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G: 배틀그라운드'에서 파생된 배틀로얄은 기존의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색다른 재미를 창출해 냈다. 여러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후의 1인 혹은 최후의 팀이 됐을 때 느끼는 희열 덕분에 배틀로얄은 반복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아닌 매번 색다른 플레이로 재미를 더한다.
디자드의 신작 '아수라장'은 배틀로얄 방식에 난투 액션을 조합한 작품이다. 배틀로얄과 액션을 결합한 작품은 이미 시장에 다수의 작품이 서비스 중인 상태다.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을 비롯해 5민랩의 '스매시 레전드'가 있다. 내년에는 엔씨소프트의 '배틀크러쉬'가 참전한다.
이렇게 막강한 타이틀이 즐비했지만, 이미 시장을 확실히 주름잡은 작품이 없기에 도전자가 아닌 모두가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 배틀로얄의 기본에 충실하다
'아수라장'은 난투형 액션에 배틀로얄을 더했다. 최대 3명이 한 팀을 맺게 되며, 한 게임에 참여 가능한 인원은 33명. 즉, 11개 팀이 최후의 팀이 되고자 치열한 난투 액션을 펼친다.
게임에 참가하면 넓은 맵을 기준으로 착륙 지점을 선택하게 된다. 좋은 장비의 위치가 이미 표기되기에 착륙 지점 선택부터 고민스럽게 만든다. 좋은 장비로 게임을 편하게 시작할 수 있지만, 당연히 노리는 유저들이 많아 해당 지점에서는 시작부터 난전이 펼쳐질 것이 뻔하다. 반면, 장기전을 고려하여 주요 스팟이 아닌 지점에서 안전하게 시작한다는 무난한 선택지도 있다.
좋은 아이템을 시작부터 가져갈 수 있지만, 시작하자마자 게임종료 될 수도 있다 |
착륙 지점을 정한 뒤에는 별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연출과 함께 실제 게임화면으로 바뀌어 세세한 착륙 위치를 지정하게 된다. 이때 다른 유저들의 착륙 위치도 육안으로 표기되기에 맵에서 좋은 장비가 있는 위치를 선택했다면, 주변에 착륙 지점을 고심하는 여러 유저들의 움직임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시작부터 치열한 자리 공방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붉은색, 푸른색, 파란색 광선이 착륙하려는 유저들이다 |
게임이 시작되면 장비 및 소모품의 파밍과 전투가 반복된다. 현재 소지한 장비와 같은 장비를 획득하면 자동으로 강화가 된다. 현재 소지한 장비보다 좋고 나쁜지는 화살표를 통해 직관적으로 표기해 장비 파밍에 할애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또한, 배틀로얄 방식을 가져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기장이 점점 좁아지면서 활동 구간도 좁아진다. 게임이 펼쳐지는 장소는 공중에 뜬 일종의 섬이다. 자기장 밖에 위치하면 체력이 계속 소모되는 방식이 아닌 아예 자기장 밖의 지역이 붕괴하여 그대로 탈락한다.
이처럼 시간에 지남에 따라 맵이 점점 축소되어 게임이 장시간 길어질 우려가 없으며, 대부분 10분에서 15분이면 한 게임이 끝난다.
땅이 꺼지는 상황에서 살려면 반복 점프밖에 없다 |
■ 전투의 공방을 살린 기력 관리
난투형 액션과 배틀로얄이 결합한 대부분의 게임은 전반적인 시스템이 대부분 비슷하다. 차별화를 두는 요소는 전투로서, 여기에는 캐릭터의 개성과 전투 판정 등 복합적인 요소가 다양하게 포함된다.
특히, 다수의 유저가 함께 참여하는 양상으로 인해 상황에 따라 1 대 다수의 전투가 될 수 있고, 편이 없는 각자의 싸움이 펼쳐지기도 한다. 즉, 다양한 전투 상황이 발생하는데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적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회피와 여러 공격 패턴 등 전투의 기반을 이루는 요소가 탄탄하게 구성되어야 납득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아수라장'은 간결한 조작 체계와 기력을 도입해 전략적으로 전투를 풀어나가게 된다. 캐릭터의 모든 액션에는 기력이 소모된다. 기본기, 특수기, 고유기, 궁극기는 물론이고 점프와 회피에도 기력이 소모된다. 이동을 제외한 모든 액션에 기력이 소모된다고 할 수 있으며, 소모된 기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동으로 회복된다.
전투는 어쩌면 기력 관리 싸움일지도... |
그래서, 2대 1과 같이 수적으로 우세하지 않은 1대 1의 동등한 상황에서는 유저의 피지컬적인 능력을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붓기란 힘들다. 연이은 공격에 기력이 대부분 소진되기에 추가 공격을 펼치기 위해서는 기력을 회복하는 소모품을 사용하거나 회복할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덕분에 전투의 흐름에서 언제든 역전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 상대가 공격에 치중해 기력을 모두 소모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펼쳐진다. 이때 반격을 노리거나 남아있는 기력으로 회피를 사용해 전장을 이탈하는 것도 기력을 활용한 전략이다.
기력 관리 외에 캐릭터 기술의 이해도도 중요하다 |
■ 외형과 기술로 차별화를 둔 캐릭터
현재 공개된 캐릭터는 총 8명으로서, 근거리와 원거리로 분류된다. 근거리라도 모든 기술이 근거리로 구성된 것은 아니며, 점프와 공격 버튼의 조합에 따라 원거리 공격이 가능해 공격 방식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맵이 넓어 원거리가 우세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앞서 말했듯 기력이 존재해 긴 리치를 제외하고 원거리가 특별히 우세하다고는 할 수 없는 구조다.
