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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년간 무소식인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편입

기사승인 2022.02.04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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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국민체육진흥기금 및 회원단체의 재원 확충을 위해 e스포츠 등 더 많은 종목들이 체육진흥투표권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편입이 정치권에서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지난 1월 25일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편입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 달라진 e스포츠의 위상을 실감케 한 한 마디였다. 소식을 접하고 문뜩 떠오른 생각이 있다. 관련 토론회가 열렸고, 논의가 이미 진행됐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후 후속 조치가 원만하게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체육진흥투표권은 스포츠 경기 결과를 두고 투표권을 판매해 결과에 따라 환급금 혹은 배당급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토토라고 부르는 투표권이다.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편입은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재정 확충과 불법 도박 근절을 위한 방파제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e스포츠 배팅을 양지로 끌어낸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종주국인 한국이 게임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과거의 잔재로 발목이 잡힌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2월에는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토론회에서 새로운 스포츠 장르로서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실무자와 업계의 시선도 호의적이다. 그런데 약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계획이나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여러 번의 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집하는 기초 작업조차 진행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 e스포츠를 기존 스포츠 종목과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느냐는 질문도 발목을 잡는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리기 때문이다.

찬성 측은 e스포츠와 기존 스포츠의 공통분모가 많다는 점에 주목한다. 공정한 규칙 위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부분은 스포츠의 특징이 반영됐다는 점이다. 반면, 종목의 소유자가 시행하는 업데이트나 패치가 경기 결과에 반영된다는 특징을 언급하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외적으로는 사행산업총량제에 따른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렇게 많은 논의와 의견 조율이 필요함에도 맥이 끊겨있다. 현황과 비전만 공유했을 뿐,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는 청사진조차 그려지지 않았다.

이런 논의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된다. 게임에 대한 시선이 호의적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게임과 사행산업의 결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럼에도 체육진흥투표권이 필요한 이유는 있다. 실보다 득, 부작용보다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위험관리 측면에서 살펴보자. 2020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 규모는 약 20.2조원으로 조사됐다. 이를 단속하고, 예방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체육진흥투표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합법인 시장이 생기면 불법 시장의 규모는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종의 방파제인 셈이다. 토론회에서도 재정 확충과 리그 진행의 연속성, 불법 도박 사이트 예방 등 순기능이 구체적으로 언급됐었다. e스포츠 팬으로서 선수 생명이 유독 짧은 프로게이머의 복지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긴다. 사업 수익금이 스포츠 발전과 인프라 구축에 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논의는 보다 빠르게 추진돼야 함이 옳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만큼 망설일 이유도 적다. 분명한 점은 혹시라도 모를 문제를 빠르게 찾아내야 한다. 만일, 편입이 어렵다면, 이에 대한 후속 조치와 명확한 이유라도 찾아야 한다. 앞으로 더 많은 토론과 논의, 합의의 장이 꾸준하고 정기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이유다. 해결할 문제만큼이나 많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낭비할 시간은 많지 않다.

서삼광 기자 seosk@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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