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채굴 대란으로 인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암호화폐 시세 폭락과 함께 안정새로 접어들었다. 거품이 빠지면서 그동안 업그레이드를 요망했던 입장에서는 구매 적기라고 보는 시각과 함께, 좀 더 거품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매해야 한다는 ‘존버’ 쪽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래픽카드 가격이 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배경에는, 신규 그래픽카드의 등장에 큰 무게가 쏠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40 시리즈와 AMD의 라데온 RX 7000 시리즈 등 새로운 시리즈가 올 하반기에 등장할 것이란 기대치가 높다. 엔비디아와 AMD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을 경우 이전 시리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인텔에서 Arc 그래픽카드를 발표하며, 그래픽카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도 가격 하락을 가속화하는데 한 몫 한다. 기존에 이어져온 엔비디아와 AMD의 양강 체제에 인텔의 참전은 가격경쟁력이라는 변수를 발생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반대로 바로 지금이 구매 적기라는 입장의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가격 하락의 이유 중 하나인 엔비디아와 AMD가 내놓을, 새로운 시리즈의 출시일이 내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 특히, 새로운 시리즈가 출시한다 해도 상위 라인업이 먼저 출시되고 보급형이 등장하기 때문에, 고가의 신규 그래픽카드를 구매할 생각이 아니라면, 오히려 지금이 가격면에서 이득일 수 있다.
또한, 폭락한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경우 채굴을 위한 그래픽카드 수요가 늘어나 또다시 그래픽카드 가격이 상승할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19일 글로벌 암호화폐 가격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이더리움 시세는 약 43% 상승했고, 지난 24시간 동안에는 약 18% 상승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또한 24시간 동안 8% 상승해 암호화폐의 회복세 가능성을 전망했다.
현재가 구매 적기라고 생각해 구매를 결심했다면, 채굴에 끌려갔던 그래픽카드가 신품으로 둔갑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제품의 외관을 확인하고, 기판과 방열판 틈새, 팬 날개 뿌리 부분 등에 먼지가 있으면 신품 여부를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도 배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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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권 칼럼니스트 mir3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