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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액티비전 블리자드 품은 MS의 노림수와 큰 그림, 그리고 메타버스

기사승인 2022.01.20  10: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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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게임 산업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 소식이 나왔다. MS(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게임 산업은 물론이고 IT 업계까지 모두 합쳐도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다. MS가 이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한 배경은 무엇일지, MS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청사진은 무엇일지 살펴보자.

일단, 이번 인수의 단기적인 의미는 MS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게임 패스’의 라인업 강화라고 볼 수 있다. MS가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밀고 있는 ‘게임 패스’는 어느 새 MS 게임 사업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한국에서는 콘솔 게임의 비중과 유료 게임의 비중이 낮기에 ‘게임 패스’의 인기가 체감되지 않겠지만, 콘솔 게임과 유료 게임의 점유율이 높은 북미와 유럽에서는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협력 업체들도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 게임으로 테스트해 본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그러자 갓 출시된 신작들도 ‘게임 패스’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출시와 동시에 ‘게임 패스’의 라인업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게임 패스’가 이렇게 서양에서 잘 돌아가자, MS는 라인업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시작한다. 이는 넷플릭스가 시장 점유율을 높인 후에 독점 콘텐츠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구독형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라인업과 독점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명 업체의 게임을 독점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다.

그렇다면 유명 업체의 게임을 독점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해당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것이다. 마침 MS는 애플과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다툴 정도로 성장했고, 현금 보유량도 상당하다. 그렇게 해서 MS의 낙점을 받은 게임 업체는 베데스다였다. MS는 2020년 9월에 베데스다의 모회사인 제니맥스 미디어를 75억 달러(약 8조 7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이 거래는 2021년 3월에 완료됐다. 이 거래가 완료된 후에 MS는 ‘앞으로 베데스다가 출시하는 신작은 Xbox와 PC로만 출시된다’라고 밝혔다.

베데스다 인수 후에 MS의 게임 사업을 이끄는 필 스펜서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추가 인수가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었다. 그리고 MS는 2022년 1월에 687억 달러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도 않고,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보유한 현금으로만 말이다. 베데스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거래가 완료되면,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들이 MS의 ‘게임 패스’에 합류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개발되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신작들은 Xbox와 PC로만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기존에 PS 등 다른 플랫폼과 계약을 체결해 놓은 신작은 계약을 파기하지 않고, 그대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다양한 유명 게임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기에 이번 인수의 파급력은 굉장히 크다. 특히, 서양에서 꾸준하게 흥행한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가장 눈에 띈다. 이 시리즈는 매년 신작이 출시되고, ‘콜 오브 듀티: 워존 퍼시픽’은 부분 유료 게임으로 출시되어 꾸준하게 업데이트 되고 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콜 오브 듀티’가 Xbox와 PC 독점으로 출시되는 시점에서는 소니의 PS 진영도 이에 상응하는 독점작이나 라인업을 확보해야 한다. 만약 소니가 이번 인수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면(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지금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것이다. 여기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 ‘오버워치’ 시리즈 같은 유료 게임들이 ‘게임 패스’에 합류한다면 굉장히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이번 인수의 단기적인 의미는 ‘게임 패스’의 라인업 강화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선 다양한 기종과 장르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다. MS는 콘솔과 PC 게임, 정확하게는 유료 게임에 대한 노하우는 많다. 반면 부분 유료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에 대한 노하우는 다소 부족하다. 그리고 유료 게임 중에서도 MMORPG 같은 정액제 게임에 대한 노하우는 부족할 것이다.

그런데 액티비전 블리자드 산하에 있는 블리자드와 킹은 이런 MS의 부족한 점을 정확하게 채워준다. 블리자드는 PC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15년 넘게 서비스해 왔고, ‘하스스톤’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라는 부분 유료 게임도 선보였다. 킹은 서양에서 장기 흥행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를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 패스’를 통해 다양한 기종과 장르에 진출하려고 하는 MS에게 블리자드와 킹이 가지고 있는 이런 노하우는 굉장히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면 ‘메타버스’라는 키워드와도 연결할 수 있다. MS 사티아 나델라 대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하면서 “게임은 가장 역동적인 플랫폼이며, 메타버스에서도 핵심 역할을 한다”라고 전했다. 그런데 메타버스에 필요한 기술들과 노하우는 게임 업체들이 이미 많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려면 콘솔, PC, 모바일을 모두 아우르는 게임 업체를 끼고 가는 것이 좋다. 기종에 구애 받지 않는 경험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콘솔, PC, 모바일을 모두 아우르기에, 이 조건에도 딱 맞는 업체다. 특히, 재화의 순환과 경제 구조를 잘 설계해야 하는 MMORPG를 서비스한 업체들은 이런 노하우가 상당히 쌓여있는데, 블리자드는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15년 이상 서비스해왔다.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MS 입장에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라는 업체가 굉장히 탐날 만하다. 마블 영화로 비유하자면, ‘인피니티 스톤’이 3개 정도 박혀있는 ‘인피니티 건틀렛’을 봤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기에 MS도 게임 업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을 결정했을 것이다. 게임 업계 역사에 남을 거래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김창훈 기자 changhoon8@gamev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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