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넥슨의 지분을 인수하며 4대 주주로 올라섰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넥슨의 성장세에 투자한 모양새다.
PIF는 지난 3일, 일본에 상장된 넥슨의 지분 5.02%에 해당하는 4,507만 주를 8억 8,300만 달러, 한화로 약 1조 591억 원에 인수했다고 일본공시정보시스템을 통해 발표했다.
PIF는 넥슨의 지분을 한꺼번에 사들인 것이 아니라 1월 말에 며칠에 걸쳐 꾸준히 사들였으며, 최근 5%를 넘기게 되면서 공시를 하게 되어 이 사실이 공개됐다. 또한 PIF는 넥슨은 물론 일본 게임사인 캡콤의 지분도 5.05%를 3억 3,200만 달러(약 3,981억 원)에 사들였다.
PIF 측은 이번 투자의 목적이 순수 투자라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PIF가 넥슨 측에는 별도의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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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는 막강한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다수의 게임사의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에는 14억 달러, EA에는 10억 6천만 달러, 테이크투 인터렉티브에는 8억 2,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약 3조 원을 넘게 투자한 것.
또한 e스포츠 관련 업체인 ESL 게이밍을 10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한 후 게임 및 e스포츠 전문 업체인 사비 게이밍 그룹을 출범시켰다.
그 외에도 PIF는 작년 말 영국 프리미어 리그 뉴캐슬 구단을 인수한 바 있고, 그리고 사우디의 왕세자이자 PIF의 소유주인 모하마드 빈 살만 자선 재단은 자회사를 통해 국내에 상장한 게임사 SNK를 완전 인수한 바 있다.
PIF의 이번 넥슨 지분 매입은 국내 게임사에 대한 오일머니 투자의 첫 사례이며, 최근 부각되고 있는 넥슨의 잠재력과 향후 성장세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세계적 영화 감독인 루소 형제가 설립에 참여한 AGBO 스튜디오에 투자해 2대 주주에 등극, IP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미국의 완구 회사인 해즈브로는 물론 반다이남코, 코나미, 세가 등 다수 업체에 투자했다.
그리고 조만간 글로벌 흥행 IP인 ‘던전앤파이터’ 기반의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비롯해 다수의 신작을 출시하고, 신규개발본부를 신설해 개발조직 관리 본격화는 물론 넷게임즈와 넥슨지티를 합병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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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