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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체 데이터와 게임, NFT의 결합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할 것”

기사승인 2022.01.10  11: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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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스소프트 김기돈 대표 인터뷰

지난 3일, 흥미로운 이슈가 나왔다. ‘AI 휴먼 메타버스 프로젝트’ 라는 컨소시엄이 구성됐다는 내용이었다. 유전체 빅데이터의 차세대 가치 실현을 위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유전체 데이터 전문 기업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이하 EDGC)와 마이지놈박스, 종합 영상 제작 업체인 코탑미디어와 마이지놈박스스튜디오, 아시아모델페스티벌조직위원회를 비롯해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전문기업인 맥스트, 그리고 게임 플랫폼 및 콘텐츠 개발사인 클라스소프트가 참여한다고 발표됐다.

유전체 데이터와 메타버스의 결합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아주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 컨소시엄에서 관련 게임을 만드는 곳으로 언급된 곳이 클라스소프트인데, 과연 어떤 게임을 만드는지 궁금했다. 이에, 클라스소프트를 이끌고 있는 김기돈 대표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클라스소프트 김기돈 대표(인터뷰는 방역수칙을 준수해 진행했으며, 사진 촬영을 할 때만 잠시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 오랜 경험 가진 개발진이 뭉쳐 유전체 데이터 기반 게임 만든다

클라스소프트 김기돈 대표는 지난 1996년 CJ 그룹에 입사한 뒤 경력을 쌓아 2005년부터 넷마블에 합류하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한 뒤 퍼블리싱 및 모바일 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넷마블의 게임 사업을 총괄했다. 

특히 지난 2012년 공개한 세계 최초 웹게임 전용 브라우저 플랫폼인 '마블박스' 출범의 선봉장이었으며, 이때 출시한 '다함께 차차차'는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사업의 첫 대박 작품이 됐다. 그 이후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 for kakao', '몬스터 길들이기' 등의 게임을 출시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넷마블이 그야말로 급등세를 보일 타이밍에 되려 김 대표는 넷마블을 나와 홀로서기에 도전하게 된다. 김 대표 퇴사 이후 나온 게임이 '세븐나이츠', '레이븐' 등 회사를 대표하는 흥행작이었고 2014년에는 분기 매출에서 엔씨소프트를 뛰어넘은 적도 있었던 만큼, 회사에 계속 있었다면 그의 입지가 강화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모험을 택했다.

김 대표는 “오랜 기간 다니던 넷마블을 나왔을 때는 게임 사업이 전반적으로 활황기였다. 그래서 독립을 통해 내 손으로 직접 게임을 성공시키고자 하는 목표가 생겼고, 이를 통해 7개 정도의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글로벌 서비스도 진행했다. 더불어 자체 IP 제작도 했었다”고 회상했다.

또 “그 다음으로 해외 현지인과 함께 국내 메이저 게임의 현지화와 론칭, 글로벌 마케팅 및 운영 등을 통해 게임과 콘텐츠, 글로벌 서비스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말하는 그는 이번에 클라스소프트를 통해 다시 게임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그동안 쌓은 경험을 통해 성공하는 게임을 위한 황금 레시피는 바로 최고의 팀을 구성하는 것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 여러 메이저 게임 업체들에서 오랜 경험과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들과 함께 시작했기 때문에,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모두가 원하는 희망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사실 바이오 관련 기업과 게임 회사의 만남은 굉장히 생소하다. 그렇다면, 신생 개발사임에도 AI 휴먼 메타버스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어떻게 합류하게 된 것일까? 바로 목표하는 바가 같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또 하나의 현실인 만큼, 그 공간에서 나 자신을 구체화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데, 그 해답을 유전자(유전체)에서 찾았다.”라고 김 대표는 설명한다.

또 “메타버스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 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자신이 꿈꾸는 형태로 만들거나, 다른 하나는 자신과 동일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보통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유전체 기반의 아바타 창조는 이 두 가지 모두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가 이 해답을 찾게된 데는 전공도 관련이 있다. 김 대표의 대학 전공이 바로 생물학과였기 때문이다. 전공을 통해 찾은 단초를 게임 기획으로 연결했고, 이를 준비하던 중 컨소시엄에 전격 합류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컨소시엄의 중심이 되고 있는 EDGC는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었고, 이 부분을 구체화하는 부분에서 대중의 접근성이 높은 콘텐츠가 게임인 만큼 합류할 업체를 찾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개발 중인 게임의 기획과 구성원들의 개발 및 글로벌 서비스 역량이 EDGC의 목표에 부합했고, 전격적으로 컨소시엄에 합류하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EDGC와 같은 세계적 권위의 유전체 전문 기업과 협력해 과학 기술과 게임 콘텐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업이 이뤄지는지 궁금했다. 핵심은 '유후 엔진'이다. 유후 엔진은 EDGC가 구축한 유전체 빅데이터 엔진으로, EGDC는 이 엔진을 통해 30억 쌍의 DNA 염기서열 중 73만 개의 핵심 유전자의 특징을 분석해 내 안에 어떤 특이적인 유전정보가 섞여있는지 알려주는 서비스인 '유후'를 운영 중이다.

