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RPG 금강선 CCO가 16일 지스타 2023 현장에서 개최된 GCON의 키노트 세션 연사를 맡아 '로스트아크 12년 간의 개발 비화'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2011년도, 금강선 CCO는 '누구 한 사람만이라도 좋으니 그 사람의 인생 게임이 되자'는 마인드로 '로스트아크'의 개발을 시작했다. 첫 작업은 하이컨셉과 세계관을 잡는 것이었다.
스마일게이트RPG 금강선 CCO |
세계관 구상 단계에서는 특이하게도 게임의 기능성을 먼저 생각했다. 온라인 게임인만큼, 다양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 모일테고 서비스 기간도 길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아울러, 디자이너들의 제한이 없는 세계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실제로 현재 게임 내에 경운기까지 등장하는 등 제한 없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당시, '로스트아크'의 하이컨셉은 '쿼터뷰 놀이의 블록버스터화'였다. 쿼터뷰 게임은 제작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카메라 조작이 불필요하고 기믹 처리가 용이하다는 장점 등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세계관과 하이컨셉이 구체화된 이후, 내부 첫 PT를 5개월 동안 구상하여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했다. 텍스트만으로 설득하긴 어렵다는 판단 하에 200페이지 가량의 프레젠테이션 속 애니메이션을 가득 담아냈다. 이런 노력 덕에 2011년 9월 프로젝트T가 정식으로 승인되어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이후 2014년도까지는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금강선 CCO 본인의 다양한 생각을 정리한 키워드 문서를 제작해 게임의 컴포넌트를 쉽게 확인하도록 했다. 워드로 글을 쓰면 가독성이 떨어지기에 이미지를 많이 추가한 웹 형식의 세계관 문서를 제작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제작진들의 세계관 이해도가 굉장히 높아졌으며, 실제로 지금까지도 소위 '설정 충돌'이 안 일어나는 편이다.
게임 개발이 늦어지면 레임덕이 찾아오고 리더십이 흔들린다. 이때 금강선 CCO는 도박을 던졌다. 2014년 지스타에 프로젝트T를 돌연 출품하기로 결정했다. 대중들의 호응 같은 성취가 동반되야 개발자들에게 동기부여가 이루어질 거라 판단한 것이다.
해당 시도는 실제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이후 레임덕은 사라지고 개발 속도에 불이 붙었다. 3번의 CBT를 거친 뒤, 이윽고 2018년 11월 7일 프로젝트T는 로스트아크라는 이름으로 오픈베타를 시작했다.
오픈베타 당시 동접 35만 명, 게임대상 6관왕 등 승승장구를 하는 것 같았지만, 내부 지표는 위기를 암시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시즌1은 빠른 추락을 경험하고 말았다. 대기열 문제, 미숙한 운영, 엔드 콘텐츠의 부재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
이에 금강선 CCO는 빠르게 실패를 인정하고 시즌2를 준비했다. 시즌1의 실패를 바탕으로 197페이지의 비전 문서를 만들어 사내에 공유했다. 이때부터 '로스트아크'를 상징할만한 엔드 콘텐츠 '군단장 레이드'를 준비했다.
개발에 착수한 뒤, 군단장 레이드는 탑다운 방식과 바텀업 방식으로 개발할 부분이 나뉘었다. 군단장의 정체성, 방향성 등은 탑다운 방식으로 확고히 정하고 갔으며, 실무진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텀업 방식으로 가지고 갔다.
바텀업으로 개발한 콘텐츠는 완성도가 높아진다. 개발자의 의견이 반영된 만큼, 개발자 개인의 애정이 높아지고 개발에 열정적으로 임하게 되는 덕이다. 실제로 쿠크세이튼 레이드의 경우, 원화팀장이 팝업북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남다른 속도로 개발을 마쳤다.
여러 노력 끝에 군단장 레이드가 나오고, 시즌2부터 '로스트아크'는 재도약에 성공했다. 11월 14일 기준으로 로스트아크는 하루 123만명이 접속하는 게임으로 성장했으며, 중국에서도 온라인 게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금강선 CCO는 강연 말미에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유저와의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며, 글을 잘 쓰는 것 보다는 진정한 마음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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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현 기자 press@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