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엔비디아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외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구글은 킹의 ‘캔디 크러쉬 사가’를, 엔비디아는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라인업이 확대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미국, 영국, 유럽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내부 행정 법원에 MS의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영국과 유럽연합은 1차 심사에서 이 안건을 통과시키지 않았고, 2차 심사를 진행 중이다. MS는 약 1년 전에 인수 계약을 발표하며,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절차가 오는 6월 30일 이전에 완료될 것이라고 전망했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졌다.
이런 와중에 또 다른 걸림돌이 발생했다. 외신 블룸버그는 구글과 엔비디아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우려하는 의견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관련 기업 중에서는 소니가 격렬하게 반대 의사를 표시해 왔었는데, 이번에는 구글과 엔비디아가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양사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게임 구독 서비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경쟁을 해치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한다.
이중에서 구글이 우려를 표시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과거에 MS가 모바일 마켓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만약 그 이야기가 정말로 실현된다면 구글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바로 액티비전 블리자드 산하에 있는 킹의 모바일 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 때문이다. ‘캔디 크러쉬 사가’ 시리즈는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 장기 흥행 중인데, 만약 MS가 ‘캔디 크러쉬 사가’를 구글플레이에서 내리고 MS의 모바일 마켓에 출시하면 구글플레이는 타격을 입게 된다. 구글은 바로 이 점을 우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는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대한 위협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운영하고 있는데, MS의 게임 구독 서비스인 ‘게임패스’는 상위 요금제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도 지원한다. 만약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라인업도 풍성해진다. 독점 게임을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기업인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지금도 이미 MS와 경쟁하기가 힘든데, MS에 굵직한 게임이 더 합류하는 것이 우려될 만하다. 참고로 구글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를 운영했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오는 18일 서비스가 종료된다.
이로써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힘들어졌다. MS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와 합의를 진행해서 조건부 인수를 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듯하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