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가 유저와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자와 함께하는 생방송과 유저들을 상대로 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29일에는 설문조사 결과를 개발진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자세하게 밝히기도 했다.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25일 ‘전지적 배그시점’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했다. 생방송에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이끄는 김태현 PD와 ‘배틀그라운드’ 대회 해설위원 ‘지수보이’(김지수)가 참가했다. ‘배틀그라운드’는 공식 카페를 통해 “유저와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가고 자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준비한 프로그램이다”라고 전했다.
좌측부터 ‘배틀그라운드’ 대회 해설위원 ‘지수보이’(김지수)와 김태현 PD |
이 방송에서 김태현 PD는 전술장비와 관련한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전술장비를 곧 게임에서 삭제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저들이 많이 이야기한 부분에 대해서,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진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해왔었다. 이런 방송의 대부분은 업데이트 내용이나 콘텐츠가 개편되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개발자가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하고, 자신들이 개발한 것을 삭제하겠다는 것을 생방송에서 밝혔다. 여러 모로 이례적인 일이다.
이 방송이 진행되기 전인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가 진행됐다. 총기 ‘드라구노프’와 AUG에 대한 조사였다.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서 14개국의 언어로 진행됐고, 개발팀은 조사 결과를 철저하게 검토했다. 이렇게 특정 주제에 대해서 이 정도로 심층적인 설문조사가 이루어진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 29일에는 공식 카페에 설문조사 결과를 개발팀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결과를 토대로 개발팀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드라구노프’라는 총기 자체는 추가할 만하지만, ‘확률형 피해’라는 새로운 개념은 도입되지 않아야 한다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특히, 테스트 서버에서 ‘드라구노프’의 확률형 피해를 경험해본 유저들이 더 적극적으로 이를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개발팀은 확률형 피해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AUG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발진은 AUG에 대한 밸런스를 조절하기로 결정했다. 발사 속도와 반동은 하향 조정되고, 연사 속도는 기존의 750에서 720 RPM으로 감소한다. 연사 속도가 낮아짐에 따라 체감되는 반동도 낮아지므로, 수평 및 수직 반동은 일부 증가한다. 전체적으로는 기존과 비슷한 반동이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개발진은 이외에도 “유저들이 전달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짐없이 기록해두고,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라며 “모든 업데이트가 빠르게 적용될 수는 없으나, 유저들이 공통으로 원하는 내용은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선은 비주류 총기군에 대한 밸런스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확인했고, 하반기에 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온라인 게임 개발자가 실시간 방송에서 실수를 인정하고,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밸런스 조절에 대해서 이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진이 이번에는 ‘유저와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는 증거다.
이에 대해 ‘배틀그라운드’는 “유저들과 더욱 투명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유저들과 시너지를 내고 더 건강한 게임 플레이 환경을 개척하려고 한다”라며 “이번 한 번의 조치에 그치지 않고, 더 다양한 업데이트와 소통의 기회를 준비해서 돌아오겠다”라고 전했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