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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로운 빙AI챗봇 도입하며 서두르는 MS, 사용자 편의성은 뒷전인가?

기사승인 2023.03.20  10: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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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피처폰 시절, 와이파이를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이 아직 보편화되기 전에도 국내에는 핸드폰 단말기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모두가 앞다투어 이 서비스를 두려움에 떨며 외면했다. 모바일망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과 이용에 따른 종량제 요금이 너무도 엄청났기 때문이다. 마음 놓고 몇 시간 인터넷 이용을 하면 수십, 수백만원이 청구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때문에 사용자 대부분은 새 휴대폰을 사자마자 하는 일이 부주의로 모바일 망에 접속하지 않도록 설정에서 관련 기능을 차단하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반대로 이통사는 어떻게든 사용자를 모바일망으로 접속하게 하는 데 열중했다. 그것도 좋은 서비스나 홍보를 통한 수단이 아니었다. 통신사들의 로고를 실수로 누르기를 바라며, 핸드폰 정중앙 위치에 큼직하게 모바일 접속 버튼을 박아 넣은 것은 지금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악의 갑질 마케팅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IT업계 화제의 중심에 서있는 서비스는 챗GPT로 알려진 인공지능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사용자의 자연어 질문에 대응해 완벽한 자연어로 검색 해답을 맥락에 따라 제시하는 이 서비스는 각종 코딩, 창작, 검색 기능까지 척척해내며 효용성을 입증받고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추가로 총 100억 달러 투자를 협의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오피스 제품과 검색엔진 빙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달 15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안정 버전의 엣지 웹 브라우저에 새로운 빙 AI 챗봇이 사이드바에 포함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이 기능은 2월에 열린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프레스 이벤트에서 처음 소개되었지만, 이전에는 개발자만 미리보기로 사용할 수 있었고 일반 공개판은 아니었다.

이 업데이트는 사이드바를 새롭게 설계했는데 사용자가 사이드바와 AI 기능과 상호작용하려면 도구 모음의 빙(Bing) 아이콘 위로 마우스를 올려 사이드바를 연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사이드바가 자동으로 숨겨진다. 열려있는 동안 사용자는 웹 페이지의 맥락과 사용자의 목표에 기반한 지능적인 제안과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AI 기능인 엣지 코파일롯을 활용할 수 있다.

이 기능과 사용법 설계는 언뜻 보면 매우 편리하고 사용자를 배려한 설계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터졌다. 테크매체 지핵스닷컴에 따르면 사용자가 빙 버튼을 선택하거나 클릭하지 않고, 마우스나 트랙패드를 올리는 호버 상태에 놓아도 사이드바가 활성화하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런데 빙 버튼이 주 메뉴 버튼 바로 옆에 위치해있어, 실수로 활성화되는 경우가 너무 자주 일어난다. 게다가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기능을 끄는 옵션을 엣지(Edge)에 추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서 문득 필자는 예전 국내 이통사의 큼직한 모바일 접속 버튼 배치가 생각났다. 단순히 써보라는 권장을 넘어서 거의 강권에 가까운 이런 행태는 소비자를 매우 피곤하게 만든다. 공급자가 생각하기에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그걸 필요로 하지 않는 소비자는 있다. 새로운 빙AI챗봇 도입하며 갈 길을 서두르던 MS가 사용자 편의성을 뒷전에 놓고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가 벌어진 것이다. MS의 이런 행위가 특별히 금전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행위가 아니니 상관없다는 이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또 다른 문제도 심각하게 부상하고 있다. 지난 18일, KBS뉴스 등 주요 매체 보도에 의하면 최근 챗GPT 앱 등을 사칭한 피싱앱이 성행하고 있다. 여기에 걸려들어 앱을 깔고, 신용카드 결제를 승인하면 속수무책으로 결제가 이루어져 돈이 빠져나간다. 실제 국내에 피해자도 발생했으며, 구글 등 플랫폼 운영자는 당사자끼리 해결할 문제라며 대책을 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챗GPT를 사칭한 피싱 수법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마우스 커서가 지나가는 것만으로 챗GPT를 쓸 수 있게 만드는 행위가 각종 피싱범들에게 일종의 강력한 영감을 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렇게 하니 피싱앱, 웹서비스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도 별로 의심하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최신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카나리아(Canary) 버전 엣지에서 빙 버튼을 끄는 옵션이 제공된다. 카나리아는 웹 브라우저의 개발 버전으로, 대개 두 버전 앞선 버전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릴리스 주기를 고려하면, 이 문제를 완화하는 옵션이 2023년 5월에 브라우저에 도입될 예정이다. 사용자 편의성보다 자사 서비스 활성화에 대한 과다한 의욕을 보이는 건 분명히 피해야 한다. 앞으로 MS의 보다 신중한 디자인과 출시를 바란다.

출처= MS

 

안병도 칼럼니스트 press@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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