리면서 제작을 이어왔다. 하지만 '포켓몬 컨시어지'는 정반대로 이야기와 힐링에 집중하면서, 마음의 안정과 행복을 위한 새로운 포켓몬 세상을 만들어냈다.
모두가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 배틀과 포획, 대결, 수집에 집중했다면 '포켓몬 컨시어지'는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마치 포켓몬 리조트에 있는 휴식을 제공 한다. 잠시 치열하고 분주한 포켓몬 세계를 떠나 한 번쯤 주변을 돌아보고 휴식을 취하거나, 자신을 보살피는 것을 권장하는 것이 '포켓몬 컨시어지'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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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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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넷플릭스 |
확실히 '포켓몬 컨시어지'는 저연령층 대상으로 만들어진 시리즈다. 하지만 성인은 물론 기존 포켓몬 팬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만한 감정선과 포켓몬들과의 교감, 심리적으로 성장하는 주인공 등의 표현으로 충분히 기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포켓몬 컨시어지'를 접하게 되면 무리하게 IP 사업을 확장하고, 본작마저 무너지게 만드는 기타 유명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떠올리게 만든다. '포켓몬 컨시어지'를 만든 제작사는 자신들이 어떤 이야기를 선보여야 유저들과 포켓몬 팬들이 좋아하고, 여전한 사랑을 보내줄 수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문득 주인공 하루가 포켓몬 리조트 컨시어지 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자, 동료인 아리사가 무리하지 말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라고 남긴 말이 떠오른다. 포켓몬 시리즈는 '포켓몬 컨시어지'를 통해 확실히 잘 할 수 있는, 팬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남기는데 성공했다.
만약 당신이 포켓몬의 팬이라면, 혹은 지친 일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컨시어지 하루와 행복한 고라파덕이 함께 하는 '포켓몬 컨시어지'의 세계에 잠시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김지만 기자 kda@gamev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