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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eSPA의 LOL 국가대표 졸속행정, 해도 너무하다

기사승인 2022.04.21  18: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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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아시안 게임 최초로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게임 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에 유저들의 기대치도 높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 처럼 한국이 우승후보인 종목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과정은 말 그대로 ‘졸속행정’이었다. 

아시안 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 산업 입장에서는 ‘가슴이 웅장해지는’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도 굉장히 많다. 그리고 한국의 e스포츠 대표팀과 관련해서는 한국e스포츠협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e스포츠협회가 최근 LOL 국가대표팀을 선발하는 과정을 보면, 말 그대로 ‘졸속행정’이다. 과정의 일부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진행한 과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자.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 3월에 6명의 LOL 국가대표를 차출로 뽑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LCK가 종료된 후에는 1차적으로 10명을 후보로 차출하고, 광주에서 해외 팀과 ‘국가대표 공개 평가전’(이하 선발전)을 진행해서 6명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처음에 나온 ‘차출’과는 많이 달라졌고, 선발 과정이 왜 이렇게 달라져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그 어떤 설명도 없었다. (이 문제가 크게 논란이 되자 20일에 Q&A라는 자료가 나왔다.)

그 결과로, 후보로 선발된 10명의 선수들은 광주로 이동해서 합숙하고, 해외팀과 선발전을 치르는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1차로 10명을 선발하고, 6명을 최종적으로 선발하는 것까지는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광주로 이동하고, 합숙을 하고, 해외팀과 공개 선발전을 치르는 것은, 여러 모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결정이었다. 일부 선수들은 일정이 굉장히 빡빡했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LCK를 우승한 T1 소속 선수들 5명은 우승 직후에 코로나19로 인해 팀 내부가 어수선했었다. 그런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광주로 합숙을 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한국 LOL 팀은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데,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좋은 경기장을 놔두고 왜 굳이 먼 광주까지 가서 경기를 하는 것으로 조율했는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LCK를 우승한 T1은 5월 10일 개막하는 LOL 세계대회 MSI에 출전한다. T1도 MSI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 충분한 휴식과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자신이 국가대표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채, 광주로 이동해서 합숙하고, 경기를 치르는 것은 굉장한 에너지 낭비가 된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이런 전체적인 상황과 선수들의 일정을 몰랐을 리는 없다.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차라리 LCK가 종료된 이후에 예비명단 10명 혹은 국가대표 6명을 발표만 하고, 그 이후에 선수 일정에 맞춰서 적절하게 훈련 시간을 잡았다면, 서로 깔끔했을 것이다.

선발전의 상대로 지정된 해외 팀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 선발전 상대로 지정된 홍콩팀 ‘PSG 탈론’은 선발전 공지가 나간 14일 기준으로, 자국 리그조차 종료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17일에야 결승전이 종료됐다. 이들의 일정이나 한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작은 변수라도 발생하면, 선발전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

이런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한국e스포츠협회가 추진한 선발전은 팬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 선수들이나 팀 관계자들도 노골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난감하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여론이 좋지 않아지자, 한국e스포츠협회는 18일에 선발전을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그리고 20일, 국가대표 후보로 선발된 10명의 선수들이 모여서 진행하고 있던 소집훈련도 종료됐다. 휴식, 재충전, 다음 시즌 대비, MSI 준비를 위해 하루하루가 귀중했던 선수들 입장에서는 3일을 그야말로 허공에 날린 셈이다.

본 기자는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절부터 한국e스포츠협회의 좋지 않은 모습을 봐왔었다. 그래도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선발이라는 중요한 상황이면, 예전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 실제로 본 것은 ‘졸속행정’ 그 자체였다. 매일 들려오는 각종 제보와 관련 소식을 들으면서 허탈했고, 마지막에는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일하는 단체에 LOL 국가대표 선발이라는 중요한 업무를 맡겨도 되는지 의문이다.

LOL 경기 용어로 비유하면, 한국e스포츠협회는 어설프게 ‘갱’을 가서 라인을 망쳐버렸다. 조금 과장하면, 경기를 심하게 망치는 ‘트롤링’을 했다. e스포츠가 최초로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역사적인 한 해다. 제발, 일 좀 제대로 하자.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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