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텐센트 등 공룡기업이 주요 게임사에 대한 투자와 인수를 진행하는 가운데,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투자 그룹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 금액만 해도 무려 3조원이 넘는다.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인 모하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이 이끄는 투자 그룹인 사우디 공공 투자 펀드(PIF)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테이크투 등 유명 게임 퍼블리셔들의 주식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투자는 작년 말에 진행됐으며, 여기에 쓰인 투자 금액만 해도 33억 달러(한화 약 3조 6,531억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PIF가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으로 유명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로, 14억 달러(약 1조 5,489억원) 규모의 주식 1,490만주를 확보했다.
다음으로는 ‘FIFA’ 시리즈 등 다양한 스포츠 게임으로 유명한 EA에 10억 6천만 달러(약 1조 1,727억원)규모의 주식 740만주를 확보했고, ‘GTA’ 시리즈와 ‘2K’ 시리즈로 유명한 테이크투 인터렉티브에 8억 2,600만 달러(약 9,137억원) 규모의 주식 390만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액 면에서 보면 상당히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PIF가 확보한 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투자로 PIF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지분 약 3.5%, EA의 지분 약 2.6%, 테이크투의 지분 약 3.5% 가량을 확보했다.
PIF는 게임사 이외에도 그동안 우버에 44억 달러를 비롯해 라이브 이벤트 기업인 라이브네이션 엔터테인먼트에 약 10억 달러, 알래스카 금 채굴 기업 노바골드에 1억 5천만 달러, 소프트뱅크 그룹의 비전 펀드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펀드 규모만 해도 4천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펀드 조직으로, 프리미어 리그 구단 뉴캐슬에 대한 인수 작업도 꾸준히 벌여오다가 작년에 결국 포기한 바 있다.
자신이 ‘콜 오브 듀티’를 즐기는 열렬한 팬이라고 밝히는 살만 왕세자는 꾸준히 게임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지난 11월 자신이 소유한 모하마드 빈 살만 자선 재단(MISK 재단)을 통해 일본의 게임 회사인 SNK의 지분 33.3%를 약 8억 1,300만 리얄(한화 약 2,394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지분 규모를 51%까지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최근 금융감독원이 SNK의 인수를 위한 장외거래 승인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범 기자 ytterbia@gamevu.co.kr