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가 최종 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싱가포르에서 온 강호 페이퍼 렉스(PRX)에게 역스윕을 허용하면서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했다.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라이엇게임즈가 연 2023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이하 VCT) 퍼시픽 최종 결승전이 진행됐다. DRX는 PRX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2대3, 역스윕을 허용하면서 대회를 끝 마쳤다.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DRX(오른쪽)과 페이퍼 렉스 |
이날 경기는 DRX가 복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상위권 결승전에서 한 차례 승부를 겨뤘던 팀이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는 DRX의 0대2 패배로 마무리됐다. 하위권 결승전을 치른 DRX는 T1를 풀세트로 꺾고 설욕전의 기회를 잡았다.
최종 결승전 초반 분위기는 DRX가 잡았다. DRX는 프랙처에서 진행된 1세트에서 가볍게 승리했다. 지난 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던 모습을 잊으라는 듯 완벽한 사격과 전술 행동을 과시했다. 전반과 후반 피스톨 라운드를 상대 PRX에게 내줬지만, 라이플을 잡는 순간 매서운 역공을 가했다. 전반전에는 알비(Rb, 구상민)의 활약으로 적의 수비 진영을 뚫어냈다.
후반전은 마코(김명관)와 제스트(김기석)의 완벽한 스킬 활용과 대응으로 진격을 틀어막았다. 마지막이 된 20라운드 초반에는 제스트와 알비가 동시에 킬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전반전을 9대3으로 마친 DRX는 후반 17라운드부터 4연승에 성공하며 세트 스코어를 먼저 챙겼다.
2세트에서 PRX가 승부를 걸었다. 어센트 맵에서 잘 쓰지 않는 레이즈, 하버, 바이퍼, 스카이 등을 고르는 조합을 시도했다. 변칙 전략에 DRX가 흔들렸다. 초반 4라운드를 순식간에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운영과 힘 싸움으로 전술을 전환하면서 추격전이 시작됐다. 4연승과 2연승으로 전반전을 6대6 동점으로 끝냈다.
PRX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전 썸띵의 레이나가 절정의 슈팅 감각으로 팀을 위기에서 끌어올렸다. DRX는 버즈(유병철)를 중심으로 스택스(김구택)와 마코의 연계 플레이로 맞불을 놨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경기에서도 승자는 쉽게 결정되지 않았다. DRX가 스코어를 선취했고, PRX가 바로 반격했다. DRX 27라운드 제스트와 알비 활약으로 위기를 넘겼고, 29라운드에 에이스를 띄운 버즈가 활약하며 세트 2연승에 성공했다.
페이퍼 렉스 |
3세트 승부에서 DRX는 무력했다. 그동안 밴 카드를 써서 막아온 로터스 맵이 열렸기 때문이다. 초반 피스톨 라인드를 차지하며 앞서는 듯 했지만, 맵을 속속들이 연구한 듯한 PRX를 막아내는 데 애를 먹었다. 결국, 전반전을 9대3으로 내준 뒤, 후반전에서도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승부는 결국 마지막 세트까지 이어졌다. PRX가 안정적으로 활약한 찡에 마인드프릭의 지원이 살아나면서 세트 스코어를 추가했다. DRX는 후반전 초반 3개 라운드를 가져오면서 역전의 발판을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16라운드부터 라운드 스코어를 넘겨주면서 맞은 위기를 넘어서지 못했다.
마지막 세트는 강력한 개인기로 압박을 가하는 상대 썸띵을 뚫지 못했다. 7라운드까지 연달아 라운드 스코어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8라운드와 9라운드에서 제스트가 극적인 마무리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후반전 피스톨 라운드를 잡은 뒤 끈질긴 추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운명의 19라운드에서 상대 찡을 상대하면서 알비와 마코가 쓰러졌고, 이어 제스트, 버즈, 스택스까지 무릎 꿇으면서 10주간의 여정을 준우승으로 끝마쳤다.
한편, 2023 VCT 퍼시픽 우승팀 PRX는 2023 VCT 마스터스 도쿄에 1번 시드로 출전하게 됐다. 준우승팀 DRX와 3위 T1은 각각 2번 시드와 3번 시드로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한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