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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게임] 2D와 3D, 일본 문화를 녹여낸 모바일 RPG, ‘라그나돌’

기사승인 2021.11.29  09: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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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화의 강력한 힘이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 속속 보여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전통 요괴를 중심으로 여러 일본 문화를 뛰어난 그래픽에 녹여낸 게임이 지난 10월 말 일본 지역에 정식 출시됐다. 바로 ‘라그나돌 : 요괴 황제와 종언의 야차 공주’(이하 라그나돌)이다.

‘라그나돌’은 일본의 게임사인 그램스가 개발했는데, 그램스의 타니 나오시 대표는 과거 ‘신옥의 발할라 게이트’, ‘흑기사와 흰색의 마왕’ 등의 게임 제작을 총괄했고, 이번 게임도 총괄을 맡았다.

사람과 함께 살며 인간형으로 진화한 요괴들이 8개의 나라로 나뉘어 천년의 평화를 누리던 도중 음양사인 아베 하루아키가 등장해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유저는 이 세상인 환요계에 소환된 ‘구주’이며, 요괴들과 함께 세상을 구해야 하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 세계관이다.

 

■ 2D와 3D, 그리고 일본 문화를 절묘하게 녹여낸 게임

이 게임을 처음 실행했을 때 시선을 사로잡은 부분은 바로 그래픽이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의 중심은 실제 사람처럼 움직이는 2D 일러스트가 자리잡고 있다. 보통 라이브 2D가 많이 쓰이지만 이 게임은 다른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시프트업의 대표작인 컬렉팅 카드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나 신작으로 개발 중인 슈팅 게임 ‘니케 : 전쟁의 여신’ 등에서도 활용하고 있는 기술로, 잘 만들어진 일러스트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그런데 ‘라그나돌’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실제처럼 움직이는 2D의 일러스트와 2D 애니메이션, 그리고 3D 애니메이션이 위화감 없이 교차되면서 게임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게임에서는 보지 못하던 모습이다.

또 이런 게임들은 보통 전투 장면에서는 캐릭터들을 귀엽게 만드는 SD 방식을 쓰곤 하는데, ‘라그나돌’은 4등신 정도의 비율을 적용해 귀여움은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실제 모습과의 괴리감도 줄이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그래서 마지막에 승리 포즈를 하며 일러스트로 바뀌는 부분에서 위화감이 거의 없다.

이 게임은 사운드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주제가인 ‘BE READY’를 비롯해 게임에서 들을 수 있는 여러 노래는 2015년 데뷔해 ‘악기가 없는 여성 펑크 밴드’를 표방하는 일본의 BiSH가 불렀고, BiSH의 일부 멤버가 게임 내 캐릭터의 성우로도 참여했다.

또한 스토리 모드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대사는 풀 더빙이 되어 있다. ‘5등분의 신부’ 이츠키 역의 미나세 이노리, ‘귀멸의 칼날’ 탄지로 역의 하나에 나츠키, ‘5등분의 신부’ 이치카 역의 하나자와 카나, ‘일곱개의 대죄’ 킹 역의 후쿠야마 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야마우치 사쿠라 역의 Lynn 등 유명 성우를 비롯해 50여 명에 달하는 성우들이 게임에 참여해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래서일까? 이 게임에는 유명 음반사인 에이벡스를 비롯해 과거 ‘귀무자3’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ROBOT과 극장판 ‘도라에몽’과 ‘드래곤퀘스트’ 등을 만든 시로구미, 일본 모바일 게임사인 구미 등 상당히 많은 회사가 참여했다. 이를 통해 2D와 3D에서 고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온 듯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일본의 전통 문화가 상당히 녹아들어서 일본색이 매우 강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메인 BGM이 일본의 전통 음악인 가가쿠를 어레인지한 것이며 등장 캐릭터들은 누리카베, 놋페라보, 텐구 등 일본 문화에서 상당히 친숙한 요괴들이다. 

또 등장하는 적들도 거대 해골 요괴인 가샤도쿠로나 나무 위 요괴인 츠루베오토시 등 일본의 전통 괴물들이 등장하며, 게임에서 보이는 배경이나 소품 등 거의 모든 부분이 일본 특유의 것들이 보여지고 있다.

 

■ 협력 전투도 가능한 수집형 RPG...독특한 전투 방식 스피드 체인 배틀 눈길

‘라그나돌’의 장르는 수집형 RPG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등급은 R, SR, SSR, UR 등 4종류이며 최소 30명 이상의 캐릭터가 준비돼있다. 

이들 캐릭터는 뽑기로 뽑아야 하는데 캐릭터, 그리고 무기와 장비 개념인 족자 등 두 가지 항목으로 구분해 뽑을 수 있다. 낮은 등급의 캐릭터라도 승급을 통해 최고 등급을 올릴 수 있다.

메인 스토리는 챕터로 구분되는데 하나의 챕터 당 40여 개의 스테이지가 있다. 이는 스토리 스테이지와 필드 스테이지로 나뉘는데, 스토리 스테이지는 캐릭터들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여기선 대화 중 선택지도 나와서 유저가 답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필드 스테이지에 들어가면 필드가 나오는데, 기본적으로는 위치를 터치하거나 버추얼 패드를 통해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 목적지 혹은 퀘스트 타겟에 도착해야 한다. 하지만 오른쪽에 위치한 퀘스트 타겟 창을 누르면 목적지나 퀘스트 타겟까지 자동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여기에 유저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유저들도 존재한다. 그래서 다른 유저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채팅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퀘스트 타겟이 솔로 전용이 아니라면 다른 유저들과 함께 타겟을 공략할 수도 있다. 초반에는 그런 타겟이 없지만 적의 스펙이 강해지거나 이벤트 던전에서는 함께 공략이 가능한 적이 나온다. 다른 유저가 전투 중인 타겟에 합류하거나, 내가 전투 중인 타겟에 다른 유저가 합류하는 식이다.