여성과 로봇, 격투가 등 캐릭터 구성이 다채롭다 |
오히려 대부분의 난투 액션이 그렇듯 캐릭터의 기술 이해도가 중요한 요소다. 근거리와 원거리 캐릭터 모두 기본기를 연속으로 사용하면 콤보가 발동된다. 콤보 중에 공격을 멈추거나 회피로 강제 캔슬이 가능하고, 점프 후에는 기본기나 특수기를 사용해 공중에서도 저마다의 공격이 가능하다. 즉, 버튼을 조합해 여러 공격이 파생되어 액션의 폭이 상당히 넓다.
덕분에 게임은 쿼터뷰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전체적인 전투의 패턴이 마치 대전 격투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상대의 공격을 회피나 방향 전환으로 피할 수 있고, 기본기로 콤보를 넣는 등 공간의 제약이 없는 링 위에서 서로 격렬하게 공방을 주고받는 느낌이 강하다.
모든 땅이 붕괴된 마지막 순간이 되면 각자의 전투 능력으로 승패가 좌우된다 |
여기에 고유기로 잡기 능력이 있는 캐릭터를 비롯해 적의 공격을 튕겨내 패링을 사용하는 캐릭터 등 각 캐릭터의 기술 자체가 모두 다르게 설정됐다. 비슷한 유형의 캐릭터를 보기 힘들 정도로 외형은 물론이고 기술 자체가 모두 달라 다양한 캐릭터를 사용하는 재미도 상당히 크다.
■ 재미를 더해주는 변수
'아수라장'은 여러 가지 변수가 재미를 더해줌과 동시에 승패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어 준다. 애초에 팀전 자체가 변수로서, 묻어가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소모품은 기본적으로 전투 후 소모된 체력을 회복하는 용도로서 만두나 과일 등이 존재한다. 재미있는 소모품으로는 회피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점멸과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켜 주는 장치가 존재한다. 캐릭터를 맵에 존재하는 오브젝트로 바꿔주는 위장형 소모품도 존재하는 등 기발한 소모품도 인상적이다.
윤회의 돌림판에서 사망한 팀원을 살릴 수 있다 |
사망한 팀원의 영혼을 가지고, 윤회의 돌림판으로 가져가면 일정 시간 후 팀원을 부활시킬 수 있다. 부활한 팀원은 장비 및 소모품이 아무것도 없기에 다시 파밍을 해야 하지만, 팀전에서 팀원의 부활은 승리 가능성을 충분히 높여주는 부분이다.
그 밖에 부쉬에 숨어 적의 시야에서 사라지거나 과일나무를 공격하면 과일이 떨어져 체력 회복 용도로 사용하는 등 자잘한 재미 요소가 숨어있다.
과일나무에서 떨어진 과일로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
■ '아수라장'의 아쉬운 부분들
아카샤는 일종의 패시브 스킬로서, 캐릭터 공통으로 추가 능력치를 부여하는 기능이다. 게임 내에서가 아닌 밖에서 미리 착용하는 카드 시스템이다. 아카샤 카드는 성장 개념이 존재하고, 같은 등급의 카드로 승급도 가능하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아카샤의 특징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예컨대 10% 기본기 기력 소모 감소와 10% 회피 기력 소모 감소의 아카샤 카드는 장착해도 체감이 크게 와닿지 못했다. 물론, 더 높은 등급에서는 체감할 수 있는 폭이 커지겠지만 아카샤의 등급별 카드에 따른 능력치 부여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아카샤 카드는 캐릭터의 능력치를 향상하는 효과만 있다. 하지만, 기력의 소모를 비약적으로 줄여 주는 대신 공격력이 일정 부분 감소하는 등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능력치 구성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를 통해 플레이의 다양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같은 캐릭터라도 여러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다. 무엇보다 고급 아카샤 카드를 얻는 시점이 게임에 좀 익숙한 상태이기에, 신규 유저와 이미 게임에 익숙한 유저와의 갭을 더 멀어질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아카샤를 통해 플레이 스타일의 다양성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 |
배틀로얄 팀전은 최대 3명이 한 팀을 맺는데, 2명 혹은 팀 없이 개인으로 매칭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아마도 1차 CBT로서 테스트를 위한 충분한 인원이 모이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으로 추측되는데, 봇을 추가해 인원을 맞추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초심자를 위한 봇전이나 튜토리얼 추가도 필요하다. 현재는 훈련장에서 자유롭게 캐릭터를 선택하는 자유 연습 정도만 가능하다. 더미로 봇을 추가할 수 있지만 허수아비처럼 생성만 될 뿐 AI 부분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적이 펼치는 공격을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연습은 불가능하다.
훈련장을 다듬어 신규 유저의 적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
팀과의 의사소통 방식은 아직 핑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핑은 중요 장비나 소모품을 못 보고 지나쳤거나 이동하고자 하는 위치를 정할 때 주로 사용됐다. 공격이나 후퇴 정도만 추가되어도 굳이 채팅까지 할 필요 없이 팀원과의 적절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수라장'은 이제 막 1차 CBT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 시스템은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다양한 기술을 동반해 매번 색다른 전투 방식이 연출되어 플레이할수록 자신감이 붙는다.
특히, 탄탄한 전투 시스템 덕분에 전투를 통해 내 손으로 직접 승리를 거머쥐었을 때의 쾌감이 상당히 크다. 다른 난투형 배틀로얄 게임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게임성으로 이후의 행보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장용권 기자 mir@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