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신규 콘텐츠를 대거 도입하며, 소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PvE 콘텐츠인 디펜스 모드 세이브 더 월드로 시작해 PvP 콘텐츠 배틀로얄로 인기에 정점을 찍었다.
또한, 올 초에 공개한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를 통해 UGC 플랫폼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줬다.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 이전에 유사한 성격의 '포크리(포트나이트 크리에이티브)'로 완성도 높은 맵 에디터를 선보였는데,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는 여기서 한 단계 더 진보해 언리얼 엔진의 여러 툴과 기능을 살려 극찬받았다.
최근에는 '레고 포트나이트'와 '로켓 레이싱', '포트나이트 페스티벌' 등 포트나이트 유니버스를 확장할 신규 콘텐츠를 다수 선보였다. 특히, '레고 포트나이트'는 출시와 함께 동시 접속자 200만 명을 돌파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레고는 자체적으로 다수의 게임이 출시됐고, 여러 게임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덕분에 '포트나이트'와의 조합도 어색하지 않고, 에픽이 꿈꾸는 소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레고 포트나이트'는 샌드박스 모드와 생존 모드로 나뉜다. 똑같이 레고의 세상에서 펼쳐지지만, 모드의 성격에 따라 각자 독자적인 재미와 특징을 갖추고 있다.
■ 무한의 자유도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샌드박스 모드
샌드박스는 자원 제약 없이 자유롭게 창작의 나래를 펼치는 건설 모드다. 샌드박스 게임으로 너무도 유명한 '마인 크래프트'를 접해봤다면 '레고 포트나이트'의 샌드박스 모드를 시작할 때 별다른 설명 없이 빠른 적응이 가능하다. 자원의 제약이 없는 것 외에 만들 수 있는 오브젝트들도 모두 오픈되어 있다.
'레고 포트나이트'를 시작한다면 생존보다는 샌드박스를 먼저 플레이하길 추천한다. 미리 준비된 다양한 오브젝트를 만들 수 있어, 레고에서 강조하는 조립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궁전이나 저택도 마치 어린이에게 알려주듯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만들어 나간다.
'레고 포트나이트'는 12세 이용가지만, 더 어린 연령층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정도로 조립의 난도가 낮다. 이미 구현된 오브젝트 건설을 기준으로 직접 해야 하는 것은 정해진 브릭을 선택하고, 지정된 위치에 놓는 것뿐이다. 브릭의 위치도 손쉽게 지정해 줘 저연령층을 배려했으며, 디테일한 복잡함은 버리고 간소화를 택했다.
이미 구현된 오브젝트는 창의성을 발휘할 도구이자 참고용에 불과하다. 직접 바닥에 브릭을 깔고, 지지대를 세우며, 벽면과 지붕으로 집을 완성하는 건설의 기초를 알려준다. 집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알려줄 정도니 교육용 콘텐츠로 봐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이렇게 오브젝트를 완성한 후에는 직접 상상력을 발휘해 여러 가지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
'레고 포트나이트'는 언리얼 엔진 5로 제작되어 배경 효과를 비롯해 레고 브릭의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묘사됐다. '마인 크래프트'의 도트와 각진 모습에 투박함을 느꼈다면, '레고 포트나이트'는 섬세하게 구현된 자연환경에 레고 브릭이 더해진 느낌으로 실제 레고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충실히 재현했다.
■ 서바이벌 모드의 재미, 생존 모드
생존 모드는 서바이벌 게임의 룰이 다수 적용됐다. 생존을 위한 채집, 건설, 사냥 등 여러 요소가 더해졌다. 샌드박스가 모드의 성격상 긴장감을 철저히 배제했다면, 생존 모드는 다양한 주변 환경의 변화가 적절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공격적인 크리쳐의 등장 유무, 배고픔, 온도 변화 등 여러 생존 요소는 최초 시작하기 전에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참고로 이런 요소들은 샌드박스에서도 최초 시작 시 설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보다 넉넉한 자원에서 생존 모드의 긴장감을 즐기고 싶다면 샌드박스에서 원하는 생존 요소만 켜서 플레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레고 포트나이트'는 날씨와 시간의 개념이 구현됐다. 해가 뜨고 사라짐에 따른 시간 변화는 현실적이고,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씨는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밤이 되면 거처 주변으로 적들이 몰려오는데, 간혹 비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렵다.
게다가 비가 올 때는 낮은 기온 효과까지 더해져 추위로 인해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거처에서 멀리 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물론, 밤에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명을 배치하거나 횃불을 들고 다니는 것이 가능하고, 꾸준히 먹을 것을 통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거처가 발전하면 NPC들이 찾아온다. 이들이 지낼 만한 충분한 거처의 성장과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침대만 있다면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들에게는 거처의 발전을 위해 재료를 가공하거나 탐험 등 여러 임무를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고, 함께 대동하며 사냥이나 자원 수집을 나설 수도 있다.
돌발적인 여러 이벤트도 생존 외의 재미를 추구한다. 게임 중에 형형색색의 빛나는 형체를 따라가 봤더니 자원이 가득한 상자로 안내해 주거나, 도적들의 거처를 발견해 서로 대립각을 세우기도 한다.
동굴에서의 던전 탐험과 거대한 크리쳐는 흡사 MMORPG의 느낌까지 제공한다. 여러 위험에도 불구하고, 생존 모드에서는 사망해도 게임이 종료되지는 않는다. 전투 중 사망했다면 부활해 사망 지점까지 이동하여 소지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플레이를 이어 나갈 수 있어 게임오버에 대한 두려움은 적다.
생존과 샌드박스, 두 가지 모드 공통으로 건설 중인 오브젝트를 취소하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예컨대 상상력을 발휘해 집을 지을 때 브릭을 잘못 배치했다면 이를 회수할 방법은 부수는 것 말고는 없는 셈이다. 강제적으로 '레고 포트나이트'에서 지원하는 오브젝트만 만들라는 강요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실에서 브릭은 잘못 조립하면 다시 회수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UI를 최대한 깔끔하게 보이려 했는지 미니맵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아쉽다. '레고 포트나이트'의 맵은 기존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섬의 19배 크기에 달하는 94제곱킬로미터의 크기를 자랑한다. 거처가 발전하고, 더 많은 콘텐츠를 체험하려면 멀리 나가야 한다. 이는 거처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맵을 여는 일은 번거롭게 다가온다.
'포트나이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신규 콘텐츠와 모드로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해 왔다. '레고 포트나이트' 또한 단순히 레고와의 콜라보레이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소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에픽게임즈의 각오를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포트나이트'가 펼칠 소셜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는 과연 무엇일지 기대된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