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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미르M' 높은 게임 몰입도의 비밀은 서체에 있다

기사승인 2022.06.16  17: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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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가 신작 MMORPG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이하 '미르M')만을 위한 전용 서체 ‘전쟁과 모험체’를 개발했다. 전쟁과 모험체는 부드러운 붓글씨 형태의 서체로 '미르M'의 게임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어 게임 몰입감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UI 배치와 어울리도록 적용해 가독성을 높였다.

'미르M' 서체인 ‘전쟁과 모험체’는 서체 전문 업체인 윤디자인그룹 타이포디자인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에 작업에 참여한 디자이너들과 전용 서체 개발 소감과, 작업 과정에서의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 '전쟁과 모험체' 제작을 담당한 팀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윤디자인그룹 타이포디자인센터의 정유권, 이찬솔, 김미래, 김류희다. 타이포디자인센터의 폰트 디자이너들은 기업이나 브랜드의 전용서체, 다양한 디바이스와 플랫폼에 최적화된 서체개발을 비롯해 서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Q : 이번에 위메이드와 함께 '미르M' 서체 제작 협업을 진행했다. 이번 협업이 위메이드와의 첫번째 협업이었나? 그리고 게임 쪽 서체 개발 경험이 있었나?

위메이드 CI/기업전용 서체 ‘인피니티 산스’ 개발에 참여한 적 있어서 이번 협업이 두 번째 협업이다. 인피니티 산스 서체를 통해 위메이드의 기업 아이덴티티를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미르M' 서체 개발에 참여해 게임과 어울리는 서체 개발을 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게임 전용 서체 개발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 서체를 시작으로 시뮬레이션, RPG, 슈팅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 전용 서체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다.

Q : '미르M' 전용 서체에 대한 상세한 설명 부탁한다.

이번에 위메이드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하게 된 '미르M' 전용 서체는 ‘전쟁과 모험체’다. ‘전쟁과 모험체’는 소하 이천섭 님의 세필 예서체 원도로 만들어진 어진붓 서체를 바탕으로 했다. 어진붓은 붓글씨 서체로 1종의 굵기에 한글 2,350자로 구성된 서체인데, 한글은 사각형의 틀에 꽉찬 구조에 가깝고 획의 방향이 수직, 수평을 이루어 간결하고 안정감이 있다.

부리와 맺음, 획과 획이 꺾이고 만나는 부분이 곡선으로 되어 있어 부드러운 붓글씨의 인상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전통적인 인상을 가진, 안정감이 높은 서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환경에 바로 쓰이기엔 전체적인 굵기와 가독성을 수정할 필요가 있었다. ‘미르M’의 환경에 맞춰 굵기를 더 두껍게 개발하고, 한글에서 초성의 크기변화를 최소화해 균일한 크기감으로 수정했다. 화면에서의 검수를 통해 판독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글자는 자모음의 비례를 조정하고 구분을 명확하게 했다.

또한, 한글의 자모음이 조합되어 표현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인 11,172자로 확장 개발해 사용성을 높였다. 영문에서는 숫자의 폭을 같게 하여 숫자의 자릿수를 판독하거나 할 때 편의성을 높였다. 전체적으로 모바일 화면에서의 시각 보정을 위해 크기감을 세밀하게 조정했다. 그 외에 세부적인 검토를 통해 최적화하는 작업을 거친 커스터마이징 서체다.

Q : 서체 제작을 위한 기획 단계는 어떻게 진행됐나? 그리고 제작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작년 10월경부터 기초적인 검토를 시작해 올해 4월 제작을 완료했다. 기성 서체를 바탕으로 최적화와 함께 사용성을 높이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서체의 구성을 2,350자에서 11,172자로 확장하고, 화면에서의 가독성을 고려한 최적화 수정이 있었다.

서체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형태를 수정하고, 주요 사용 크기에 맞춰 획 굵기를 굵게 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후 검수와 수정이 반복되며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대부분을 이루었다.

Q : 다른 서체와는 달리 ‘전쟁과 모험체’가 가지는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면?

게임 전용 서체 안에서 생각해본다면, 기존 게임 전용 서체들은 보통 서양 판타지를 바탕으로 한 게임이 많아 펜글씨의 형태를 따라 날카로운 인상의 세리프 서체가 많은 편이다. 이와 달리 ‘전쟁과 모험체’는 전통적인 붓글씨의 부드러움과 안정감이 특징으로 단정한 인상을 가진다.  

Q : ‘전쟁과 모험체’를 제작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작업량으로는 서체의 굵기를 더 굵게 개발하는 것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그보다 어려운 것은 원본 서체의 인상을 유지하면서, 가독성을 높이는 작업이었다.

자모음의 형태와 비례를 수정하고 테스트하며 작업했는데, 서체 원도가 가지는 멋과 여유로운 공간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의 형태 수정에 고민이 많았다. 또한 화면에서 글자가 렌더링 될 때 화면 해상도와 렌더링 값의 영향으로 인해 획이 뭉쳐 보이거나, 크기감이나 자간감이 달라 보이는 부분에 대한 검수와 수정이 오래 걸렸던 것 같다.

Q : 게임 서체 제작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서체는 소리 없는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이용자의 몰입을 돕기 위해서는 게임의 콘셉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의 이미지가 서체에 묻어나올 수 있어야 한다. ‘전쟁과 모험체’가 '미르M'이라는 게임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게임의 특징과 세계관, 서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했다.

또한, 서체는 게임에서 이용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잘 읽혀야 한다. 다양한 게임 환경에서 이용자가 순간적인 판단을 할 때, 혹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때 오독이 없도록 하기 위한 판독성, 가독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PC 뿐만 아니라 모바일이라는 작은 화면에서도 높은 가독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근래에는 게임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제목 서체와 정보를 전달하는 인게임용 본문 서체를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많아지고 있지만, 게임엔진 등 개발 환경에 따라 한 가지 서체로 사용해야 할 때가 있다. 이 때 밸런스를 맞추는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Q : 서체 개발을 마치고, ‘전쟁과 모험체’가 '미르M'에 적용된 모습을 본 소감은?

동양적인 K판타지를 바탕으로 하는 '미르M'에, 한글의 전통적 붓글씨 형태인 ‘어진붓’을 바탕으로한 ‘전쟁과 모험체’가 적용되어 게임의 분위기와 조화를 잘 이루는 것 같다.

게임을 개발하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꼼꼼한 검수와 피드백을 준 위메이드 담당자분을 비롯해 수많은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분 등 개발에 참여해준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함께 참여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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