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최종 우승팀에 등극했다. 7년 만에 되찾은 왕자다. 우승 기록은 4회로 늘었다.
T1은 올해 우여곡절을 겪었다. ‘페이커’ 이상혁이 부상으로 빠져 연패를 달렸고, 주전 멤버 기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런 시련이 팀워크를 더 단단하게 만든 것일까. 롤드컵에서 보여준 행보는 그야말로 최강팀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사진> 왼쪽부터 T1 '오너' 문현준, '페이커' 이상혁',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 |
T1은 16강부터 8강까지 LPL 소속 네 팀을 모두 쓰러뜨렸다. 사실상 결승전이라 평가받은 징동 게이밍(JDG)과 4강전을 세트 스코어 3대1로 승리했다. 결승전에서는 웨이보 게이밍(WBG)까지 3대0으로 물리치며 T1 왕조가 건재함을 알렸다.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제우스다. 모든 세트에서 강력한 압박과 주도적인 플레이를 이끌었다. 이에 결승전 MVP로 뽑히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그는 “작년부터 많은 일이 벌어졌다. 롤드컵 우승 한 번으로 모두 보답 받은 기분이다. 많은 관중 앞에서 떨지 않고 잘한 것 같아 다행이다”라며 “내년에는 더 강해진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오늘까지만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선수)라는 기분을 즐기고, 내일부터 다시 도전자로 돌아가겠다”라고 말했다.
<사진> T1 '제우스' 최우제 |
Q : 경기를 마친 소감은.
오너 : 3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꿈의 무대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꿈이었는데 오늘 이뤘다. 너무 좋다. 이 멤버로 우승하고 싶었고, (올해에) 트로피를 가져온 것만으로 만족한다. T1은 잘하는 팀이라고 믿고 경기를 즐겼다.
페이커 : 승패보다는 많은 분에게 즐거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팀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다. 오늘 경기를 경험으로 삼아 더 배우고 발전하겠다. 너무 오랜만이라 우승했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구마유시 : 오늘 플레이를 잘 못했다. 팀원들이 잘해줬다. 선수단과 멤버들에게 감사하다.
케리아 : 우승했을 때 결과보다는 지금까지 준비해온 과정이 생각났다.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기쁘기도 하고 기분이 좋다. 며칠 동안만 좋아하고, 곧 시작되는 스프링 시즌 준비를 시작하겠다. T1 팬분들이 항상 기쁠 수 있게 가장 높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Q : (페이커에게)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낸 것 같다.
페이커 : 올해는 운이 좋았다. 준비하는 동안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우승이란 결과로 찾아온 것 같다. 우승할 기회를 준 팀원들, 많은 팬분들, 상대 팀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Q : 우승 스킨은 어떤 챔피언을 선택할 것인가.
오너 : 리신이다. 그런데 스킨이 너무 많은 챔피언이라 될지 모르겠다.
페이커 : 많은 분이 원하는 챔피언을 고르고 싶다.
케리아 : 럭스를 고르고 싶은데, 경기에서 한 번도 못했다(웃음).
Q : (오너에게) 서머 시즌 때 부진했다. 롤드컵에서 경기력을 되찾았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오너 : 스포츠 자체가 그런 것 같다. 못할 때도 있고 잘할 때도 있다. 못할 때 더 열심히 연습하고, 포기하지 않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Q : (페이커에게) 평소에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경기력이 좋은 비결이 이런 마음가짐인건가.
페이커 : 항상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경기를 하는 게 즐겁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
Q : (케리아에게) 지난해의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케리아 :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고 싶다.
Q : (오너에게) 결승전에서 리신을 두 번 사용했다.
오너 : 리신이 이번 메타에서 월등히 좋은 챔피언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사용자에 따라 1티어가 될 수 있는 챔피언인 것 같아 선택했다.
Q : (제우스에게) 아트록스를 상대로 그웬을 꺼냈다. 지난해에는 결과가 좋지 못했는데.
제우스 : 작년에는 아트록스와 그웬 구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올해는 연습도 많이 했고, 이해도가 높아져 이길 수 있었다.
Q : (페이커에게) 오랫동안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게 있을까.
페이커 : 항상 발전하려는 자세다. 그러기 위해서는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Q : (톰에게) 밴픽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
톰 : 바쁜 일정이 이어졌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노력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밴팩은 매일 연습하며 선수들과 수정했다.
Q : (제우스, 구마유시, 케리아에게) 내년 계획은 세웠나.
제우스 : 아직 롤드컵 우승도 실감 나지 않는다. 당장은 우승해서 기분이 좋다. 미래의 일은 천천히 생각하겠다.
구마유시 : 롤드컵 전에 우승공략을 걸었다. 그것부터 해야 한다(웃음). T1과 재계약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겠다.
케리아 : 경기를 준비하느라 아직 대화를 못해봤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계속 대화를 나눌 생각이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