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의 거짓’이 네오위즈를 대표하는 IP로 떠올랐다. 서구권 시장에 네오위즈와 개발팀 라운드8스튜디오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추가 콘텐츠(이하 DLC)와 차기작 개발은 이미 시작됐다.
싱글 게임 ‘P의 거짓’은 액션과 어드벤처 요소를 결합한 소울라이크 신작이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글로벌 인지도가 충분한 장르다. 높은 난이도와 독창적인 세계관이 특징으로 꼽힌다. 대표작은 프롬소프트웨어 ‘다크소울’ 시리즈다. 절묘한 레벨 디자인과 탐험의 재미를 인정받아 새로운 장르로 인정받았다.
‘P의 거짓’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소울라이크 장르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유기적으로 얽힌 맵 디자인과 단순함에도 즐거운 전투가 호평받았다. 엔딩을 본 뒤에 게임을 다시 시작하면 육성 요소가 늘어나는 회차(뉴 게임 플러스, NG+) 요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소울라이크 장르는 본가 프롬소프트웨어 게임을 빼면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다. 많은 게임사가 독특한 아이디어를 더한 신작을 내놨지만 시장 평가는 좋지 않았다. 유기적인 맵 디자인,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전투가 문제로 꼽혔다. 흔히 말하는 플레이 경험(UX)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반면, ‘P의 거짓’은 복합적인 요소로 만들어낸 재미를 인정받았다.
네오위즈가 ‘P의 거짓’으로 얻은 건 많다. 먼저 판매량이다. 지난 10월 17일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넘겼다. 싱글플레이 기반 패키지게임으로 거둔 쾌거다. 유지보수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패키지게임 특성상 앞으로 거둘 매출 대부분이 순수익으로 집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스타 2022 일반 전시관(BTC) 현장에 마련된 체험존 전경 |
패키지 및 콘솔 시장에서 주목받은 게임은 출시 이후 몇 년간 꾸준히 판매된다. 앞서 밀리언셀러 타이틀에 등극한 ‘스컬’도 100만장을 파는 데 약 1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여기에 판매량이 크게 뛰어오르는 할인 혜택이 적절히 맞물리면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효자상품이 될 수 있다. 패키지게임 특성상 역시 실적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풀이된다.
변수는 콘텐츠 보강과 할인 혜택 제공이다. 유지보수 이슈가 적은 패키지게임이라도 밸런스 패치나 버그 수정 등 소소한 관리는 필요하다. ‘P의 거짓’은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네오위즈 라운드8스튜디오 최지원 디렉터는 지난 1일, 개발자 편지로 무기 밸런스 조정 계획과 DLC, 관련 상품(굿즈) 제작 계획 등을 공유했다. 이 중 DLC가 어떤 형태로 제작될지 단서가 제공돼 국내외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 네오위즈 라운드8스튜디오 최지원 디렉터 |
서구 시장에 네오위즈와 라운드8스튜디오의 이름을 각인한 것도 훌륭한 성과다. 북미, 유럽,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판매량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게임성과 완성도도 호평이다. 총 1만 1,659명이 참여한 스팀 평가 중 89%가 긍정적(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해외 전문가도 전투 시스템과 디자인을 호평하며 개발팀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이름도 몰랐던 한국 게임업체가 대작(AAA급)을 쏟아낸 서구권 개발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극찬했다. 차기작에 대한 신뢰를 얻은 건 덤이다.
IP 확장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P의 거짓’ 엔딩에는 빨간 구두와 도로시라는 고유 명사가 쓰였다. 고전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키워드다. 잔혹동화를 소울라이크와 접목해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작으로 쓸 소재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세계관은 다양한 게임과 상품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P의 거짓’은 분명 첫술에 배부를 만한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있다. 전반적인 경험과 진행 방식, 맵 디자인의 구성이 본가 소울라이크를 따라간다. 일부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근본적인 이유다. 앞으로 확장될 DLC와 차기작에는 이 게임이 아니면 즐길 수 없는 독창성있는 시스템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P의 거짓’은 다양성을 추구해온 네오위즈 행보에 정점을 찍은 타이틀이다. 게임을 간접적으로 소비하는 방치형 RPG의 시대에 게임패드를 잡고 즐기는 재미를 일깨워준 타이틀이다. 중요한 건 새로운 IP의 행보가 이제 시작됐다는 점이다. 새로운 흥행 동력을 얻은 네오위즈가 어떤 식으로 눈덩이를 굴릴지 기대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