클라스소프트는 이 유후 엔진을 제공받아 유저들이 올린 유전체 데이터에서 게임 구현에 필요한 핵심 유전 정보를 추출하고, 이 정보를 아바타에 부여함으로써 메타버스 세계의 나를 현실 세계의 자신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인간의 DNA를 갖추고 있고, 인간을 키워나가는 '프린세스 메이커' 스타일의 게임인 D-VATAR(디바타 프로젝트)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다.

그런데, 인간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 많고, 인간을 정확하게 구현할 경험과 기반이 부족한 만큼, 유전체 정보가 비교적 단순한 생물체부터 시작해 향후 포유류까지 확장을 위한 과학적-기술적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가 바로 현재 개발 중인 '구피 크래프트'다.

 

■ 나만의 구피를 키워나가는 '구피 크래프트', NFT로 거래 가능해

클라스소프트가 개발 중인 '구피 크래프트'는 관상어, 특히 구피의 교배와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으로 장르는 육성 시뮬레이션에 해당한다.

클라스소프트가 첫 프로젝트의 대상을 구피로 정한 이유는 크게 2가지라고 한다. 먼저 유전자의 단순성이다. 구피는 복잡한 인간과 달리 단순하기 때문에 멘델의 우열의 법칙을 통해 유전자의 발현 여부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구피의 유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있고, 구피를 키우는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유전에 대해 다양한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한 세대가 길게 가지 않고 빠르게 다음 세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도 구피를 가장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개발사 내부의 한켠에는 다수의 어항이 마련되어 있고, 여기서 많은 구피를 실제로 키우고 있었다. 정확히 세보진 않았지만 대략 100여 마리는 되는 것 같았다.

두 번째로는 대중성이다. '열대어는 구피로 시작해 구피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구피는 관상어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품종이다. 작고 키우기도 쉬우면서 아름다운 외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대 관상어 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구피는 아름다우면서 번식력이 우수하고 세대가 짧으면서 유전적인 변화가 다양해 종의 개량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새로운 품종이 계속 나오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같은 연구 기관은 물론 국내 동호인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구피를 만들어 공개하고 있는 것. 특별한 구피에는 가치가 더해지면서 동호인들 사이에 고가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러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구피지만, 실제로 생물을 키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고, 가끔 갈아도 줘야 하며 병에 걸리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새끼를 낳으면 다른 구피가 먹을 수도 있어서 이 부분도 신경써야 한다.

'구피 크래프트'는 이 부분에 착안한 게임이다. 사실적인 구피 키우기 경험을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안에서 구피를 키우고, 교배(브리딩)을 통해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특히 유후 엔진에 기반해 신뢰도 높고 정확한 개체를 만나볼 수 있게 되는 것.

그리고 특별한 개체를 만드는데 성공할 경우 이 개체를 NFT(대체불가능토큰)로 발행해 다른 유저들과 거래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실제로 구피를 키우고 만나서 거래하면서 교류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NFT, 그리고 게임 플레이를 통해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는 게임업계의 최대 화두이자 트렌드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르4' 글로벌 버전을 통해 동시접속자 100만 명을 돌파한 위메이드가 가장 선두에 서있고, 뒤를 이어 컴투스홀딩스를 비롯해 다수의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P2E 게임 서비스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크립토키티'나 '엑시 인피니티' 등의 게임이 이미 흥행에 성공해 수 조원 대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이에 유비소프트나 스퀘어에닉스 등 유명 게임사도 속속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크립토키티'나 '엑시 인피니티' 등 교배를 통해 특별한 종을 만들어 NFT로 거래하는 게임은 이미 존재하는 만큼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해당 게임들에서 교배된 결과물은 황당하거나 가상의 것들이다. 하지만 구피는 데이터가 있는 만큼 판타지스럽거나 황당한 결과물이 나올 확률은 없다”고 언급했다.

'구피 크래프트'가 타겟으로 잡은 1순위 시장은 동남아 지역으로, 주 타겟층은 관상어를 키워봤거나 키우는 사람이다. 실제로 동남아 지역은 관상어 산업의 메카로 가장 큰 시장 규모를 갖고 있고, 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종이 바로 구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게임 시장은 크게 수익성이 높은 지역과 이용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구피 크래프트'는 이 두 가지가 가능한 동남아시아를 1차 목표로 정했다.”며 “특히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게임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매우 높다. 과거 현지에 거주하면서 사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유저의 문화를 이해하고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접근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동남아 시장을 가장 먼저 타겟으로 한 이유는 P2E 게임 플레이가 가장 활성화되어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이 특히 많고, 월 100만 원 가량의 돈을 버는 것으로 알려져 또 하나의 생계 수단으로 등극, 다른 지역 대비 시장 규모가 크다. 

세계 최대의 관상어 시장이면서 세계 최대의 P2E 게임 시장인 만큼, 클라스소프트가 동남아 시장을 가장 먼저 공략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며,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삼국지' 게임을 하며 책도 읽듯이, 게임을 하고 구피를 키울 결심을 해서 국내는 물론 세계 관상어 시장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관상어 시장 규모는 약 5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 규모는 아직 5천억 원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클라스소프트는 연내 동남아 지역에 소프트런칭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향후 여러 방법을 통해 발전된 모습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점점 서비스 지역을 세계로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클라스소프트의 향후 목표에 대해 묻자 김 대표는 “이슈에 편승하지 않고, 장르에 국한되지 않으면서 업계가 지향하는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고 구현해 설계부터 NFT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는 의미있는 NFT 전문 게임사가 되어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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