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가 나오기 전까지 인공지능은 전문가들이 연구하던 영역이었다. 일반인들이 인공지능의 성능을 맛보거나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서비스는 없었다. 그런데 ChatGPT가 등장했다. 덕분에 일반인들도 인공지능의 효율, 성능, 가능성을 쉽게 체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ChatGPT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 등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가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인공지능이 앞으로 게임 산업, 구체적으로는 ‘게임 개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우선, 최근 뜨거운 ChatGPT를 살펴보자. ChatGPT 혹은 대화형 인공지능은 게임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단, 이 서비스는 기획자와 프로그래머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래머는 단순 코딩이 필요한 업무가 있다면 ChatGPT를 사용해서 조금 더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자는 특정한 주제에 대해 자료 검색이 필요할 때, 검색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하는 정도로 활용이 가능할 듯하다.
게임 개발 단계에서 대화형 인공지능을 게임 내에 등장하는 NPC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국 업체 넷이즈가 ‘역수한 모바일’에서 이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기능을 적용하면, NPC와의 대화 내용이 조금 더 다양해질 수는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요소로 인해 ‘게임이 더 재미있어질 것이냐’는 완전 다른 문제이긴 하다.
이렇게 ChatGPT를 게임 개발에 활용하는 사례를 생각해 봤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게임 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개발이라는 과정은 워낙 여러 가지 종류의 업무가 필요하기에, 대화형 인공지능만으로 그 과정이 극적으로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ChatGPT가 아니라 ‘인공지능’으로 범위를 확대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실 넥슨,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한국의 유명 게임 업체들은 몇 년 전부터 각자의 관점으로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몇몇 업체는 그 기술의 일부를 자사의 게임에 활용하고 있다. 아직 이런 연구와 활용이 ChatGPT처럼 대중들에게 주목 받을 수 있는 ‘임계점’에 다다르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이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하면, ‘게임 개발’이라는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키워드만 입력하면 적절한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은 여러 영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인공지능은 다양한 에셋이 필요한 게임 개발자들도 활용하는 것을 생각해 볼 만하다.
또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서 최적의 값을 도출하는 인공지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들면, 유저들이 지금까지 수행한 PVP 데이터를 인공지능에게 주고, 캐릭터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추는 작업을 시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소 어렵게 설계되는 최종 콘텐츠의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작업을 할 때에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외에도 게임 테스트, QA, 마케팅 등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인공지능으로 인한 장밋빛 미래만 상상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표절 작품의 급격한 증가’다. 이미 몇몇 영어권 국가에서는 ChatGPT로 인해 기존에 출판된 소설과 비슷한 내용의 소설이 급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워낙 갑자기 일어난 현상이기에, 해당 국가의 몇몇 출판사들도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소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거의 모든 창작 영역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 다음에는 ‘그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고, 언젠가는 게임 산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물론, 게임은 워낙 개발 과정이 복잡하기에, 아직은 먼 이야기이긴 하다. 하지만 게임도 이런 위험에서 절대적인 ‘안전지대’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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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