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어떤 과정을 통해 인수했는지 대략적인 개요가 밝혀졌다. 2021년 11월 중순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액티비전 블리자드 바티 코틱 대표가 사내 성추행과 성차별 사건을 어떻게 다루어왔는지에 대해 보도한 직후부터 바비 코틱 대표와 MS의 필 스펜서가 논의를 시작했고, MS 사티아 나델라 대표도 바로 응답했다. 이후에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됐고, 2개월 만에 인수 결정이 발표됐다. 이외에 다른 업체 4곳과 1명의 개인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MS는 미국 시각으로 지난 1월 18일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게임 업계는 물론이고, IT 업계를 포함해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 합병이었다. 새해 벽두부터 나온 역대급 인수에 주요 외신들은 연이어 관련 보도를 쏟아냈고, 한국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보도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정확하게 언제부터 인수하려고 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인수했는지에 대해서 대략적인 개요를 알 수 있는 서류가 공개됐다고 미국 언론 CNBC가 보도했다. 바로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인수에 관련해서 주주들에게 보낸 공식 제안서다.
CNBC 기사와 해당 서류에 따르면, 양 사의 논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월 중순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바비 코틱 대표가 사내에서 벌어진 성추행 및 성차별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대해 보도한 직후에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비 코틱 대표가 사내 성추행과 성차별 문제를 몇 년 동안 알고 있었지만, 충분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바비 코틱 대표가 사건 당사자였던 사례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가 나온 직후에 MS의 게임 사업을 이끄는 필 스펜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인수에 대한 제안을 보냈다고 한다.
인수과 관련해서 논의를 시작한 사람은 MS 필 스펜서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바비 코틱 대표다. 이들은 미국 시각으로 11월 19일 첫 대화를 나눴고, 액티비전 블리자드 바비 코틱 대표는 MS 사티아 나델라 대표와 연락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에 MS 사티아 나델라 대표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이 시점부터 인수와 관련된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됐고, 약 2개월 후인 1월 18일에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사가 서로에게 부담하는 계약 해지 수수료(인수가 성립되지 않았을 경우에 상대방에게 지불해야 하는 금액, 일종의 위약금)도 밝혀졌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주주들에게 인수에 대한 승인을 받지 못했을 경우에, MS에 22억 7천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MS는 미국 정부의 규제에 의해 이 인수가 성립되지 않았을 경우에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20~30억 달러 사이의 금액을 지불하기로 되어있다.
흥미로운 것은,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인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곳이 더 있었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회사명은 제안서에 나오지 않지만 4개의 회사와 1명의 개인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MS는 이런 움직임을 파악했었고, 다른 업체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을 진행했다고 한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