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로엑스가 개발하고, 위메이드커넥트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스피릿 세이버’가 최근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이 게임은 모바일 플랫폼에 특화된 방치형과 수집형을 기본 골격으로 잡은 게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조용한 흥행 장르로 자리잡은 방식이기도 하다.
■ 방치형 게임에도 있다, 꾸준히 이어지는 스토리가
대부분의 방치형 게임의 세계관이 그렇듯, 이 게임의 세계관도 깊지 않지만 명확하다. 하늘에 열린 죽음의 문에서 망자의 영혼이 나와 생명을 집어삼켰고, 그 중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은 서번트와 계약을 해 영혼의 구원자이자 헌터인 스피릿 세이버가 되어 영혼들을 정화하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대신, 이 게임에는 스테이지가 진행되는 중간마다 진행되는 스토리도 첨가시켰다. 일정 간격마다 있는 보스를 클리어하면, 주인공과 슈슈, 그리고 서번트와 얽히는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다른 게임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부분이며, 스토리도 상당히 코믹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넘기지 말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스토리를 보지 못하고 넘어갔다면, 월드 맵에서 다시 볼 수도 있다.
그래픽은 도트를 기본 적용해 귀여운 캐릭터들의 전투를 보여준다. 60 프레임의 쾌적한 움직임에 이펙트도 적절히 화려하다. 공격 시 대미지 숫자도 명확하게 보이고, 여타 방치형 게임처럼 엄청난 숫자가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러스트는 고퀄리티의 8등신 스타일로 꾸며졌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서번트는 악마와 천사, 영웅으로 나뉜다. 모두 30여 종이 등장하며, 등급은 일반, 고급, 희귀, 에픽, 유니크, 신화 순이다. 뽑기에서는 에픽 등급까지만 나오며, 그 이상은 승급을 통해 올려야 한다.
방치형이지만 다양한 성장 요소도 추가했다. 유저의 캐릭터인 헌터의 성장 요소는 공격력과 생명력, 마나, 치명타, 피버, 이동속도, 공격속도 등 7가지다. 망령을 해치우면 나오는 소울로 성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혼돈의 조각을 활용해 헌터를 승급할 수 있고, 최대 7등급까지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착용 요소로는 무기 1개와 의상 1개가 있어 상대적으로 심플한 편이다. 무기는 치명타 확률이 높은 캐논과 명중률이 높은 머스킷, 공격속도가 빠른 피스톨 등 3종류가 있으며, 같은 무기 5개를 합성해 다음 등급 무기 1개로 만들 수 있다. 의상에는 방어력과 속성별 패시브 능력이 부여되어 있어서 보조 장비로 활용된다.
서번트는 각자 가지고 있는 스킬이 있는데, 강력하지만 쿨타임이 존재하고 MP를 소모한다. 서번트의 성장 요소로는 레벨과 스킬 레벨, 잠재능력이 있다. 레벨을 올려 전투력과 스킬 레벨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속성별 오브 재화를 활용해 스킬 레벨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 또 서번트의 성장에 사용된 재화들은 리셋 기능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 단, 10%를 차감한 숫자로 돌려받으니 참고하자.
그리고 잠재능력은 서번트의 등급 성장에 따라 하나씩 개방되는데, 이 능력의 종류와 수치가 랜덤하게 부여된다. 게다가 이 수치가 서번트의 능력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서번트를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전략의 재미를 주는 보스전이 눈에 띈다
전투는 방치형 게임인 만큼 자동으로 진행된다. 전투는 스테이지 단위로 진행되며, 다른 방치형 게임들이 10스테이지 단위로 보스를 배치한 것과 달리, 이 게임은 매 스테이지마다 보스를 배치했다. 그래서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모든 적을 해치우고, 보스에 도전해 공략에 성공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보스는 1분 내에 공략해야 스테이지가 클리어된다.
보스는 기본적으로 수동 도전 방식을 쓰고 있다. 무작정 보스에게 도전해 실패해 스테이지가 후퇴하는 기존 방치형 게임과는 다른 점이다. 보스에게 자동으로 도전하는 기능도 있지만, 패배하면 이 설정이 꺼지도록 해 놨다.