‘라그나돌’의 전투는 스피드 체인 배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랜덤하게 뿌려지는 스킬 카드를 선택해 공격하는 방식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른 전략 RPG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이 게임은 제한된 카드 사용으로 전략 요소를 특화시켰다.

이 카드에는 0부터 5까지의 숫자와 속성, 등급이 매겨져 있는데, 선택 칸에는 총 4개의 카드가 뿌려지고 다음에 어떤 카드가 나오는지 보여진다. 0이 쓰여진 카드는 보통 방어나 버프의 성격을 띄며, 1부터 4까지는 통상 공격, 5는 특수 공격을 한다.

그리고 숫자 순서대로 배치하면 최대 6번까지 체인 콤보가 가능하다. 체인 콤보 수가 늘어날 수록 공격력이 늘어나고, 최대 콤보에 도달하면 스턴도 가능하다. 선택해야 할 카드의 숫자가 배치한 카드보다 숫자가 작으면 더 이상 선택할 수 없고 공격이 진행된다.

같은 숫자의 카드는 합쳐서 다음 크기의 숫자의 카드로 바꿀 수 있다. 1과 1을 합치면 2, 2와 2가 합쳐지면 3의 카드가 나오는 식이다.는 만큼 불리한 패가 있다면 난관을 타개할 수 있다. 또 아래에는 홀드 슬롯이 있어서 꼭 필요한 카드가 있다면 홀드 슬롯에 빼놓은 뒤 필요할 타이밍에 꺼내서 사용할 수 있다.

전투 방식 자체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다양한 전략적인 요소를 넣어서 전투에 대한 많은 고민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리고 다른 RPG에서는 자신 및 상대의 캐릭터 속성을 꼭 기억해서 상성에 맞는 공격을 했지만, 요와미 구슬 시스템을 통해 더 쉽게 속성 공격이 가능케 하고 있다.

숫자 3 이상의 카드, 그리고 적에게는 불이나 물, 바람, 흙 등 속성을 나타내는 요와미 구슬이 보여지는데, 전투를 하면서 이 구슬이 점점 늘어난다. 이때 보여지는 구슬과 같은 색깔의 카드를 내서 공격하면 그 구슬이 사라지며 더 큰 대미지를 줄 수 있고, 적을 기절 상태로 만들 수 있는 브레이크나 버프 혹은 디버프가 발동된다. 

그리고 전투 진행이 솔로일 때는 턴 방식으로 진행되어 전략에 대한 고민에 여유가 있는데, 다른 유저와 함께 하는 멀티일 때는 실시간 방식이 적용된다. 

전투가 어려운 유저를 위해 자동 전투 기능도 제공하는데, 홀드나 카드 합성, 속성 등의 요소는 고려하지 않고 전투를 하는 만큼 효율은 떨어지지만 스펙이 충분하다면 자동으로 편하게 전투를 해나가는 것도 좋아 보인다.

이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솔로 콘텐츠와 멀티 콘텐츠로 나뉘어있다. 솔로 콘텐츠로는 캐릭터의 조각을 얻을 수 있는 센본 토오리, 아이템과 소재를 얻을 수 있는 초이스 퀘스트,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의뢰 퀘스트, 그리고 데일리 퀘스트와 무한의 탑이 있다.

최대 4명이 함께 적을 공략할 수 있는 멀티 콘텐츠로는 게임의 스토리를 즐기는 메인 퀘스트와 이벤트 던전, 보스 던전인 환영의 둘레가 있다. 

그리고 건축물을 세워 아이템 획득이나 능력 강화, 게임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방치형 스타일의 탐색, 스태미너를 획득할 수 있는 온천 등의 콘텐츠가 있는 마을도 있어서 전체적인 콘텐츠의 구성이 다양하면서 풍부하다.

 

■ 단점은 극히 일부, 하지만 국내엔 들어오기 힘든 ‘라그나돌’

이처럼 ‘라그나돌’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에 화려한 그래픽과 탄탄한 콘텐츠를 내세운 게임이다. 그만큼 일본에서도 상당히 평가가 좋은 편이다. 그래픽과 전체적인 연출 및 전투, 음악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누적 이용자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인기 및 매출 순위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게임의 움직임이 전체적으로 무겁고 네트워크 에러가 자주 발생하거나 치트 유저가 많다는 부분이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많은 정보량에 비해 글자의 크기가 작은 것도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3명의 캐릭터를 배치해 팀을 꾸려서 전투를 하지만, 실제로 유저가 직접 전략을 펴서 전투를 펼치는 캐릭터는 리더에 불과한 것도 전략에서의 아쉬움이 남는다. 

또 이 게임이 일본 지역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이지만 일본어 외에 중국어와 영어도 지원, 언어의 장벽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있다. 하지만 메뉴나 중요 대사에만 영어가 적용되어 있을 뿐, 배너나 캐릭터들의 팝업 대사 등 여러 부분에서 아직 제대로 반영이 안 되어 있는 부분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우수하지만, 다양한 일본 문화가 아주 상세하게 들어가 있는 만큼 국내 유저들에게는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것으로 보이며, 국내 퍼블리셔를 통한 서비스도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

<저작권자 © 게임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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