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독립 스튜디오 5민랩이 신작 ‘킬 더 크로우즈’를 지난 8월 21일, 스팀으로 글로벌 출시됐다. 전통 서부극의 이야기 구조와 액션을 탑다운 슈팅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인 게임이다. 독특한 설정과 게임성은 약 340명이 참가한 유저 평가에서 매우 긍정적(96%) 평가를 받았다.
플레이 방법은 간단하다. 조준과 사격은 마우스를 이용한 직관적인 구성이라 1분 정도면 모든 조작을 배울 수 있다. 실제로 게임 튜토리얼이 이렇다 할 가이드 없이 진행되는 데도 게임을 즐기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을 쉽게 익힐 수 있다.
‘킬 더 크로우즈’는 서부극이나 영화(웨스턴 무비)를 닮은 부분이 많다. 복수를 꿈꾸는 총잡이 이사벨라가 되어 까마귀를 숭배하는 광신도를 상대하는 것이 스토리의 전부다.
실제 플레이는 몰려오는 적을 처치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유저에게 주어진 무기는 6발이 장전되는 리볼버 하나다. 여기에 서부극에서 악당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속사와 연발사격을 쇼타임이란 스킬로 구현했다.
기본 장착된 쇼타임은 최대 6명의 적을 한 번에 처치하는 일종의 필살기 개념이다. 쇼타임이 발동한 상황에서는 잠시 무적시간이 주어지고, 모든 사격이 끝난 뒤에 자동으로 탄환을 장전한다. 초반에는 스타일리쉬한 플레이나 보상을 받기 위해 사용하지만, 익숙해진 뒤에는 긴급한 상황을 회피할 때 더 많이 쓰게 된다.
쇼타임과 리볼버는 게임에 주어진 미션을 클리어하면 다른 장비로 교체할 수 있다. 일종의 업그레이드 시스템이다. 하지만 후반에 얻는 아이템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느낌이라 직접 써보고 더 손에 알맞은 장비와 스킬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게임 초반에는 쇼타임과 구르기로 대부분의 난관을 피할 수 있다. 광장 한 복판에서 밀려오는 적을 상대하는 서부영화 속 보안관 같은 플레이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다양한 공격패턴을 가진 적이 등장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상대하려면 장애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킬 더 크로우즈’는 체력과 회복 물약 등 생존을 돕는 아이템이 아예 없다. 적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이사벨라도 총알 한방에 쓰러진다. 따라서 적을 빨리 처치하는 것과 비슷하게 안전한 장소를 끊임없이 확보해야 한다.
물론, 지형지물이 유저에게 항상 이로운 요소는 아니다. 쇼타임 사격을 막거나 이동을 방해하는 등 때로는 미울 정도로 짜증나기도 한다. 보스가 등장하기 직전에 장애물에 숨어있던 적이 튀어나와서 쓰러질 때도 있다. 특히, 맵 왼쪽에 있는 폐허는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에 걸릴 때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쉬운 점은 콘텐츠의 볼륨이다. 스테이지와 보상, 도전과제의 수가 적은 편이다. 총알을 다 쓴 상황에서 수동으로 재장전을 해야 하는 점도 불편했다.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면, 총알 잔탄수를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바꿔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직접 플레이해 본 ‘킬 더 크로우즈’는 가볍게 즐기에 제격인 슈팅게임이었다. 깔끔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UI)와 레벨 디자인은 도전욕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적도 한방, 나도 한방(원 히트 원 킬) 체계에서 오는 긴장감과 스릴은 액션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짧고 밀도 높은 액션게임을 원한다면 ‘킬 더 크로우즈’가 안성맞춤일 것이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