또한 보스에게 도전을 할 때 HP와 MP, 스킬 쿨타임이 초기화되기 때문에 보스 공략에서 손해보는 부분은 없다. 그리고 피버 기능도 있어서, 피버 버튼을 누르면 헌터의 공격과 이동 속도가 일정 시간 증가해 스테이지 공략에 도움을 준다. 이 기능과 함께 보스를 공략하면, 조금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전투를 진행할 땐 6명의 서번트를 파티로 지정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수동으로 할 경우 유저가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스킬을 쓸 수 있다. 자동 설정을 할 경우에는 왼쪽부터 순서대로 스킬을 사용한다.
따라서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적들의 속성에 맞춰 서번트의 순서를 정해 배치하면,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것이다. 프리셋 기능을 통해 전투 상황에 맞는 파티를 바꿔가며 공략을 할 수도 있다.
속성에는 물리, 신성, 퇴마, 화상, 빙결, 감전 등으로 나뉘며, 서번트와 적 모두 각자 6가지 중 하나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서번트는 그 속성의 대미지를 입히고, 적은 그 속성에 높은 방어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인 만큼, 상대적인 공격을 해야 효과적이다. 참고로 화상은 지속 피해를 입히고, 빙결은 공격 및 이동속도 감소, 감전은 경직 효과가 있다. 그리고 보스의 약점 공격을 하면 무조건 치명타가 적용된다.
기본적인 성장과 스토리 진행을 위한 메인 콘텐츠는 현재 일반 난이도로 20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총 200개의 스테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어려움’과 ‘악몽’ 난이도가 있어서, 총 600개의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을 켰을 때나 껐을 때나 꾸준히 성장하는 것은 방치형 장르의 매력이다. 그래서 게임을 켜지 않아도 스테이지는 계속 공략되고, 재화도 꾸준히 쌓인다.
■ 특징있는 콘텐츠 갖췄지만 성장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
메인 콘텐츠 외에는 크게 ‘모험’과 ‘아레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먼저 아레나 콘텐츠는 다른 유저와 비동기 방식의 PvP를 즐기는 콘텐츠다. 대결을 통해 얻는 승점을 기준으로 티어와 순위가 매겨지고, 티어의 칭호에 따라 부가 능력치가 주어진다. 따라서 열심히 아레나에 참여하는 게 플레이를 수월하게 하는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보상으로 얻는 월계관으로는 아이템 구매도 가능하다.
모험 콘텐츠에는 망령 소굴, 저주받은 동굴, 강령술사의 모험, 판데모니엄, 구울 던전, 사이클롭스 던전, 나이트메어 던전, 볼케이노 던전, 아이스버그 던전, 어비스 던전 등 총 10개의 콘텐츠가 있다. 모두 성장에 필요한 재화를 얻을 수 있는 던전들인데, 각각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마나가 계속 빠져 스킬을 쓰기 어렵다거나, 오직 서번트의 스킬로만 공략해야 한다거나, HP가 계속 줄어들거나, 특정 속성이 무효화되거나 하는 요소가 있다. 따라서 하나의 속성만이 아닌 고른 속성의 투자가 필요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방치형 게임에서는 성장을 통해 스테이지를 뚫어내는 재미가 핵심인데, 헌터나 서번트의 레벨 및 스킬의 수치를 올려도 그다지 성장이 체감되지 않는다. 유저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장이 무기 등급과 무기 강화, 잠재능력 해방 등 3개 뿐이며, 이 부분은 BM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방치형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막히는 구간이 상당히 빨리 온다. 물론 게임 내에서 재화를 상당히 퍼주는 감이 있어서 처음에 막힘을 경험했을 땐 뚫기가 쉬운데, 무과금 유저를 기준으로 했을 때 4-10 스테이지부터는 뚫기가 상당히 어렵다.
성장 재화 부분도 아쉽다. 성장의 핵심인 소울의 수급이 쉽지 않다는 것도 난이도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재화의 종류가 많다 보니 이를 확보하는 것도 번거롭다. 결국 이것은 유저에게 해야 하는 숙제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스피릿 세이버’는 이제 막 걸음을 내딛은 게임이다. 여러가지 차별화를 위한 시도도 눈에 보이고,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몇 가지 부분만 보완한다면 서브로 돌리는 방치형 게임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