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가 운영 중인 디지털 유통 플랫폼 ‘스팀’의 가격 책정 도구가 개선됐다. 그런데, 이로 인해 일부 국가들에선 400%가 넘는 가격 인상이 이뤄질 수도 있게 됐다.
최근 스팀은 게임의 가격 책정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인 ‘프라이싱 툴’을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기능 개선을 통해 가격 입력 시 타 통화에 비해 높거나 낮으면 알림이 제공되어, 실수로 맞지 않는 가격이 입력되어 발생되는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도록 했다.
그리고 스팀에서는 총 39개국의 통화를 지원하고 있는데, 미 달러화를 기준으로 다른 모든 통화에 대한 가격을 자동으로 책정해주도록 바뀌는 시스템이 있다. 밸브는 이 부분의 기준을 몇 년 만에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원래는 국가별로 개발사가 일일이 환율을 계산해 별도로 가격을 매겨야 한다. 대형 개발사는 담당자가 있어서 문제가 없겠지만, 개발하기에도 바쁜 소규모 인디 개발사에게는 상당히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투자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스팀에서는 미 달러화를 입력하면 전체 통화의 가격이 일괄로 적용된다.
이번 업데이트에 대해 밸브 측은 국가별로 구매력과 환율이 지속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최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전환 권장 사항을 크게 변경해야 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수치를 조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새로 적용된 기준을 적용해 보니 급격하게 가격이 오르는 국가가 다수 등장한 것이다. 가격 기준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통상 패키지 게임 가격인 59.99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과 일본, 대만을 제외한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적게는 21%에서 많게는 80%까지 올랐다.
그리고 유로화가 18% 올랐고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는 61%,노르웨이 크론화는 63%, 러시아 루블화는 75%, 인도 루피화는 85%, 카자흐스탄 텡게화는 97%가 인상된다. 게다가 튀르키예 리라화는 454%,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485%가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스팀DB |
무엇보다 튀르키예와 아르헨티나의 환율 기준을 급격하게 인상한 것은, 타 국가에서 VPN을 사용해 계정 소속을 해당 국가로 바꿔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에 대한 대응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국내를 비롯한 많은 유저들이 이 방법을 통해 저렴하게 게임을 구매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책정해주는 가격은 어디까지나 스팀의 시스템이 보여주는 권장 가격이다. 개발사는 원하는 지역에 대해 원하는 가격을 별도로 정할 수 있다.
하지만 급격한 인상 기준이 기본 권장 가격에 반영되면 이를 그대로 따르는 개발사가 나타날 것이고, 그것은 곧 전반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각 업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