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로 만드는 나만의 세상, ‘프로젝트 MOD’ 입문기

좋아하는 캐릭터를 가지고 나만의 세상을 창조한다.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 번쯤을 꿈꾸거나, 도전해 봤을 창작활동이다. 개발에 필요한 지식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세상이고, 각종 툴 역시 이런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아직 이런 입문의 단계까지 도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게임 개발은 결국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이기에 코드에 대한 이해와 게임 디자인, 구현에 필요한 구조에 대한 이해부터 하나씩 알아가야 한다. 이런 불편함을 건너띄고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제작지원 프로젝트가 넥슨에서 시작됐다.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한 ‘프로젝트 MOD’다.

‘프로젝트 MOD’는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와 NPC, 맵 데이터(이하 리소스)를 사용해 게임을 만드는 일종의 간편 게임 제작 툴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캐릭터를 끌고 와서 배치하고, 간단한 연동만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프로젝트 명에 사용된 MOD는 수정을 뜻하는 영단어 modification의 약어로 추정된다. 게이머에게는 한 게임의 리소스를 사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2차 창작을 뜻하는 단어로 익숙할 것이다.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넥슨은 ‘프로젝트 MOD’ 출시를 위한 돌다리를 두드리는 중이다. 300명 규모의 제작 공모전을 열고, 오리엔테이션과 제작 지원에 나섰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비공개 테스트의 성격을 띤다. 지난 18일에는 첫 행사인 오리엔테이션(OT)을 진행했고, 약 12일이 지난 30일에는 10개가 넘는 게임이 이미 공개됐다. 현재는 툴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알아보고, 만들고 싶은 게임에 필요한 기능을 테스트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테스트 계정으로 접해본 ‘프로젝트 MOD’는 생각보다 완성도가 높았다. 먼저 일반 게임 제작 툴과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기본 모드와 위지윅(WYSIWYG) 그래픽 인터페이스 기반의 꾸미기 모드로 다양한 것들을 만들 수 있었다. 꾸미기 모드는 플랫포머(점프 게임), RPG, PVP 세 개의 장르의 기본적인 형태가 프리셋 형태로 제공된다. 여기에 각종 함정과 맵 디자인을 통해 간단한 게임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물체(오브젝트)간의 연동이다. 간단한 스위치를 맵에 배치하고, 대상(Target)을 지정하는 초보적인 연동만으로 기능 활성화와 비활성화 상태를 손쉽게 조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스위치를 켜면, 진행에 필요한 점프대가 나오는 간단한 퍼즐을 만들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도 기본적인 게임 프로그래밍의 구조와 논리적인 상호작용을 학습하는 툴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기본 모드에서는 보다 다양한 창작활동이 가능하다. 물체별로 현재의 위치와 활동, 중력 영향, 맵 표시 등 다양한 상태(Property)를 설정할 수 있었다. LUA 스크립트를 통해 이벤트와 상태를 조절할 수 있어, 필자가 생각하는 벨트스크롤 슈팅 게임 정도는 무난하게 구현이 가능해 보였다.

먼저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몬스터를 공중에 띄울 수 있는지를 확인해봤다. 구체적으로는 몬스터의 중력 속성 값을 0으로 설정하고, 피격 시의 사운드 이펙트를 추가하는 등 부양과 피격 이벤트에 필요한 기능들을 어렵지 않게 확인 가능했다. 이후 공격과 피격은 이벤트를 추가해주면 필자가 구상한 게임을 구현할 수 있다고 느꼈다.

현재 버전은 테스트의 성격이 짙은 만큼 개선할 부분도 명확했다. 먼저 리소스의 이름이 영문과 숫자의 조합으로 표기되는 점이다. 어떤 파일인지를 알아보기가 어렵다. 제작자의 범위를 국내 남녀노소로 설정했다면, 이에 뒤따르는 언어적 접근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특히, 음악과 효과음은 원하는 소리를 찾는데 필요한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효과음을 찾기 위한 재생기와 즐겨찾기 기능, 별명 짓기 등 개인화할 수 있는 기능 등이 더해진다면 개발 및 구현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