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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옆집은 뛰는데…정부 입장에 뒤처지는 韓 블록체인

기사승인 2023.09.01  17: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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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은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아주 생소했지만, 이제는 글로벌에서 대세가 된 기술이다. 그러면서 여러 나라에서 이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 국가들 중에서는 한국도 있었고, 그 기술은 상위권에 도달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국내 여러 IT 기업이 있었고 게임사 중에서도 여러 곳이 뛰어들었다. 그중 위메이드를 제외하고는 중간에 포기했었고, 그 결과 위메이드는 국내 블록체인 게임사 중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컴투스그룹과 넷마블, 네오위즈 등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 도달하는데 있어 정부의 역할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적으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산업임에도 정부의 입장은 장려가 아닌 규제에 가까운 상황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P2E 게임의 서비스가 불가능한 몇 개의 국가 중 하나로 남아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정부가 보여온 행동과 입장은 그야말로 거대한 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오죽하면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가 올 초 발표한 신년사의 제목이 ‘우공이산’ (愚公移山)일까. 그간 위메이드가 겪고 당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아주 공감가는 사자성어다.

그런데, 가깝지만 먼 나라인 일본도 처음에는 한국 정부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일본 정부의 기조는 바뀌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생태계 확대와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적극 지원에 나선 것이다.

그 변화의 기조에 정점을 보여주는 부분이 바로 지난 7월에 일본에서 열린 블록체인 행사들이었다. 정부 인사 중 최고 권력자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 행사들에 적극 참여한 것이다. ‘IVS 크립토 2023 도쿄’ 행사에서는 기조 연설을 진행했고, 웹엑스 컨퍼런스에서는 화상 연설을 진행했다.

물론 참석은 하지 않고 온라인 형태로 진행했지만 인사말만 건네는 수준이 아니었고, 정부의 블록체인 정책을 강하게 어필하면서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이용자 보호와 웹3 관련 소통, 관련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환경 정비, 관련 담당자들과 아이디어 공유를 통한 산업 확대 등을 진행하고 직접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현장의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다고 전해진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이 더뎠다. 하지만 이제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그 기회를 살리고자 국내 기업들도 연이어 일본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그대로다. 과거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해 구축된 게임산업진흥법이 강력하게 버티고 있고, 관련 개정안이 있지만 여전히 계류된 상태다. 그나마 지난 7월에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 유일한 법적 움직임이다.

그리고 규제 완화를 노린 입법 로비 논란, 코인 게이트 등 논란이 불거지며 국내 시장은 얼어붙어 있고, 정부 역시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블록체인을 좋지 못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은 계속 위축되어, 결국 일본에게 역전당하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정부에서 하루빨리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줘야 할 때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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