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형 게임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이라는 게 있다. 게임 콘텐츠 제작 지원을 통해 한국의 콘텐츠 수출을 선도하자는 취지로 정부에서 게임 분야에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 중 하나다.
PC 분야와 모바일 분야, 그리고 VR이나 AR 등 첨단 기술 분야 등 3개 분야에서 총 28개 가량의 과제를 선정, 과제 당 최대 4억 원 이내로 정부가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총 100억 원이 넘는 큰 규모다.
개발 자금에 목마른 소규모나 인디 개발사 입장에서는 너무나 좋은 기회이기에, 많은 개발사들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지난 2월에 접수를 받았다. 3월 말에 선정 업체가 발표됐고, 이 자금을 기반으로 열심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업체들의 이름을 쭉 보면 처음 보는 곳도 있었고, 나름 유명한 소규모 개발사들도 일부 있었다. 그런데, PC 게임 선정사 중 의외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개발 업체 이름은 프레스에이, 게임 이름은 ‘데드사이드 클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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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에이는 바로 ‘쿠키런:킹덤’으로 유명한 상장사 데브시스터즈의 개발 자회사다. 그리고 ‘데드사이드 클럽’은 데브시스터즈가 출시할 예정인 배틀로얄 게임이다.
물론, 이 개발사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조건은 아니다. 지원 대상의 조건 기준 자체로는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조건 자체가 아주 여유롭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지원을 받고 있으면 안 되는 건 당연하고, 세금이나 4대보험이 체납되거나 관련 기관 재직자가 없거나 하는 등 몇몇 제한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사업자가 신청일 기준으로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이라면 지원 자격이 있다. 법률에 따른 중소기업은 총 자산 5조 원 이하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으면 된다. 자산이 4조 원 정도만 돼도 정부 지원 사업 조건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이른바 재벌만 아니면 일단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프레스에이가 과연 정부 지원을 받을 만큼 어려운 상태였냐고 하면, 겉으로 드러난 상황으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일단 이 회사는 사업 신청 당시 직원이 60명이 넘었고, 현재는 80명에 육박하는 규모 있는 개발사다.
그리고 작년 말, 모회사와 여러 벤처투자사로부터 총 11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모회사가 대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뿌리며 홍보했었다. 작년 말이면 이번 지원 사업에 신청하기 전이다.
게다가, 모회사인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킹덤’ 덕에 작년 한 해 매출 3,693억 원, 영업이익 563억 원, 당기순이익 496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미 115억 원의 투자를 받기로 결정된 곳이, 게다가 게임으로 대박이 나서 수백억 원의 이익이 난 모회사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서비스까지 하기로 한 곳이, 무엇이 부족해서 백억대 투자를 받고 두 달 뒤에 정부 지원 사업에까지 손을 뻗은 걸까?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나 싶다.
정부의 투자금은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세금을 내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왕이면 역량이 있지만 자금 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작은 개발사나, 인디 개발사에 내 세금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 게임의 완성에 도움을 주는 게 더 의미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원 사업이 더 의미가 있도록 지원 자격을 좀 더 좁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산이나 인력 규모, 모회사 및 기존 투자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서, 지원 자금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쓰여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작은 영웅이 등장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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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